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의 최전선 백령, 대청, 소청 연도교 건설 시점은 지금이다.
백령·대청·소청 연도교 건설은 국가 의지의 문제다
조희동 기자입력 : 2025. 05. 07(수) 15:39
[조희동 기자] 서해바다의 맨 끝, 국토의 최전방에서 대한민국을 묵묵히 지키고 있는 섬들이 있다.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옹진군에 속한 이 세 섬은 ‘서해 3도서’라 불리며, 수도권임에도 수도권답지 않은 소외된 지역, 동시에 한반도 안보의 최전선이라는 상반된 위치에 놓여 있다.
주민 약 6,600여 명, 군 장병 약 5,000여 명, 총 1만 명이 넘는 이들이 이곳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 숫자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다. 이들이야말로 북한과 15km 거리를 두고 마주 보는 국경에서 대한민국의 안녕을 지키고 있는 실질적 수호자들이다. 그러나 이곳의 현실은 안보의 최전선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열악하다.
우리는 흔히 수도권이라 하면 서울, 인천, 경기도의 편리한 교통과 발전된 인프라를 떠올린다. 그러나 같은 수도권임에도 백령도와 대청도, 소청도는 그 어떤 연도교도 없이 바다 위에 고립돼 있다. 육지와 연결은 물론, 섬과 섬 간 이동조차 배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기상 악화 시엔 배편이 끊겨 생활필수품이 수급되지 못하고, 위급 환자는 헬기를 기다려야 한다. 대청도와 소청도에는 분만실이 없어 임산부는 출산 시기가 가까워지면 아예 섬을 떠나야 한다. 코로나19 같은 감염병 상황에선 의약품 공급과 이송 체계가 한계에 부딪혔다.
남해안이나 서해안의 타, 지역 섬들 다수에는 이미 연도교가 설치되어 있다. 심지어 관광객 유치를 위해 민간 수요 중심으로도 연도교가 설치되고 있다. 그런 현실에서 전략적 중요성을 지닌 서해 3도서에 연도교 하나 없는 것은, 단순한 행정적 소홀함을 넘어 대한민국 균형 발전의 철학 부재를 드러낸다.
2010년 11월 23일, 연평도 포격 사건은 대한민국 사회에 깊은 충격을 안겼다. 민간 지역에 대한 북한의 무차별 도발은 서해 5도서 지역의 안보적 중요성을 일깨웠고, 정부는 서해 5도서 발전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였다. 그에 따라 10년 단위의 종합발전계획이 수립되었고, 국비도 투입되기 시작했다.
문재인 정부 시기, 당시 정세균 국무총리는 해당 계획을 2025년까지 5년 연장하고 예산도 4,599억 원에서 5,557억 원으로 약 958억 원을 증액하였다. 그만큼 중앙정부 차원의 의지는 존재했다.
그러나 문제는 지방정부의 실행력이다. 인천시와 옹진군은 예산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실질적인 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하지 못했다. 계획 없는 예산은 방향을 잃은 자금일 뿐이다. 결국, 예산은 쓰이지 못하고 있고, 지역 주민들은 다시 한번 실망하고 있다. 국가 안보의 최전방이자 수도권에 속한 이곳이 아직도 변방처럼 취급 받고 있는 것이다.
백령도-대청도 구간(7.5km) 연도교 건설에는 약 4,500억 원, 대청도-소청도(4.1km)에는 약 2,000억 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총 약 6,500억 원의 사업이다. 현재 확보된 특별 예산 5,557억 원을 활용한다면, 추가로 필요한 금액은 약 1,000억 원, 남짓이다.
국가 전체 예산이 600조 원을 훌쩍 넘는 시대에, 국토의 최전선에, 위치한 전략 요충지에 이 정도 예산을 투입하지 못한다는 것은 단순한 재정 부족의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국가가 얼마나 이 지역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지, 정치권이 이 지역의 안보와 삶을 얼마나 진정성 있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가늠하는 ‘정책 의지의 바로미터’다.
더욱이 연도교는 단순히 교통 편의성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유사시 군사 작전의 기동성과 신속한 병력·장비 수송을 가능하게 하며, 재난·재해 시 응급 대응 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인다. 즉, 이 사업은 안보와 복지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국가적 투자처다.
대한민국은 서울에서 끝나지 않는다. 국토의 경계선인 백령도와 대청도, 소청도야말로 대한민국이 ‘어디까지’이고, 국민을 ‘어디까지’ 책임지는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공간이다.
연도교 건설은 그 자체로 이 지역 주민들에게 “당신들은 잊히지 않았다”는 국가의 메시지이며, 국방의 일선에서 복무하는 장병들에게 “국가는 당신의 생활을 책임진다”는 약속이다.
그동안 서해 3도서는 안보의 명분 아래 많은 것을 감내해왔다. 이제는 국가가 이 지역에 응답할 차례다. 국방은 총과 전투기만으로 지켜지는 것이 아니다. 국토는 그 위에 살아가는 국민의 생활이 유지될 때에야 비로소 지켜진다.
