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윤재갑 기자] 성남시가 지난 8월 4일 공포한 「성남시 도시계획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둘러싸고 논란이 거세다. 이번 개정 조례는 신상진 시장의 발의로 시작돼 도시건설위원회를 일사천리로 통과하고, 제304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다수의 힘으로 가결되며 공포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를 두고 성남시의회 더불어민주당 최종성 의원은 "졸속 절차, 편향된 내용, 퇴행적 결과"라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시의 조례 개정 과정은 도시계획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다루기에 턱없이 부족한 숙의와 논의 속에서 이뤄졌다. 절차적 정당성은 물론, 시민 참여와 공공성이라는 도시계획의 기본 원칙조차 외면된 채, 정치적 의도만 앞세운 결정이었다는 점에서 비판은 정당하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이번 조례에 특정 개발사업에 유리하게 작용할 여지가 있는 조항들이 포함됐다는 사실이다. 이는 도시계획의 가장 핵심 가치인 공공성과 형평성을 훼손할 수 있는 심각한 문제다.

도시계획은 일부의 이익이 아닌, 전체 성남시민의 삶과 미래를 설계하는 공공의 영역이다. 이를 특정 정치세력의 정무적 목적에 따라 재단하는 것은 민주주의에도, 지방자치에도 맞지 않는 퇴행적 행태다.

최종성 시의원이 밝힌 대로,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0여 년간 유지해온 도시계획 조례의 원칙과 철학은 하루아침에 무너졌다. 성남시장실에서 시작된 조례 개정이 의회의 형식적 절차만으로 통과되었다면, 이는 단순한 입법이 아니라 도시 비전 자체에 대한 침해이자 훼손이다.

정책은 잘못됐을 때 바로잡을 수 있어야 한다. 이번 조례 개정이 도시계획의 기본 철학을 허물고 특정 개발 논리에 휘둘리는 퇴행의 길로 접어든 것이라면, 의회는 이를 되돌릴 책무가 있다. 다가오는 제305회 임시회에서 최종성 의원이 조례 원상복구안을 대표 발의하겠다고 밝힌 것은 그러한 책임감을 실천하는 출발점이 되어야 한다.

이같이 도시계획은 결코 성남시장 개인의 뜻으로 정해져서는 결코 안 된다. 시민과의 공론을 통해 만들어져야 하며, 그 절차는 투명하고 기준은 명확해야 한다. 조례의 공포가 끝이 아니다. 지금이라도 성남시는 시민 중심의 도시계획 철학을 회복하고, 도시 미래에 대한 진정한 논의에 나서야 한다. 도시의 방향은 권력이 아닌 시민의 삶에서 출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