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장초복 기자] 요양병원 옆 폐기물장이 웬 말"…녹양동 주민들,
녹양동 건설폐기물 임시보관소 허가 취소 요구 집회 열려
- 주민들 "교통 대란·환경 파괴 불 보듯…시장 몰랐다는 게 말이 되나" 반발

​ 요양병원과 체육시설, 주거단지가 밀집한 의정부시 녹양동에 건설폐기물 임시보관소 설치가 추진되면서 지역 민심이 들끓고 있다. 주민들은 "시민의 삶을 파괴하는 행정"이라며 조건부 개발행위 허가의 즉각 취소를 촉구하고 나섰다.

​19일 오후, 의정부시청 앞 잔디광장은 녹양동 주민 300여 명의 붉은 머리띠와 외침으로 가득 찼다. 주민들은 녹양동 321번지 일대 1,204㎡부지에추진중인건설폐기물 임시보관소 설치를 강력히 규탄했다.

​해당 부지는의정부요양병원과 장례식장,영아원,아동보호시설이 인접해 있어 평소에도 교통 약자의 통행이 빈번한 곳이다.
또한 의정부도시공사가 관리하는 공설운동장과 실내체육관 등 대형 체육시설이 맞닿아 있어 각종 행사 시 인파가 몰리는 혼잡지역이기도 하다.
​집회에 참석한 한 주민은 “폐기물 처리장 허가가 안 날 것 같으니 ‘창고형 임시보관소’라는 꼼수로 신청한 것 아니냐”며 “이름만 보관소일 뿐 사실상 폐기물 적치장으로 운영될 것이 뻔하며, 대형 트럭들이 오가며 내뿜을 먼지와 소음은 누가 책임지겠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번 갈등의 발단은 지난 10월 14일 열린 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였다. 당시 위원회는 ‘대로를 이용하지 않고 사도로 우회 진입할 것’을 조건으로 허가를 의결했다.
​하지만 본지 취재 결과, 실제 우회도로 개설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인 것으로 파악됐다. 업체 측이 이용해야 할 사유지 토지주와 시 환경부서 모두 우회로 조성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업체 측은 다시 대로변에서 대형 트럭이 직접 출입할 수 있도록 행정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민들의 공분을 샀다.

​주민들은 특히 해당 부지가 미군 반환공여지인 캠프 레드클라우드(CRC) 정문 인근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CRC는 향후 의정부의 미래를 책임질 핵심 개발 거점인데, 그 입구에 폐기물 시설이 들어서는 것은 도시 경쟁력을 스스로 깎아먹는 행위라는 지적이다.
​주민 대책위 관계자는 “시장은 인허가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항변하고 있는데, 그렇다면 시장 결재 없이 이런 중대한 사안을 진행한 관련 공무원들을 즉각 문책해야 한다”며 “교통사고 위험과 환경 오염을 초래할 이번 허가를 당장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한편, 허가를 신청한 ㈜A는 기존 파주에서 건설폐기물 수집·운반업을 하던 업체로 올해 상반기 의정부로 사업장을 이전했다.

​주민들의 반발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가운데, 의정부시가 주민들의 '허가 취소' 요구에 어떤 답변을 내놓을지 지역 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