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장초복 기자] 새해 인사 무색하게..." 거리 곳곳 훼손된 정치 현수막, 성숙한 시민의식 필요
​의정부시 거리 곳곳에 걸린 신년 인사 현수막, 찢어지고 땅바닥에 방치

단순 불만 표출이라도 '재물손괴' 또는 '선거법 위반' 처벌 대상 될 수 있어

​2026년 병오년 새해를 앞두고 거리마다 정치인들의 신년 인사 현수막이 내걸리고 있는 가운데, 일부 현수막들이 고의로 훼손된 채 방치되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최근 경기도 의정부시의 한 거리.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등 각 정당 지역 정치인들이 내건 "2026년! 의정부에 다시 희망을!", "새해에도 새 힘 가득하세요!"라는 문구의 현수막들이 나란히 걸려 있다.

하지만 바로 옆에서는 특정 정치인의 얼굴과 이름이 담긴 현수막이 날카로운 도구에 의해 찢어지거나, 끈이 풀린 채 바닥에 떨어져 뒹구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러한 현수막 훼손은 주로 정치적 불만 표출이나 단순 장난으로 발생하지만, 이는 엄연한 범죄 행위다.
​● "싫다고 찢으면 범죄"... 처벌 수위는?
​정당 현수막이나 선거 관련 현수막을 훼손할 경우 관련 법에 따라 처벌을 받게 된다.
​재물손괴죄: 일반적인 정당 현수막을 훼손할 경우 형법상 '재물손괴죄'가 적용되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공직선거법 위반: 만약 선거 기간 내 설치된 현수막을 훼손할 경우에는 처벌이 더 무겁다. 공직선거법 제240조에 따라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4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정치인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 타인의 재산이자 정당한 정치 활동의 수단인 현수막을 훼손하는 것은 법적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며 "CCTV 등을 통해 범행 장면이 포착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 시민들의 반응 "지저분해 보여" vs "표현의 자유 아냐"
​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인근 주민 A씨(45)는 "현수막이 너무 많이 걸려 피로감을 느끼긴 하지만, 그렇다고 저렇게 찢어서 길바닥에 방치하는 건 도시 미관만 해치고 보기 좋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또 다른 시민 B씨는 "무분별한 현수막 게시 자체가 시민들에게는 공해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며 피로감을 호소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현수막 정치를 통한 소통도 중요하지만,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적절한 게시 위치 선정과 관리, 그리고 훼손을 자제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026년 새해 희망을 이야기하는 현수막들이 찢겨진 채 거리를 떠도는 모습은, 우리 사회의 갈등 단면을 보여주는 씁쓸한 풍경으로 남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