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장초복 기자] 최근 이웃시 김모 의원이 미군 반환 공여지 개발의 해법으로 재산 총액의 1/100 수준으로 임대료를낮춘장기임대(50년~99년) 방식을 제시했으나, 재정자립도가 극히 낮은 경기 북부지역지자체와 시민단체에서는 이마저도 감당하기 어려운 막대한 부담이라며 무상 원칙의 적용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1/100 임대료'의 현실적 부담 문제
김병주 의원의 제안은 기존의 막대한 매각 대금 부담을 피하고, 개발을 촉진하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지역 정치인과 시민단체 인사들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저렴한' 임대료도 지방 재정에는 치명적일 수 있다고 지적하고 싶다.

●극히 낮은 재정자립도
동두천시, 포천시, 의정부시 등 경기 북부 지역은 오랫동안 국가 안보를 위해 희생하며 미군 기지를 수용해왔다. 이로 인해 개발 제한과 재산권 행사의 제약이 많아 다른 지자체에 비해 재정자립도가 매우 낮다. 수천억 원에 달하는 반환 공여지 재산 총액의 1%라도, 이들 지자체에는 매년 수십억 원에 달하는 고정 지출이 되어 재정을 압박하는 요인이 된다.

●개발 지연 악순환
임대료 부담은 결국 개발 사업의 경제성을 떨어뜨려 사업 추진을 지연시키거나, 또 다른 형태의 지방채 발행으로 이어져 지자체에 장기적인 부채를 안길 위험이 있는것이다.

●'무상 원칙'에 대한 주장
경기 북부 지역의 요구는 단순히 돈을 깎아달라는 수준을 넘어, 국가 안보를 위한 특별한 희생에 대한 정당한 보상 차원에서 무상 양도 또는 무상 임대를 원칙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논리다.

국가 안보에 대한 희생 보상: 반환 공여지는 수십 년간 공공의 이익(국방)을 위해 지역민의 희생을 강요했던 토지였다. 따라서 토지의 소유권을 국가가 지자체에 유상으로 넘기거나 임대료를 부과하는 것은, 희생에 대한 보상이 아닌 새로운 부담을 안기는 것이 아닌가?

●공공성 확보
임대료 부담 없이 무상으로 지자체가 토지를 확보해야 비로소 주민을 위한 공원, 도로, 교육시설 등 순수한 공공시설 개발에 전념할 수 있으며, 개발 이익을 사유화하는 것을 방지하고 개발의 공공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해법 모색
'장기 임대'와 '무상' 사이의 절충점
현재 김병주 의원이 발의한 특별법 개정안은 현실적인 개발 동력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만,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의 반발이 거센 만큼, 국회 차원에서 다음과 같은 추가적인 해법 모색이 필요해 보인다.

●임대료의 차등 적용
지자체의 재정자립도 수준에 따라 임대료율(1/100)을 더욱 세분화하여, 재정 여건이 극히 취약한 지자체에는 사실상의 무상 임대(예: 1/1,000 이하)에 가까운 파격적인 조건을 적용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공공시설에 대한 무상 양도 확대
도로, 공원 등 순수 공공목적 시설에 대해서는 임대료 감면이 아닌 전면적인 무상 양도 원칙을 확립하여 해당 지자체의 행정 재정 부담을 근본적으로 해소해야 할 것이다.

미군 반환 공여지의 성공적인 개발은 해당 지역의 성장을 넘어 국가 균형 발전의 핵심 과제다. 정부와 국회는 특별한 희생에는 특별한 보상이 따른다는 원칙 하에, 재정적으로 취약한 경기 북부 지자체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실질적인 무상 지원 방안을 포함한 법 개정을 서둘러야 할 시점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