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8일, 취임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한국남동발전 강기윤 사장은 인천시 옹진군 영흥면에 소재한 영흥발전본부를 방문해 현장 안전 점검과 재난 안전 캠페인을 진행했다. 안전경영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는 강 사장의 행보는 동절기 전력 수요 피크를 대비한 시의적절한 조치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활동이 단순히 형식적인 이벤트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강기윤 사장은 취임사에서 ‘안전경영’을 최우선으로 내세우며,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공급하겠다는 한국남동발전의 사명을 강조했다. 그러나 안전은 단순히 점검과 캠페인만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현장의 안전사고는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되기 쉽다. 특히 발전소와 같은 고위험 작업 환경에서는 인력 부족, 장비 노후화, 안전 교육 미흡 등 다양한 요소가 사고를 유발한다.

강 사장의 이번 방문에서 저탄장 옥내화 건설현장과 발전운전 상황을 점검했다고 하지만, 이를 통해 발견된 문제점은 무엇이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은 어디에 있는가? 단순히 문제를 파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해 현장에 반영해야 안전경영이 현실화될 수 있다.

강 사장은 현장 직원들과 소통하며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창의와 도전정신을 갖자”고 강조했다. 직원들과의 소통을 통해 신뢰를 쌓는 것은 분명 중요한 경영 전략이다. 그러나 현장 직원들이 처한 현실적인 문제는 단순히 ‘창의와 도전’이라는 추상적인 구호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실제 현장 직원들이 느끼는 가장 큰 문제는 안전을 위협하는 환경, 과도한 업무 부담, 그리고 인력 부족으로 인한 과중한 책임감일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 예를 들어, 안전 교육의 강화, 최신 안전 장비의 도입, 적절한 인력 충원 등이 구체적으로 논의되고 실행되어야 한다.

안전경영은 단기적으로 성과를 내기가 어렵다. 하지만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안전사고의 예방은 당연히 기본이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잠재적 위험 요소를 사전에 얼마나 체계적으로 줄일 수 있는가이다. 이를 위해 강 사장이 강조한 안전 점검이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고, 발전소 내의 잠재적 위험 요소를 발굴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장기적인 로드맵으로 이어져야 한다.

또한, 안전경영의 성과를 측정하고 평가하기 위한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 단순히 사고 발생 여부만으로 평가하기보다는, 현장에서 제기된 문제점이 얼마나 개선되었는지, 직원들의 안전 인식이 얼마나 변화했는지 등을 체계적으로 평가하는 방법론이 마련되어야 한다.

강기윤 사장이 동절기 전력 피크를 대비하겠다고 강조한 점은 환영할 만하다. 하지만 이를 위해 필요한 준비가 단순한 의지 표명이나 이벤트에 그쳐서는 안 된다. 전력 피크 기간 동안의 안정적 전력 공급을 위해 설비의 안정성을 점검하고, 예비 전력 비축 계획을 철저히 세워야 한다. 특히 동절기 한파와 같은 기후 변화로 인해 전력 수요가 급격히 증가할 경우를 대비한 컨틴전시 플랜(비상 대책)이 필수적이다.

결론은 안전경영, 구호를 넘어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져야 할 것이다.
강기윤 사장의 현장 방문과 안전경영 강조는 긍정적인 출발이다. 그러나 이러한 행보가 단순히 보여주기식 이벤트로 끝난다면 안전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채 남을 것이다. 안전경영은 단기적인 성과보다 장기적인 비전과 지속적인 실행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구체적인 계획 수립, 실질적인 안전 환경 개선, 그리고 직원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한국남동발전이 이번 안전 점검 활동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후속 조치를 시행하며 직원들과 국민의 신뢰를 얻기를 기대한다. 동절기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안전사고 예방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