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윤재갑 기자] 지난 8월 문을 연 성남시 어린이교통교육장이 개장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각종 문제점이 드러나며 시민들의 불편과 안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새로 지은 시설임에도 불구하고 내부 곳곳에서 균열과 누수가 발생하고, 기본적인 안전조차 확보되지 않은 교육환경은 부끄러운 수준이다. 안전을 가르치는 공간이 오히려 안전을 위협하는 현실은 명백한 행정 실패이자 직무유기다.

성남시의회 서은경 의원의 지적처럼, 해당 교육장은 설계·시공·운영 전반에 걸쳐 총체적인 난맥을 드러내고 있다. 어린이들이 탑승한 버스가 드나드는 데 필요한 동선과 승하차 공간조차 확보되지 않았으며, 우천 시 미끄럼 위험이 큰 맨발 황토길은 차량 진입로와 뒤엉켜 사고의 위험을 높이고 있다. 이는 단순한 불편의 문제가 아니라 아이들의 생명과 직결되는 심각한 안전 문제다.

더 큰 문제는 이 모든 문제점이 사전에 충분히 예측 가능했고,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교육장이 추진된 배경은 시민들의 안전 교육 수요와 필요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충분한 검토와 준비 없이 개장을 서두른 결과가 지금의 총체적 난국으로 이어졌다. 민원이 잇따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후속 대응은 더디기만 하다.

운영 인력의 부족 역시 심각하다. 예산 부족을 이유로 강사와 운영 인력을 최소한으로 유지하고 있어 정기 프로그램조차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은, 이 시설이 단순한 ‘전시 행정’에 그치고 있음을 방증한다. 실질적인 교육 효과는커녕, 오히려 시민들의 불신과 예산 낭비만 가중시키고 있다.

성남시는 지금이라도 이 문제의 심각성을 직시하고, 전면적인 개선에 나서야 한다. 가장 우선되어야 할 것은 아이들이 안심하고 교육장을 이용할 수 있는 물리적·운영적 환경의 확보다. 하자 보수는 물론, 교통 동선 재설계와 인력 충원, 프로그램 개선까지 전면적인 점검과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시설이 ‘어린이 교통안전 교육’이라는 본연의 목적을 회복하고, 시민들의 신뢰를 다시 얻는 것이다. 아이들의 안전을 담보로 한 안일한 행정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이같이 성남시는 뼈아픈 반성과 함께 실질적이고 신속한 개선 조치를 통해, 더 이상 시민들의 분노와 실망을 키우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