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동네 시청’, 과연 시민을 위한 정책인가?
조희동 | 국장
입력 : 2025. 07. 08(화) 16:02
인천시가 민선 8기 들어 추진해온 우리 동네 시청이 7월 4일 동구에서 열렸다. 인천시와 시의회가 함께 숭인 지하차도, 수문통 친수공간, 십자수로 해양친수시설 등 3곳을 방문하고 주민 의견을 청취했다는 보도자료는 매우 정중하고 전향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다. 얼핏 보면 시민의 불편을 직접 듣고 해결하려는 열린 행정으로 읽힐 수 있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프로그램이 진정한 소통의 장인지, 혹은 또 하나의 행정 이벤트인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우리 동네 시청은 명분상으로는 지역 현안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그러나 시민이 느끼는 실제 체감도는 어떠한가? 이미 39개 지역을 돌았다는 자랑과는 달리, 그 중 해결된 사안이 몇 가지나 되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데이터는 없다. 지역 주민들의 불편은 여전하고, 정작 민원이 계속 반복되는 현실을 감안할 때 방문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버린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특히 숭인 지하차도 공사는 수년 전부터 시민들의 불만이 누적되어온 대표적인 사례다. 공사 지연으로 인한 주차난, 소음, 통행 불편 등은 이미 포화 상태다. 그런데도 이번 방문에서 나온 답변은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 조속히 추진하겠다는 상투적 문장뿐이다. 언제까지 이러한 말로만 이루어진 대응을 반복할 것인가? 주민이 바라는 것은 원론적 위로가 아니라, 구체적인 로드맵과 확실한 책임이다.
이번 방문의 또 다른 주요 안건은 수문통과 십자수로 일대의 해양친수공간 조성 문제였다. 이것이 이른바 제물포르네상스의 일환이라는 점은 이미 알려져 있다. 그러나 친수공간이라는 단어는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그것이 실제로 누구를 위한 공간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물음표가 붙는다.
원도심의 가장 절박한 문제는 사실 수변 접근성이 아니다. 노후화된 인프라, 재개발로 인한 주거 불안, 고령화된 인구에 대한 복지 문제 등 훨씬 더 시급한 과제들이 존재한다. 이런 상황에서 시민 다수는 예쁘게 꾸며진 친수공간보다 쉴 수 있는 벤치, 치안 확보, 쓰레기 문제 해결을 더 원하고 있다.
게다가, 수변 개발 사업이 추진될 경우, 주변 지역의 땅값 상승과 투기성 개발이 유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결과적으로 원도심 거주자들의 주거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의도의 도시재생도 그 혜택이 기존 주민에게 돌아가지 않는다면, 그것은 재생이 아니라 또 다른 소외일 뿐이다.
우리 동네 시청의 방식도 이제는 고민할 때다. 매번 관계자들이 한꺼번에 몰려와 현장을 둘러보고, 몇 마디 발언을 남기고 돌아가는 방식은 실질적인 소통이라 보기 어렵다. 지역 주민과의 만남도 대부분 사전에 정해진 발언자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정작 현장에서 생활하는 주민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
더욱이 이러한 프로그램은 언론 노출을 염두에 둔 일정으로 보일 때가 많다. 행정 책임자와 시의원이 함께 움직이며 소통 중입니다라는 이미지를 남기는 것이 목적이 되어버린 듯한 인상이다. 시민과의 직접적 접촉은 대단히 중요하지만, 그 방식이 형식에 치우쳐 있다면 오히려 불신만 키울 수 있다.
우리 동네 시청이 진정 시민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대전환이 필요하다.
첫째, 사후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 현장에서 논의된 사안이 어떤 방식으로 후속 조치 되었는지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 단지 현장을 방문했다는 보고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언제까지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겠다는 실행 약속이 필요하다.
둘째, 비형식적 시민 참여 구조가 확대되어야 한다. 사전에 선별된 주민이나 지역 인사만 참석하는 방식이 아니라, 온라인 의견 수렴, 동 단위 간담회 등 보다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 시민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
셋째, 정책 우선순위의 재조정이 절실하다. 화려한 친수공간보다, 주민의 안전, 교통, 주거, 복지와 같은 생활 밀착형 사업이 우선되어야 한다. 예산과 인력은 제한되어있는 만큼, 보여주기식보다는 살림살이 개선에 중점을 둬야 한다.
우리 동네 시청이라는 이름은 참으로 따뜻하다. 하지만 그 따뜻함이 진심 어린 정책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결국 또 하나의 홍보 수단일 뿐이다. 시민은 더 이상 말뿐인 소통을 원하지 않는다. 실질적인 변화, 문제 해결의 의지, 그리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보여주는 행정을 원한다.
