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윤재갑 기자] 성남시 내부 행정게시판(일명 '새올게시판')에서 벌어진 대통령 모욕성 게시물 논란이 결국 법적 대응으로 이어졌다. 성남시의회 더불어민주당협의회는 지난 27일 해당 사안에 대해 성남중원경찰서에 정식 고발장을 제출하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이는 지난 22일 방송을 통해 문제 제기한 이후 이어진 연속적 조치로 시정당국의 무대응에 대한 책임을 묻겠다는 단호한 입장이다.

문제의 핵심은 분명하다. 행정게시판은 공무원들의 정책 건의와 내부 소통을 위한 공적 공간이다. 그러나 이 공간이 익명성을 방패 삼아 특정 정치인을 조롱하고 대통령 실명까지 거론하며 정치혐오와 모욕성 발언이 오가는 장으로 전락했다면, 이는 단순한 게시판 이용 문제를 넘어 공직기강 해이와 조직 윤리의 심각한 붕괴를 의미한다.

더욱이 시 행정의 대응은 납득하기 어렵다. 시 감사관실은 ‘위법·부당성’이 없다며 사실상 감사를 거부했고, 신상진 시장 역시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정치적 사안이라 판단해 소극적으로 대응한 것이라면, 이는 명백한 직무유기다. 방관은 곧 동조라는 지적은 결코 과하지 않다.

지방공무원법, 공무원 행동강령, 공직선거법은 물론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및 모욕죄 등 다양한 법령이 적용될 수 있는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행정 책임자들이 손을 놓고 있다면, 시민 신뢰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

이번 고발이 특정 정치 성향의 탄압이 아닌, 법과 원칙에 입각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주장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3,400여 명에 이르는 성남시 공직자 전체가 아닌, 일부의 일탈에 대한 엄정한 책임 추궁은 오히려 조직 전체의 신뢰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방어선이다.

성남시 인사권자는 더 이상 이 사태를 방관 및 방치해서는 결코 안 된다. 내부게시판 운영 기준을 명확히 재정비하고 책임 소재를 분명히 가려 엄정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더불어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공직사회의 윤리의식과 책임감을 되짚어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이같이 공직자의 언행은 공적 책임을 수반한다. 자유로운 의견 개진과 조직 문화의 개방성은 존중되어야 마땅하지만, 그 자유가 법과 윤리를 벗어나는 순간 공공기관 전체의 신뢰가 흔들릴 수 있음을 잊어서는 결코 안 된다. 성남시가 이번 사안을 어떻게 수습하는지에 따라 향후 지방행정 전반에 걸친 기강 회복의 시험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