[성남/윤재갑 기자] 성남시의회가 지방자치 역사상 전례 없는 파행과 혼란에 휩싸였다. 그 중심에는 오직 ‘다수 의석’이라는 정치적 우위를 앞세워, 시민의 민의를 철저히 외면하고 의회의 기능을 마비시킨 국민의힘의 무책임한 폭주가 있다.

행정사무감사라는 지방의회의 본연의 책무조차 집단 퇴장으로 무산시키고, 민주적 합의에 따라 구성된 상임위원장을 일방적으로 불신임하며 강탈한 이번 사태는, 단순한 정쟁을 넘어 지방자치의 근간을 부정하고 파괴하는 반민주적 행위이다.

서은경 행정교육위원장은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시민 앞에 사과하고 책임을 다하려 했지만, 국민의힘은 다수의 힘으로 이를 무시하고 오히려 위원장을 해임하는 ‘정치 보복’에 나섰다. 이는 단순히 한 명의 의원에 대한 불신임이 아닌, 시민이 부여한 권한에 대한 조롱이며 폭거다.

우리는 묻는다.
과연 누구를 위한 의회인가?

국민의힘은 ‘시민을 위한 의정’이라는 최소한의 명분조차 내려놓고 오로지 정략적 이익과 권력 장악에만 몰두하고 있다. 이미 전반기 의장의 뇌물 구속, 후반기 의장의 부정선거 직무 정지, 그리고 집단 벌금형 선고까지… 9대 성남시의회는 부패와 파행, 책임 회피의 백화점이라 불러도 과언이 아니다.

더불어 자녀의 학교폭력 문제로 여론의 사퇴 요구를 받은 의원은 탈당으로 책임을 회피하며 여전히 표결에 참여하고 있고, 자신을 비판한 시민을 고소해 시민사회와 갈등을 키우는 행태까지 보이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힘은 이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는커녕 모든 책임을 야당에 떠넘기는 비겁한 프레임 정치로 일관하고 있다.

국민의힘에 강력히 경고한다.
성남시의회는 정당의 소유물이 아니다. 시민의 의회다. 정쟁의 도구가 아닌, 시민을 위한 대의와 견제, 상생의 공간이어야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의회의 공백으로 인해 시정 견제는 무너졌고, 예산과 정책 심의는 멈췄으며, 가장 큰 피해자는 성남시민임을 똑똑히 자각하라.

더불어민주당은 오늘, 국민의힘의 폭거를 강력히 규탄하며 다음을 요구한다.
국민의힘은 서은경 행정교육위원장 불신임안을 즉각 철회하고, 의회 파행에 대해 공식 사과하라.

여야 합의로 구성된 원구성을 존중하고, 의장 선출을 비롯한 의회 정상화 절차에 즉각 복귀하라.
모든 불법적 행위와 정치적 보복에 대해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하고, 다시는 지방자치의 가치를 훼손하지 않겠다는 대시민 약속을 하라.
성남시민은 정쟁이 아닌 책임과 결과를 원한다.
정치는 시민을 위한 도구이지, 당리당략의 전장이 아니다.
국민의힘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독선과 오만을 거두고,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책임정치로 돌아오라. 그것이 스스로를 위해서도, 성남시를 위해서도, 나아가 지방자치 전체의 미래를 위해서도 유일한 길임을 명심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