이제 인천시가 진정 시민을 위한 시정을 실현하려 한다면, 보여주기식 행정이라는 오랜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 시청이 지역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삶 속으로 행정이 스며드는 진정한 변화가 필요하다.
우리 동네 시청은 명분상으로는 지역 현안을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그러나 시민이 느끼는 실제 체감도는 어떠한가? 이미 39개 지역을 돌았다는 자랑과는 달리, 그 중 해결된 사안이 몇 가지나 되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데이터는 없다. 지역 주민들의 불편은 여전하고, 정작 민원이 계속 반복되는 현실을 감안할 때 방문 그 자체가 목적이 되어버린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특히 숭인 지하차도 공사는 수년 전부터 시민들의 불만이 누적되어온 대표적인 사례다. 공사 지연으로 인한 주차난, 소음, 통행 불편 등은 이미 포화 상태다. 그런데도 이번 방문에서 나온 답변은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겠다, 조속히 추진하겠다는 상투적 문장뿐이다. 언제까지 이러한 말로만 이루어진 대응을 반복할 것인가? 주민이 바라는 것은 원론적 위로가 아니라, 구체적인 로드맵과 확실한 책임이다.
이번 방문의 또 다른 주요 안건은 수문통과 십자수로 일대의 해양친수공간 조성 문제였다. 이것이 이른바 제물포르네상스의 일환이라는 점은 이미 알려져 있다. 그러나 친수공간이라는 단어는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그것이 실제로 누구를 위한 공간인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물음표가 붙는다.
원도심의 가장 절박한 문제는 사실 수변 접근성이 아니다. 노후화된 인프라, 재개발로 인한 주거 불안, 고령화된 인구에 대한 복지 문제 등 훨씬 더 시급한 과제들이 존재한다. 이런 상황에서 시민 다수는 예쁘게 꾸며진 친수공간보다 쉴 수 있는 벤치, 치안 확보, 쓰레기 문제 해결을 더 원하고 있다.
게다가, 수변 개발 사업이 추진될 경우, 주변 지역의 땅값 상승과 투기성 개발이 유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결과적으로 원도심 거주자들의 주거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 아무리 좋은 의도의 도시재생도 그 혜택이 기존 주민에게 돌아가지 않는다면, 그것은 재생이 아니라 또 다른 소외일 뿐이다.
우리 동네 시청의 방식도 이제는 고민할 때다. 매번 관계자들이 한꺼번에 몰려와 현장을 둘러보고, 몇 마디 발언을 남기고 돌아가는 방식은 실질적인 소통이라 보기 어렵다. 지역 주민과의 만남도 대부분 사전에 정해진 발언자 중심으로 이루어지며, 정작 현장에서 생활하는 주민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
더욱이 이러한 프로그램은 언론 노출을 염두에 둔 일정으로 보일 때가 많다. 행정 책임자와 시의원이 함께 움직이며 소통 중입니다라는 이미지를 남기는 것이 목적이 되어버린 듯한 인상이다. 시민과의 직접적 접촉은 대단히 중요하지만, 그 방식이 형식에 치우쳐 있다면 오히려 불신만 키울 수 있다.
우리 동네 시청이 진정 시민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대전환이 필요하다.
첫째, 사후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 현장에서 논의된 사안이 어떤 방식으로 후속 조치 되었는지 투명하게 공개되어야 한다. 단지 현장을 방문했다는 보고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언제까지 어떤 방식으로 해결하겠다는 실행 약속이 필요하다.
둘째, 비형식적 시민 참여 구조가 확대되어야 한다. 사전에 선별된 주민이나 지역 인사만 참석하는 방식이 아니라, 온라인 의견 수렴, 동 단위 간담회 등 보다 다양한 채널을 활용해 시민의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
셋째, 정책 우선순위의 재조정이 절실하다. 화려한 친수공간보다, 주민의 안전, 교통, 주거, 복지와 같은 생활 밀착형 사업이 우선되어야 한다. 예산과 인력은 제한되어있는 만큼, 보여주기식보다는 살림살이 개선에 중점을 둬야 한다.
우리 동네 시청이라는 이름은 참으로 따뜻하다. 하지만 그 따뜻함이 진심 어린 정책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결국 또 하나의 홍보 수단일 뿐이다. 시민은 더 이상 말뿐인 소통을 원하지 않는다. 실질적인 변화, 문제 해결의 의지, 그리고 그 결과를 투명하게 보여주는 행정을 원한다.
이제 인천시가 진정 시민을 위한 시정을 실현하려 한다면, 보여주기식 행정이라는 오랜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 시청이 지역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시민의 삶 속으로 행정이 스며드는 진정한 변화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