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장초복 기자] 최근 의정부시는 오랜 지역 현안이었던 고산지구 물류창고 건립을 공식적으로 백지화하고, 그 대안으로 LH 신축매입약정사업을 통한 '든든전세형 공공주택' 공급을 발표했다.

주민들의 숙원이자 민선 8기 김동근 시장의 1호 공약이었기에 환영할 만한 소식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이 환호 뒤에는 '실현 가능성'과 정치적 셈법'에 대한 싸늘한 의구심이 드리워지고 있다.

기사에 나타났듯, 이번 백지화 발표는 건축허가서와 실질적인 착공계 접수도 이루어지지 않은, 말 그대로 태동 단계'의 대체 사업을 근거로 불과 4개월 만에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사업이 현실화되기 위해 필수적인 공정 단계별 기성금 지급 등의 '돈줄'이 명확히 확보되지 않는다면, 이 사업은 언제든지 변수에 직면할 수 있기때문이다.

시는 "인허가 절차를 추진 중"이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반복하며, 구체적인 인허가 일정이나 LH와의 약정 세부 내용을 명확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시의 최대 치적으로 포장될 수 있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추진 일정을 '미정'으로 남겨두는 행정의 불투명성을 보여지고 있다.

이러한 불투명성은 곧 '정치적 의혹으로 이어진다.

지방선거를 약 7개월 앞둔 시점에서 발표된 '백지화' 선언은, 사업의 실현 시점(2026년 5월 임기 전)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선거용 발표'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주민들이 원하는 것은 '백지화'라는 약속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약속이 현실이 되는 안정적이고 구체적인 로드맵이다.

건축허가와 실질 착공이 시장의 임기 내에 가능한지에 대해 시는 더 이상 모호한 태도를 취해서는 안된다.

만약 정확한 일정을 제시하지 않은 채 선거에서 '약속을 지켰다'는 식으로 나선다면, 이는 시민들을 기만하는 행위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행정은 선거의 시간표가 아닌, 사업의 법적, 재정적 안정성의 시간표에 따라 움직여야 한다.

김동근 시장은 자신의 최대 성과로 기록될 이 사업에 대해 책임 있는 최종 실현 일정을 명확히 제시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물류창고 백지화'는 기쁜 소식이 아닌, 향후 선거 국면에서 허위사실 공방의 쟁점으로 전락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지역 사회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은 오직 투명한 정보 공개와 약속의 실현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