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수형] 새벽배송이 평일 장보기 어려운 맞벌이 부부, 워킹맘, 자영업자들에게 생활 필수 인프라로 자리매김 되었다. 특히 맞벌이 하는 부부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앱중에 하나가 배달앱이라고 한다.

직장에 다니고 있는 가정주부가 장보러 다니기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자영업자와 일부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장을 보고 오는 사람도 있지만, 지금은 언제 어디서나 배달앱으로 필요한 식재료를 손쉽게 구할 수 있어 편리해졌다.

밤늦게 배달을 주문해도 다음 날 새벽이면 집 문 앞에 소리 없이 와있다. 가족 모두가 잠든 사이 도착한 신선한 식재료는 곧바로 요리해서 먹을 수 있다. 반면에 배송하는 직원들은 새벽 시간대 근무로 인해 피로도와 안전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노동환경이 열악하다는 것이다.

피로에 누적된 배송직원이 벌써 여럿 죽었다.일부에서는 택배 배송 노동자의 안전사고를 고려하여 새벽배송을 전면 금지하자는 제안으로 사회적 논쟁이 되고 있다. 반면에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어 새벽배송을 희망하는 직원도 다수 있다.

살인을 부를 정도로 피로도가 쌓인다면 문제지만, 지금까지 새벽배송으로 식재료를 손쉽게 구입해 편리하게 이용한 많은 국민들에게 일상생활이 된 것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동안 새벽배송으로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가족의 식사를 책임져 왔던 가정주부는 직장도 안전하게 다닐 수 있었다. 물론 식재료 주문 마감 시간이 빨라서 한번 주문한 물건을 다시 변경 주문하기가 어렵고, 지방과 도서 지역은 서비스가 제한적이라는 점도 한계다.

또 일반 배송보다 물류 인력과 차량 운행비가 추가되어 배송비가 비싼편이기도 하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새벽배송이 국민편의 입장에서 보완되었으면 좋겠다.

물론 소비자들의 편익에 가려져 배송 기사들의 건강권 문제가 지나쳐서도 안 될 것이다. 국제 암연구센터에서는 야간 노동을 발암물질로 규정하기도 했다. 일부 선진 국가에서는 근로자들의 건강권을 찾기 위해 야간 노동을 금지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근로기준법은 야간이나 휴일 근무수당을 1ㆍ5배나 더 많이 지급하기 때문에 새벽배송 노동자들이 무리하게 일하다 사고를 당하기도 한다.

노동자들은 휴식보다 고수익을 원하는 사람이 많다. 이 지점에서 정부가 나서서 소비자의 편리와 노동자의 과로 사이를 중재하여야 할 것이다. 따라서 새벽배송 전면 금지보다는 새벽시간대 배송직원 수를 보강하고 근로 시간을 줄여 피로도를 낮추고 건강검진을 강화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것이다.

또 식재료를 제외한 공산품 등에 대해서는 낮시간대로 새벽배송 품목을 줄이는 방법도 있다. 새벽잠이 많은 직원도 새벽운송을 기피 할 것이다. 새벽근로를 희망하는 직원을 우선 투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양쪽 모두가 흡족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을 모색하여 법과 제도를 보완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새벽배송이 주는 편리함과 신선도는 강점인 반면 비용, 환경, 노동문제 측면에서는 개선해야 할 과제다. 새벽배송의 명암(明暗)이 어려워보이기도 하지만, 정부와 노사가 함께 머리를 맞댄다면 실효적 해법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시인/안수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