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윤재갑 기자] 성남시의회는 제304회 임시회에서 공공하수도 없이도 개발행위를 가능케 하는 「성남시 도시계획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아무런 환경 대책 없이 국민의힘 시의원 전원의 찬성으로 원안 가결시켰다.

이번 조례 개정은 난개발과 탄천 수질오염 우려에도 불구하고, 도시계획의 공공성과 환경적 책임을 외면한 결정이다.

문제의 조례는 민선 8기 들어 행정의 전문성과 독립성을 상실한 성남시 도시계획과와 다수 의석을 가진 국민의힘이 합작한 결과물이다. 과거 수차례 부동의했던 유사 조례를 스스로 다시 제출한 행정, 그리고 이를 비판 없이 동조한 시의회는 성남시민의 신뢰를 저버렸다.

기존 성남시 도시계획은 기반시설 미비 지역 대부분이 보전녹지에 해당하며, 이는 『국토계획법』상 개발이 아닌 보전이 우선되는 지역이라는 원칙을 견지해왔다.

그러나 이번 개정을 통해 성남시는 생태자연도 2등급 지역에 대해서도 도시계획자문위원회 심의만으로 개발을 허용하고, 공공하수도 없이 개인하수처리시설만으로 오수 처리를 가능하게 했다.

문제는 분명하다. 개인하수처리시설은 공공하수도에 비해 수질 관리가 현저히 낮고, 실질적인 점검과 관리가 어렵다. 특히 정화조는 분뇨만 처리하고 생활하수는 그대로 하천으로 방류되어 탄천과 같은 수계의 수질을 심각하게 악화시킬 수 있다. 갈수기에는 유량 감소로 오염이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이번 조례 개정은 환경보전, 계획적 도시관리, 시민의 건강과 생태계 보호라는 도시계획의 기본 가치를 포기한 채, 개발과 사익을 우선시한 무책임한 선택이다. 성남시와 시의회는 지금이라도 책임 있는 자세로 이 조례를 전면 재검토하고, 도시계획의 공공성과 환경적 책무를 회복해야 한다.

한편 이번 조례는 반드시 조속히 원안으로 재개정되어야 한다. 더 이상의 무책임한 도시계획이 시민의 삶과 환경을 위협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