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동 기자] 좋은 정책은 지역의 미래를 바꾼다. 최근 옹진군 덕적면 지도항이 2025년 어촌신활력 증진사업 공모에 최종 선정되면서, 지역 어촌 발전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었다. 이번 선정으로 총 50억 원(국비 35억 원, 지방비 15억 원)의 사업비를 확보하게 되었으며, 이는 단순한 예산 확보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지도항이 낙후된 어촌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 거점으로 탈바꿈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것이다.

옹진군은 열악한 재정 여건 속에서도 2023년 덕적면 백아리2항에 이어 지도항까지 사업 대상지로 선정되며 총 100억 원의 사업비를 확보했다. 이는 단순한 운이 아니라 철저한 준비와 주민 참여, 그리고 지자체의 적극적인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지난 2023년 7월부터 지역협의체를 구성하고, 주민 의견을 반영한 친화적인 사업을 발굴하는 과정을 거쳤다. 또한, 전문가 자문을, 받아 공모를 준비하고, 서면 및 현장 평가를 통해 사업 타당성을 인정받았다. 결국, 이러한 체계적인 노력 끝에 지도항이 최종 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것이다.

어촌신활력 증진사업은 단순한 시설 개선 사업이 아니다. 정부는 2023년부터 5년간 전국 300개 어촌 지역에 총 3조 원을 투자해 경제, 생활, 안전 기반을 조성하고, 지역 특화 프로젝트를 추진하여 어촌을 활력 넘치는 공간으로 변화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단순한 어항 개발을 넘어서 지역 주민들이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하고, 지속 가능한 경제 활동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다.

우리나라의 어촌은 현재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인해 점차 활력을 잃어가고 있으며, 젊은 층의 유입은 쉽지 않다. 어업 인구는 매년 줄어들고 있고, 기후 변화와 해양 환경 변화로 인해 전통적인 어업 방식도 점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단순한 기반 시설 정비만으로는 어촌의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어렵다. 이번 사업을 통해 어촌이 단순한 어업 공간을 넘어 문화와 관광, 지역 경제가 공존하는 다기능 공간으로 변모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도항 역시 이번 사업을 통해 노후화된 어항 시설을 정비하고, 지역의 특색을 살린 발전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특히, 이번 사업이 추진되는 과정에서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의견 수렴이 이루어져야 한다. 과거 여러 지역에서 진행된 어촌 개발 사업이 주민들의 실질적인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지지 못했던 사례가 많았다. 따라서 지도항에서는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체감할 수 있는 맞춤형 사업이 추진되어야 한다.

이번 사업이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어촌의 지속 가능성이 대한민국 전체의 미래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어촌은 단순한 생활 공간이 아니라, 국가 경제와 식량 안보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국의 수산업은 세계적으로도 경쟁력을 갖춘 산업 중 하나이지만, 지속 가능한 발전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장기적으로 국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이제 중요한 것은 지속적인 관심과 실천이다. 공모 선정의 기쁨이 사업 추진 과정에서 퇴색되지 않도록, 계획 단계부터 실행까지 철저한 관리와 점검이 필요하다. 또한, 지역 주민들이 사업의 주체가 되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소통 창구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도항이 단순한 어항이 아니라, 지역 경제의 중심이자 사람들이 머물고 싶은 공간으로 자리 잡는다면, 이는 어촌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를 위해 몇 가지 방향성을 고려해야 한다. 첫째 사업 계획부터 실행까지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해야 한다. 단순한 행정 주도의 사업이 아니라, 주민들이 원하는 변화가 실제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두 번째로 지도항의 지역적 특성을 살려 관광, 친환경 어업, 해양레저 산업과 연계한 발전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특히 6차 산업(1차, 산업인 수산업과 2·3차 산업인 가공 및 유통, 관광 산업을 융합한 형태)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어촌 경제를 다변화해야 한다.

셋째 최근 세계적으로 지속 가능한 어업이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지도항에서도 친환경 어업을 도입하고, 스마트 기술을 활용한 효율적인 어업 방식으로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넷째 아무리 좋은 산업과 경제적 기회가 있어도 사람들이 살고 싶지 않은 공간이라면 지속 가능성이 없다. 교육, 의료, 교통 등의 정주 환경을 개선하여 젊은 세대가 유입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문경복 옹진군수는 “이번 사업을 통해 방파제 등 어항 시설을 개선하여 주민들의 생활 안전을 보장하고, 어촌 정주 여건 및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하겠다”며 “지도항이 지속 가능한 어촌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의 말처럼 지도항이 활력 넘치는 어촌으로 거듭나려면, 행정과 주민이 함께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옹진군의 지도항이 이번 사업을 통해 지역 경제와 생활 여건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대한민국 어촌 발전의 성공 모델로 자리 잡기를 기대해본다. 성공적인 어촌 개발은 단순히 한 지역의 발전을 넘어, 대한민국 전체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직결된 문제다.

어촌이 살아야 지역이 살고, 지역이 살아야 대한민국의 미래도 밝아진다. 이번 사업이 단순한 인프라 개선이 아닌, 지속 가능한 어촌 발전의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