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장초복 기자] 한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기초단체의 한 공직자가 자신이 관련한 보도를 한 언론인을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면서, 공직자의 '비판 수용 자세'와 '언론의 자유'간의 논란이 대상이 되여 한동안 시끄러웠던 적이 있었다.

물론 공직자의 명예도 보호받아야 마땅하지만, 공적 영역에 대한 감시와 비판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면서 해당 공직자의 대응이 과연 적절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살펴 보는 것이다.

● 공직자, '공익성'보다 '개인의 명예' 우선했나

공직자는 일반 사인(私人)과 달리, 그 직무의 특성상 국민의 감시와 비판을 폭넓게 수용해야 할 책무를 진다.

특히 공직자의 도덕성, 청렴성, 업무 처리의 정당성 등 공적인 관심사에 대한 언론의 보도는 언론 자유의 핵심 영역'으로 간주되며, 법원 역시 이 경우 언론의 자유에 대한 제한을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대법원은 언론 보도가 공직자 개인에 대한 '악의적이거나 심히 경솔한 공격'으로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경우에 한하여 명예훼손의 위법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러한 법적, 사회적 기준에 비추어 볼 때, 공직자가 수사기관을 통한 형사 고발이라는 강수를 둔 것은 '정당한 대응'을 넘어 *비판적 보도에 대한 위협'으로 작용할 소지가 다분하다는 지적이다. 해당 언론 보도가 사실에 근거했는지 여부를 떠나, 공직자가 제기하는 의혹에 대해 즉각적인 해명이나 정정 보도 청구 등 민사적 대응 대신 형사 고발을 선택한 것은, 결국 다른 언론사들의 비판 보도를 위축시키려는 '입막음 효과'를 노린 것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것이다.

● 검증의 펜'을 꺾는 행위는 결국 국민의 손해

언론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는 권력과 공직 사회에 대한 감시와 견제다. 공직자가 자신의 명예를 지키기 위해 언론인을 경찰서로 불러들이는 행위는, 취재 과정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소송 피로감'을 느끼게 하여 결과적으로 언론의 검증 기능을 약화시키는것이 아닌가? 특히 중소 규모의 언론사나 프리랜서 기자에게는 이러한 법적 분쟁 자체가 감당하기 어려운 경제적, 시간적 부담과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는것이다.

한 언론 전문가는 "고발이 난무하는 사회에서는 언론이 '혹시나 하는' 마음에 비판적 사안에 대해 보도를 꺼리게 된다"며, "공직자는 개인의 명예 보호에 앞서 공적 인물로서 공익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공직자가 마주한 비판이 사실과 다르다고 판단할 경우에도, 그 대응은 언론 중재 기구 이용이나 민사적 정정보도 청구 등 '공직자로서의 품격'에 맞는 선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 공직자의 성숙한 자세가 필요한 시점

결국 이런 사태는 공직자가 자신의 명예와 국민의 알 권리 중 무엇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지를 보여주는 시험대이다. 공직자가 진정으로 훼손된 명예를 회복하고자 한다면, 감정적인 형사 고발보다는 보도의 허위성을 명확히 입증하고 공적인 영역에서 투명하게 소통하는 성숙한 대응'이 필요한것이다.

공직자의 법적 대응이 '정당한 방어'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해당 보도가 공직자의 사회적 평가를 저해하는 것을 주된 목적. 그렇지 않다면, 이번 고발은 공직자가 스스로 민주 사회의 중요한 가치인 언론의 자유와 국민의 알 권리를 훼손하는 '부적절한 자세'로 기록될가능성이높기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