정치권과 정부는 더 이상 ‘계획만 있고 실행은 없는’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 백령도-대청도-소청도 연도교 건설은 단순한 SOC 사업이 아니라, 국가가 국민과 안보를 어떻게 대하는지를 보여주는 시험대다.
이제는 정부의 의지가, 구체적인 행동으로 입증될 때다.
주민 약 6,600여 명, 군 장병 약 5,000여 명, 총 1만 명이 넘는 이들이 이곳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 숫자는 단순한 통계가 아니다. 이들이야말로 북한과 15km 거리를 두고 마주 보는 국경에서 대한민국의 안녕을 지키고 있는 실질적 수호자들이다. 그러나 이곳의 현실은 안보의 최전선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열악하다.
우리는 흔히 수도권이라 하면 서울, 인천, 경기도의 편리한 교통과 발전된 인프라를 떠올린다. 그러나 같은 수도권임에도 백령도와 대청도, 소청도는 그 어떤 연도교도 없이 바다 위에 고립돼 있다. 육지와 연결은 물론, 섬과 섬 간 이동조차 배에 의존하는 상황이다.
기상 악화 시엔 배편이 끊겨 생활필수품이 수급되지 못하고, 위급 환자는 헬기를 기다려야 한다. 대청도와 소청도에는 분만실이 없어 임산부는 출산 시기가 가까워지면 아예 섬을 떠나야 한다. 코로나19 같은 감염병 상황에선 의약품 공급과 이송 체계가 한계에 부딪혔다.
남해안이나 서해안의 타, 지역 섬들 다수에는 이미 연도교가 설치되어 있다. 심지어 관광객 유치를 위해 민간 수요 중심으로도 연도교가 설치되고 있다. 그런 현실에서 전략적 중요성을 지닌 서해 3도서에 연도교 하나 없는 것은, 단순한 행정적 소홀함을 넘어 대한민국 균형 발전의 철학 부재를 드러낸다.
2010년 11월 23일, 연평도 포격 사건은 대한민국 사회에 깊은 충격을 안겼다. 민간 지역에 대한 북한의 무차별 도발은 서해 5도서 지역의 안보적 중요성을 일깨웠고, 정부는 서해 5도서 발전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하였다. 그에 따라 10년 단위의 종합발전계획이 수립되었고, 국비도 투입되기 시작했다.
문재인 정부 시기, 당시 정세균 국무총리는 해당 계획을 2025년까지 5년 연장하고 예산도 4,599억 원에서 5,557억 원으로 약 958억 원을 증액하였다. 그만큼 중앙정부 차원의 의지는 존재했다.
그러나 문제는 지방정부의 실행력이다. 인천시와 옹진군은 예산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실질적인 종합발전계획을 수립하지 못했다. 계획 없는 예산은 방향을 잃은 자금일 뿐이다. 결국, 예산은 쓰이지 못하고 있고, 지역 주민들은 다시 한번 실망하고 있다. 국가 안보의 최전방이자 수도권에 속한 이곳이 아직도 변방처럼 취급 받고 있는 것이다.
백령도-대청도 구간(7.5km) 연도교 건설에는 약 4,500억 원, 대청도-소청도(4.1km)에는 약 2,000억 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된다. 총 약 6,500억 원의 사업이다. 현재 확보된 특별 예산 5,557억 원을 활용한다면, 추가로 필요한 금액은 약 1,000억 원, 남짓이다.
국가 전체 예산이 600조 원을 훌쩍 넘는 시대에, 국토의 최전선에, 위치한 전략 요충지에 이 정도 예산을 투입하지 못한다는 것은 단순한 재정 부족의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국가가 얼마나 이 지역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는지, 정치권이 이 지역의 안보와 삶을 얼마나 진정성 있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가늠하는 ‘정책 의지의 바로미터’다.
더욱이 연도교는 단순히 교통 편의성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유사시 군사 작전의 기동성과 신속한 병력·장비 수송을 가능하게 하며, 재난·재해 시 응급 대응 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인다. 즉, 이 사업은 안보와 복지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국가적 투자처다.
대한민국은 서울에서 끝나지 않는다. 국토의 경계선인 백령도와 대청도, 소청도야말로 대한민국이 ‘어디까지’이고, 국민을 ‘어디까지’ 책임지는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공간이다.
연도교 건설은 그 자체로 이 지역 주민들에게 “당신들은 잊히지 않았다”는 국가의 메시지이며, 국방의 일선에서 복무하는 장병들에게 “국가는 당신의 생활을 책임진다”는 약속이다.
그동안 서해 3도서는 안보의 명분 아래 많은 것을 감내해왔다. 이제는 국가가 이 지역에 응답할 차례다. 국방은 총과 전투기만으로 지켜지는 것이 아니다. 국토는 그 위에 살아가는 국민의 생활이 유지될 때에야 비로소 지켜진다.
정치권과 정부는 더 이상 ‘계획만 있고 실행은 없는’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 백령도-대청도-소청도 연도교 건설은 단순한 SOC 사업이 아니라, 국가가 국민과 안보를 어떻게 대하는지를 보여주는 시험대다.
이제는 정부의 의지가, 구체적인 행동으로 입증될 때다.
조희동 기자 121do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