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목탁(木鐸)하면 생각나는 것이 바로 절(사찰)이다. 깊은 산속에 자리한 절간 등에 퍼지는 목탁 소리는 고요함과 대비되어 신비감을 배가시킨다. 목탁 소리를 듣는 것만으로도 영혼이 맑아지고 마음이 깨끗해진다.

목탁은 사찰(절)에서 예불을 드릴 때 사용하는 도구지만 옛날에는 대중의 관심을 집중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했던 것이다. 백성들에게 중요한 것을 알릴 때 군사(軍事)적인 것은 금탁(金鐸)을, 교육이나 문사(文事) 또는 법령을 공표할 때는 목탁을 두드려 궁중들을 모이게 했다. 그런 연유로 오늘날 언론을 ‘사회의 목탁’이라 일컫게 되었다. 언론의 공정성이 위기 수준에 도달하지 않도록 경종을 울려 사회를 올바르게 깨우쳐주고 이끌어 달라는 뜻인 줄도 모르겠다.

언론이 ‘사회의 목탁’이라면 경찰은 ‘민중의 지팡이’이다. 지팡이는 주로 힘없는 노인이나 환자,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에게 없어서는 안 될 생명과도 같은 것이다. 그래서 경찰은 어렵고 힘든 사람들을 돕는다는 의미로 지팡이에 비유했고, 지팡이는 경찰의 상징이 되었다. 언론이 정의를 위해 올곧은 목소리를 내는 목탁이라면 경찰은 힘없는 국민을 지켜주는 지팡이 인 것이다.

언제부터인지 우리나라 언론이 한 때 권력의 편에 서서 진실을 왜곡했던 적도 있었다. 거짓도 진실이 되는 권력의 속성에 빠져, 국민의 품을 떠나 권력의 손에서 인형 마술 놀이를 했던 것이다. 언론 모두가 그렇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사회 그늘지고 어두운 구석구석을 헤집어 불의를 고발하고, 쓴소리를 거침없이 내뱉은 신문도 있었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광고주와 싸우며 진실규명에 운명을 걸었던 일부 언론사도 있었던 것이다. 달동네를 찾아 홀로 사는 어른들을 돌봐온 경찰도 있고, 정의롭지 못한 권력에 맞서 자신을 희생양으로 양심선언을 한 언론인도 있었다.

그러나 국민들이 선뜻 언론과 경찰을 믿지 못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일제강점기와 군사정권 때, 권력의 뒤에서 과잉 충성을 한 일부 사람들 때문이다. 권력에 한없이 약하고 출세에 눈이 멀었던 사람들 때문이다. 그렇다면 오늘날 우리의 언론과 경찰은 어떠한가? 참으로 많이 달라졌다. 국민의 편에 서서 권력과 불의에 맞서 싸우는 언론과 경찰이 많아진 것이 고무적인 현상이다.

누구나 견해와 노선은 서로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술을 물이라고 하는 극우 유튜버는 참으로 나쁘다. 편향된 시각을 가진 언론, 권력의 보호막 노릇만 하는 경찰은 목탁도 지팡이도 결코 아니다. 언론과 경찰의 임무는 오직 진실과 정의의 편에 서서 국민을 위해 목탁과 지팡이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

지금 국가는 12.3 비상계험 이후 나라가 큰 혼란의 와중에 서있다. 일부 편파적인 보도와 극우 유튜버가 정도를 넘고 민중의 지팡이가 민중을 향한 몰매가 되기도 한다. 이런 때일수록 더더욱 세상을 향해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는 거짓 없는 목탁 소리와 의지할 수 있는 든든한 지팡이가 애타게 그리워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