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물 기준 적합만으로 안심할 수 있는가?
조희동 | 국장
입력 : 2025. 05. 18(일) 14:39
최근 인천광역시 상수도사업본부는 “2024년 한 해 동안 진행된 수도꼭지 수질검사 결과, 전 항목이 먹는물 수질기준에 적합했다”고 발표했다. 인천시의 수돗물, 일명 '인천 하늘수의 안전성과 품질을 강조한 이번 발표는 언뜻 보면 시민에게 희망적인 소식으로 들릴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바로 그 표현의 이면에 가려진 구조적 한계와 감춰진 의문점들이다. 과연 "기준 적합"이라는 말은 곧바로 "완전한 안전"을 의미하는가?
수질검사 결과가 기준에 '적합'하다는 표현은 분명 긍정적인 신호다. 그러나 이 ‘기준’ 자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냉정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현재 국내의 먹는 물 수질 기준은 환경부 고시에 따라 60여 개 항목에 대해 정해져 있다. 문제는 이 기준이 ‘최소한의 안전’을 담보하는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즉, ‘기준치 이내’라는 말은 ‘안전하다’는 뜻이 아니라, ‘아직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정도의 소극적 선언에 지나지 않는다.
더욱이 기준이 설정된 항목 외에도, 과학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미세플라스틱, 항생제·호르몬 잔류물, 정수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산물 등은 여전히 검사 대상에서 빠져 있다. 선진국 일부에서는 이미 규제 대상이 된 오염 물질이 한국에서는 아직 기준조차 마련되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다.
이번 발표에서 언급된 수질검사는 인천시 내 199개 수용가를 대상으로 총 2,568건이 진행됐다고 한다. 숫자만 놓고 보면 꽤 많은 검사처럼 보인다. 그러나 여기엔 중요한 맥락이 빠져 있다. 2024년 말 기준 인천의 급수 인구는 약 308만 명에 달한다. 이를 감안하면, 199개 지점이라는 표본이 도시 전체를 대표하기에는 지나치게 적다.
더욱이 이들 지점 중 대부분은 월 1회 검사를 원칙으로 했고, 일부 중점지역만 월 2회 검사에 그쳤다. 수돗물은 생활 속에서 매일 접하게 되는 필수 자원이며, 그 수질은 시간과 공간에 따라 민감하게 달라질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단편적이고 간헐적인 검사 방식이 과연 시민의 실질적인 음용 안전을 보장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또한, 이번 발표에서 구체적인 위치나 선정 기준, 샘플링 방법, 계절·기후 변수 등에 대한 설명이 생략된 점도 아쉽다. 수돗물 수질은 기온, 수압, 노후 배관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변동성이 큰데, 그에 대한 분석이 빠진 채 ‘기준 적합’이라는 결론만 강조하는 건 정책 홍보에 가까운 접근이라는 지적이 가능하다.
인천시는 과거 수돗물 문제로 시민의 깊은 불신을 자초한 바 있다. 2019년 ‘붉은 수돗물 사태’는 단순한 기술적 사고를 넘어 행정의 투명성과 대응 시스템에 대한 구조적 불신을 초래했다. 당시 시민 수천 명이 직접 피해를 겪었고, 교육기관과 복지시설까지 공급이 중단되는 심각한 사태가 벌어졌다.
이후에도 유충 수돗물, 불분명한 이물질 발견 사례 등 잦은. 수돗물 관련 이슈가 언론에 보도됐다. 이는 단지 수질 자체의 문제만이 아니라, 정보 은폐나 축소 발표에 대한 우려, 그리고 사후 대응의 미흡함이 빚어낸 사회적 불신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단순히 "검사 결과 적합"이라는 메시지만으로 시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까? 대다수 시민은 “이제는 말보다 데이터, 주장보다 투명한 정보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기준 적합’이라는 말은 법적으로 필요한 최소한의 조건을 만족했음을 의미할 뿐이다. 하지만 시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그 이상이다.
검사 항목의 확대하고 현재 검사 항목을 최신 과학기준에 맞게 정비하고, 미세오염물질도 포함해야 한다.
지속적이고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여야 한다. 정기적 검사만으로는 일시적인 오염이나 사고를 포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감시체계를 도입하여야 한다. 시민단체, 전문가, 지역 커뮤니티가 참여하는 제3자 수질감시단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검사 데이터의 실시간 공개하여 정제된 요약정보뿐 아니라 원자료(raw data)와 해석 방식도 시민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수돗물의 질은 시민 건강과 직결되는 민감한 사안이다. 한두 번의 검사에서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해서 “완전한 안전”이라 주장하는 것은 섣부르다. 진정한 신뢰는 오랜 시간 동안 투명하게, 정직하게, 꾸준히 입증된 노력에서 비롯된다.
