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장초복 기자] 의정부 시민들이 오랜 세월 감내해온 부당한 부담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국방부가 캠프 레드클라우드(CRC) 관통도로에 대해 매년 1억 6천만 원의 토지사용료를 의정부시에 부과하고 있는 것이다. 안보를 이유로 70년간 미군기지의 불편과 희생을 감내해온 시민들에게 또다시 ‘통행료’라는 이름의 혈세 부담을 지우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지난해 7월, 미 2사단 사령부가 주둔했던 CRC 부지 내 1km 구간의 관통도로가 개통되면서 의정부의 교통난은 상당 부분 해소되었다. 그러나 ‘무료도로’로 홍보된 이 도로가 사실상 국방부의 유료 토지 위에 놓여 있었다는 점은 시민들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는 지역발전의 상징적 공간이 시민의 주머니에서 매년 사용료를 납부하는 역설적 상황을 의미한다.

● 미군기지 반환의 시대, 통행료 철폐로 응답해야

최근 이재명 대통령은 경기북부 주민들이 미군기지로 인해 겪은 피해를 언급하며, “국가 안보를 위해 희생한 지역에 합당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방부에 반환 공여지의 시민 환원을 지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일부 국회의원들 역시 공여지의 무상양여 및 국가개발을 촉구하는 법안을 발의하며 제도 개선의 문을 열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CRC 관통도로 통행료 문제는 단순한 재정 논의가 아니다.
이는 국가 안보의 이름으로 희생한 지역민의 권리를 되찾는 ‘시민 주권의 복원’ 문제이며, 공공의 정의를 바로 세우는 시험대이다.

● 부당한 관행, 시민의 힘으로 바로잡아야

재정자립도가 높지 않은 의정부시에 매년 수억 원의 토지사용료를 요구하는 것은 명백히 불합리하다. 시민단체와 지역사회가 “국민 주권 시대에 맞지 않는 관행”이라며 철폐를 촉구하는 것은 정당하다.
지방정부가 국방부의 정책적 불균형을 대신 떠안는 구조는 더 이상 지속되어서는 안 된다.

● CRC 통행료 철폐 운동은 단지 한 도로의 문제가 아니다.

그것은 미군 공여지의 완전한 시민 환원, 국가 주도 개발, 나아가 경기북부 균형발전의 출발점이 될 것이다.

● 이제 국방부와 국회가 응답할 차례다

의정부 시민들은 70년 동안 안보의 이름으로 참아왔다.
이제 그 희생에 응답해야 할 주체는 중앙정부와 국회다.
CRC 관통도로 통행료 철폐는 시민의 명령이자 시대의 과제다.
국방부는 이 부당한 부담을 즉각 중단하고, 공여지 반환 지역에 대한 진정한 보상과 환원을 통해 정의로운 국가의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