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윤재갑 기자] 성남시가 내놓은 ‘명품 그린도시 4만세대 주택공급’ 계획이 실제로는 공약 달성률을 과장한 채 총량 중심으로 제시되고 있다는 비판이 성남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제기됐다. 신상진 시장의 대표 공약 가운데 하나인 대규모 주택공급 계획이 과연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공급인지, 아니면 숫자를 키운 발표에 그쳤는지 면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강상태 의원이 행정사무감사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시가 ‘주택공급 확보세대수’라며 보고한 5만 2,355세대는 재개발·재건축 등 기존 주택을 대체하는 물량을 포함한 수치다. 이러한 정비사업을 제외하고 실제로 인구 유입과 주거 확충에 기여하는 순공급은 2만 3,707세대, 약 45%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시 집행부 역시 같은 자리에서 “순증이 약 45% 수준”이라고 인정했다. 즉, 시민들은 ‘4만 세대 공급’이라는 화려한 슬로건 뒤에 실제 공급 효과가 절반에도 못 미친다는 사실을 뒤늦게 확인한 셈이다.

특히 리모델링 분야는 총 5,917세대 가운데 순수 증가는 675세대, 10%를 겨우 넘는 수준이었다. 이미 입주가 끝난 단지의 정비 물량까지 공급 실적으로 포함한 것이다. 신규 주거 수요를 흡수한다기보다 물리적 개선에 그치는 사업까지 ‘공급 성과’로 포장되면서 시민이 체감할 공급 효과는 더 줄어든다.

이 같은 지적은 결코 단순한 숫자 논쟁이 아니다. 재개발·재건축·리모델링 세대수를 단순히 합산해 공급 실적처럼 발표하는 방식은 시민에게 실제 공급 효과를 정확히 전달할 수 없으며, 공약 이행의 투명성을 떨어뜨린다. 주택정책은 결국 ‘얼마나 많이 지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실제로 늘어났느냐’, 그리고 ‘얼마나 인구 유입과 도시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느냐’가 핵심이기 때문이다.

강상태 의원이 “주택의 총량이 아니라 순증 중심의 정책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신상진 시장 임기 종료까지 6개월 남짓. 지금 필요한 것은 숫자 중심의 성과 홍보가 아니라, 공약의 실질적 이행 수준을 시민 앞에 투명하게 공개하는 일이다.

성남시는 특례시 전환을 위해 인구 확충이라는 절박한 과제를 안고 있다. 그럼에도 현행 주택 공급계획이 단순한 물리적 공급 중심에 머문다면 도시의 미래 경쟁력 강화는 요원하다. 이제라도 실현 가능한 순증 중심 대책, 인구 유입을 견인할 수 있는 주거정책을 제시해야 할 때다. 공약의 성패는 숫자보다 실질로 평가받는다는 점을 성남시는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