인천하늘수는 그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것은 수치 너머의 현실을 직시하고,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감시와 관리체계를 갖추는 일이다. 지금이야말로 ‘수돗물에 대한 신뢰 회복’이라는 어려운 과제를 다시 진지하게 고민할 때다
수질검사 결과가 기준에 '적합'하다는 표현은 분명 긍정적인 신호다. 그러나 이 ‘기준’ 자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냉정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
현재 국내의 먹는 물 수질 기준은 환경부 고시에 따라 60여 개 항목에 대해 정해져 있다. 문제는 이 기준이 ‘최소한의 안전’을 담보하는 수준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즉, ‘기준치 이내’라는 말은 ‘안전하다’는 뜻이 아니라, ‘아직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정도의 소극적 선언에 지나지 않는다.
더욱이 기준이 설정된 항목 외에도, 과학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미세플라스틱, 항생제·호르몬 잔류물, 정수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산물 등은 여전히 검사 대상에서 빠져 있다. 선진국 일부에서는 이미 규제 대상이 된 오염 물질이 한국에서는 아직 기준조차 마련되지 않은 경우도 적지 않다.
이번 발표에서 언급된 수질검사는 인천시 내 199개 수용가를 대상으로 총 2,568건이 진행됐다고 한다. 숫자만 놓고 보면 꽤 많은 검사처럼 보인다. 그러나 여기엔 중요한 맥락이 빠져 있다. 2024년 말 기준 인천의 급수 인구는 약 308만 명에 달한다. 이를 감안하면, 199개 지점이라는 표본이 도시 전체를 대표하기에는 지나치게 적다.
더욱이 이들 지점 중 대부분은 월 1회 검사를 원칙으로 했고, 일부 중점지역만 월 2회 검사에 그쳤다. 수돗물은 생활 속에서 매일 접하게 되는 필수 자원이며, 그 수질은 시간과 공간에 따라 민감하게 달라질 수 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단편적이고 간헐적인 검사 방식이 과연 시민의 실질적인 음용 안전을 보장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또한, 이번 발표에서 구체적인 위치나 선정 기준, 샘플링 방법, 계절·기후 변수 등에 대한 설명이 생략된 점도 아쉽다. 수돗물 수질은 기온, 수압, 노후 배관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변동성이 큰데, 그에 대한 분석이 빠진 채 ‘기준 적합’이라는 결론만 강조하는 건 정책 홍보에 가까운 접근이라는 지적이 가능하다.
인천시는 과거 수돗물 문제로 시민의 깊은 불신을 자초한 바 있다. 2019년 ‘붉은 수돗물 사태’는 단순한 기술적 사고를 넘어 행정의 투명성과 대응 시스템에 대한 구조적 불신을 초래했다. 당시 시민 수천 명이 직접 피해를 겪었고, 교육기관과 복지시설까지 공급이 중단되는 심각한 사태가 벌어졌다.
이후에도 유충 수돗물, 불분명한 이물질 발견 사례 등 잦은. 수돗물 관련 이슈가 언론에 보도됐다. 이는 단지 수질 자체의 문제만이 아니라, 정보 은폐나 축소 발표에 대한 우려, 그리고 사후 대응의 미흡함이 빚어낸 사회적 불신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단순히 "검사 결과 적합"이라는 메시지만으로 시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까? 대다수 시민은 “이제는 말보다 데이터, 주장보다 투명한 정보 공개”를 요구하고 있다.
‘기준 적합’이라는 말은 법적으로 필요한 최소한의 조건을 만족했음을 의미할 뿐이다. 하지만 시민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그 이상이다.
검사 항목의 확대하고 현재 검사 항목을 최신 과학기준에 맞게 정비하고, 미세오염물질도 포함해야 한다.
지속적이고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하여야 한다. 정기적 검사만으로는 일시적인 오염이나 사고를 포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시민이 직접 참여하는 감시체계를 도입하여야 한다. 시민단체, 전문가, 지역 커뮤니티가 참여하는 제3자 수질감시단이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검사 데이터의 실시간 공개하여 정제된 요약정보뿐 아니라 원자료(raw data)와 해석 방식도 시민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수돗물의 질은 시민 건강과 직결되는 민감한 사안이다. 한두 번의 검사에서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해서 “완전한 안전”이라 주장하는 것은 섣부르다. 진정한 신뢰는 오랜 시간 동안 투명하게, 정직하게, 꾸준히 입증된 노력에서 비롯된다.
인천하늘수는 그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것은 수치 너머의 현실을 직시하고, 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감시와 관리체계를 갖추는 일이다. 지금이야말로 ‘수돗물에 대한 신뢰 회복’이라는 어려운 과제를 다시 진지하게 고민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