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윤재갑 기자] 성남FC 대표이사 채용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서류전형에서 탈락한 인사가 면접 직전 채용 기준 변경으로 최종 임명되었다는 의혹, 정치 성향이 뚜렷한 인물의 부적절한 선임 정황, 그리고 이 과정에 신상진 성남시장(구단주)의 개입 여부가 거론되며 시민사회와 정치권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성남시의회 성혜련·서은경 의원은 각각 5분 발언을 통해 해당 채용의 절차적 정당성과 공정성에 강한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면접기준이 공식 문서나 회의록 없이 임박해 변경됐다는 점은 공공기관 인사로서는 심각한 절차적 하자다. 이는 단순 행정 착오를 넘어 의도된 기준 변경, 나아가 특정인을 위한 채용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더 큰 문제는 해당 인사의 이력이다. 과거 국정원 여론조작 사건 연루 단체의 대표를 지냈고, 극우 성향 유튜브 채널 진행 경력까지 있어, 정치적 중립성이 요구되는 공공구단의 수장으로는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성남FC는 시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 스포츠 구단이다. 대표이사의 정치적 편향은 구단의 공정성과 중립성은 물론, 시민 신뢰 자체를 훼손할 수 있다.

성남시의회 더불어민주당협의회는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이 같은 의혹에 대한 전면 감사를 촉구했다. 성남FC는 “주주총회 결정”이라는 입장을 반복하고 있으나, 주주총회 공고문, 회의록, 의결 내용 등 어떤 공식 자료도 제시하지 못하고 있어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정치가 체육을 지배하고, 체육이 정치에 종속되는 순간 시민의 신뢰는 무너진다. 이는 단순한 인사 문제가 아닌, 공공기관의 인사 원칙과 공공성 전체에 대한 시험대다. 성남시는 이번 채용 과정이 단순한 절차적 실수였는지, 아니면 정치적 개입이 있었는지에 대해 외부 감사를 통해 명확히 밝혀야 한다.

신상진 시장은 성남FC 구단주로서 시민 앞에 책임 있는 입장을 분명히 해야 하며, 논란의 중심에 선 대표이사 또한 시민 눈높이에 맞는 해명과 조치를 취해야 한다. 성남FC가 시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조직인 이상, 투명성과 책임성이 결여된 인사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정책은 시민과 함께할 때 지속 가능하다. 진정한 소통은 편안한 자리가 아닌, 불편한 진실을 마주할 용기에서 시작된다. 성남시는 정치 논리에 휘둘리지 않는 ‘시민 중심의 책임 행정’으로 거듭나야 한다. 그 출발점은 공정성과 투명성의 회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