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조희동 기자] 인천광역시교육청이 발표한 2025년도 자체 감사 계획은 청렴하고 적극적인 교육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교육 현장을 지원하는 ‘소통 감사’, 비리 발생을 사전에 차단하는 ‘예방 감사’, 공정성을 강조하는 ‘청렴 감사’, 그리고 교육공동체와 함께하는 ‘열린 감사’를 핵심 방향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이 계획이 실제 교육 현장에서 얼마나 실효성을 가질지는 의문이다. 감사 방식이 매년 유사한 틀을 반복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교육계의 청렴도 문제나 행정 비효율성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 단순히 기존 정책을 다듬는 것만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감사가 단순한 절차적 과정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교육 현장에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이번 감사 계획에서 교육청은 종합감사, 및 학교 자율감사를 시행해 교육 현장을 지원하고 개선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감사 방식은 매년 유사한 형태로 진행되어, 왔으며 교육 현장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는 데 한계를 보여왔다.

‘맞춤형 감사’라는 개념도 현실적으로 얼마나 적용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학교와 교육지원청, 직속 기관의 상황은 제각기 다른데, 기존 감사 방식이 단순한 체크리스트 점검 수준에 머무른다면 실질적인 개선으로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다. 또한, 감사가 단순히 잘못을 찾아내는 방식에 머문다면, 교육기관이 행정 처리에 대한 부담만 느낄 가능성이 크다.

진정으로 ‘소통 감사’를 실현하려면, 단순한 점검과 처벌이 아니라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실질적인 개선책을 함께 마련하는 방향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교육청이 강조하는 ‘소통 감사’는 결국 형식적인 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다.

교육청은 이번 감사 계획에서 ‘2024년 청렴도 평가 결과’를 반영해 ‘청렴·반부패 정책 추진 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시민 감사관 제도 및 감사 처분 기준 정비를 통해 감사 운영의 투명성, 공정성, 수용성을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러한 청렴 정책이 실제로 공직사회의 인식을 바꾸고,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가져올지는 미지수다. 청렴 정책과 반부패 대책은 이미 수년 전부터 시행되고 있지만, 공직사회의 청렴도는 기대만큼 높아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감사 부담으로 인해 공무원들이 소극적인 행정을 택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시민 감사관 제도를 강화하는 것이 감사의 공정성을 확보하는 방법이 될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하다. 외부 감사관이 참여함으로써 감사의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시민 감사관의 전문성과 감사의 실효성을 어떻게 담보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단순히 제도를 도입하는 것만으로 청렴도가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감사 처분 기준 정비도 마찬가지다. 감사 기준이 너무 엄격해지면 공직자들이 행정 부담을 느껴 적극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결국 이러한 변화가 실제로 교육 현장의 청렴도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지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교육청은 공무원의 적극적인 업무 수행을 장려하기 위해 적극 행정 관련 제도를 홍보하고, 인센티브 및 면책 부여 등의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공무원 사회에서 ‘적극 행정’이라는 개념은 여전히 모호하다. 교육청이 ‘적극 행정을 장려하겠다’고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행위가 ‘적극적’인 것인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제시되지 않았다.

문제는 공무원들이 적극적으로 행정을 수행하려 해도, 감사 부담으로 인해 오히려 보수적인 태도를 취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행정 실수나 작은 오류가 감사에서 문제로 지적될 경우, 공무원 개인에게 책임이 돌아오는 사례가 빈번하다.
이러한 현실에서 ‘적극 행정 인센티브 제공’이라는 정책이 실제 효과를 거둘 수 있을까? 단순히 인센티브를 준다고 해서 공무원들이 갑자기 적극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감사 과정에서 적극 행정이 불이익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명확한 면책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교육청은 비리 관련 공무원에 대해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공정하고 청렴한 교육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감사가 지나치게 징계 중심으로 운영될 경우, 감사의 형평성 문제와 더불어 교육 행정의 경직성이 심화될 우려가 있다. 특히, 비리와 단순한 행정 실수를 명확히 구분하지 않으면 감사가 공직자들의 업무 부담만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과거에도 일부 교직원들은 작은 행정 실수로도 과도한 처분을 받은, 반면 고위직 공무원의 비위는 상대적으로 느슨하게 처리된 사례가 있었다. 따라서 ‘무관용 원칙’이 공정하게 적용되려면, 비위의 정도에 따른 명확한 감사 기준을 마련하고, 절차적 공정성을 확보해야 한다.
감사의 목표가 단순히 ‘징계’와 ‘처벌’이 아니라, 실제로 교육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고 개선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이를 위해 교육청은 다음과 같은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

첫째 단순한 지적이 아니라, 감사 후 개선 방안을 함께 마련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어야 하며 일률적인 감사 방식이 아닌, 학교 및 기관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감사가 적용되어야 한다
둘째 보여주기식 정책이 아니라, 실제 공직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청렴 정책을 마련하고 시민 감사관 제도의 실효성을 높일 방안 고민해야 한다.
셋째 공무원이 감사 부담 없이 적극적으로 행정을 수행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 제공하여 행정 실수와 비리를 명확히 구분하는 기준 마련도어야 한다.
넷째 고위직과 일반 공무원 모두에게 동일한 감사 기준 적용, 감사 과정에서 절차적 공정성을 확보하는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다섯째 교육청이 ‘신뢰와 존중의 감사’를 강조하는 만큼, 형식적인 감사 운영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

때문에, 교육청은 지금까지 반복된 정책이 아닌,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개선책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