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일보] AI시대 세계를 선도적으로 끌어 나가기 위해서는 다른 나라에서 하지 못하는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가야 한다.이를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기술혁신과 인재양성 쌍두마차다.

미래 성장동력이 되고있는 인공지능이 기술 패권 경쟁에서 뒤지기 시작하면 경제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날개 달고도 추락할 수 있다.

얼마 전 몇개 대학에서 비대면 중간고사를 치뤘다. 학생들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하여 답안을 작성했다가 부정행위로 적발되었다. 언론과 일부 대학에서는 시험을 대면으로 전환하고 단속과 처벌을 강화하라고 한다.

반면에 일본 명문 사립대 계요대학(게이오기주쿠대학)에서는 AI를 활용하여 답안을 작성해도 무방하다고 공개하고 AI를 참고로 작성한 답안을 다시 교수가 검토한다고 한다.

AI의견과 학생의 의견을 절충하여 바람직한 답안이 작성되었는지 검토하는 것이다. 우리는 자기 자신만이 가지고 있는 개성과 정체성까지 AI에게 빼앗겨서는 안된다. AI에게 무엇을 물어도 척척 답하고 궁금증도 해소해 주도록 동기화된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창의성과 상상력, 자율성이 의존적으로 변해 갈 것이다.

경기도 교육청은 인공지능 학습 플랫폼 홍보영상에서 교사를 AI에 비해 부족하고 의존적인 존재로 묘사해 논란이 되고 있다. 초중고 일부 과목에 대한 학생 답안을 교사는 잘못 설명하는 반면 AI는 설명을 명쾌하게 잘하는 동영상이었다.

교육계에서는 AI시대 우려했던 사태가 터졌다는 반응이다. AI도입이 전국적으로 가속화되면 이런 사태는 더욱 거세질 수 있다며 교사의 전문성과 역할에 대해 고민할 시점에 와있는 것 같다고 말한다.

경찰 내에서도 생성형 인공지능이 도입되어 수사 과정에서 진술조서 정리와 증거분석, 압수수색 영장신청서 작성 등을 활용할 수 있게됐다. 판례도 수백 개에서 수천 개를 10분 만에 요약할 수 있다. 그럼에도 우려되는 것은 피의자와 피해자의 개인정보가 외부로 유출되는 경우다.

과연 AI시스템이 개인정보를 해킹으로부터 완벽히 차단할 수 있을까. 정부에서 운영하는 민원시스템과 금융기관에서 운영하는 시스템에서도 유출되는 것을 볼 때 우려를 금치 못하는 이유다. AI기술을 악용하여 이익을 챙기려는 범죄집단도 발생하고 있다.

유명연예인이나 유명 인사들의 얼굴을 생성하여 이익 수단에 활용하여 사회적으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이것은 본인의 동의 없는 초상권 침해이고 저작권 침해이다.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하여 유튜브나 온라인 매체에서 상행위에 왜곡된 채 활용하는 것은 엄격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

또한 의료현장에서도 인공지능 기술이 빠르게확산되며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다. 영상진단 보조, 병리검사, 진료보조, 기록 자동작성, 로봇수술, 환자 모니터링, 맞춤형 치료, 챗봇 등은 현재 활용 중이거나 앞으로 폭넓게 활용될 전망이다.

21세기 노동시장은 AI가 주도해 나갈 것이다. 이에 맞춘 대안이 절실히 요구되는 때다. AI가 쓴 글이 신문에 실리고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며 책으로 출간된다. 그러나 내 감정과 생각, 느낌까지는 표현할 수 없다.

이것은 AI가 한계를 갖는 결핍이다. 사람의 정신은 체험과 감정, 상처와 느낌이다. 인공지능이 만들어 내지 못하는 것을 우리 인간은 만들 수 있다. 손으로 써내려 가는 내 정신력이 깃든 글을 빠르고 느리게 또는 집중과 몰입을 그리고 사고의 폭을 줄이고 늘려 나갈 수 있다. 옷을 만들어 나만의 색상과 스타일을 선택하여 입고 내 정신과 철학이 깃든 글쓰기를 AI는 구현해 낼 수 없다.

AI에 의존성이 습관화되면 나의 창의성과 상상력, 자율성은 서서히 퇴행될 것이다. 반면에 종이책을 손가락에 침 묻혀 넘기며 천천히 읽어 갈때 나의 느림과 몰입은 내 정신력의 세계를 더욱 트이게 만들 것이다. 새로운 문으로 들어설 때는 적응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을 정하고 능동적인 자세를 갖추어 자신 있게 나아갈 때 그 모든것은 내 것이 될 것이다.

시인/안수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