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이영준 기자] 대구시 달서구의회 건전재정확립 특별위원회 정순옥 의원이 15일 오전 10시 본회의장에서 달서구의 재정건전성을 위협하는 공약과 공모사업의 구조적 문제에 있어서 집행부를 상대로 냉정한 쓴소리를 던졌다.

이날 정 의원은 "달서구는 ‘1조 예산 시대’를 자랑하지만 복지비, 일반행정비 등 75%를 제외하면 가용재원은 2,800억 원 수준으로 매우 제한적이다. 이마저도 무리한 공약사업과 공모 매칭에 우선 투입되어 재정은 견디기 어려운 구조가 되었고, 민선 8기 공약사업은 59건으로 총 5,565억 원이 소요됐다"면서 "이 중 국비는 23%뿐이며, 약 40%를 구비로 충당해야 한다. 전액 구비 사업도 14건이나 차지하며, 구비 50% 이상인 사업은 37건, 단일 사업에 303억 원 이상 투입되는 사례도 있다"고 실효성의 문제를 비판했다.

정 의원은 "달서천체과학관은 구비 7억 원이 투입됐으나 외부 재원을 확보하지 못하는 동안 총사업비가 50억 원 가까이 치솟았다. 이 변경분은 모두 구비로 부담해야 해 현재 미확보된 국비까지 모두 받는다 해도 총 124억 원의 구비가 소요 됨"을 강조하면서 "공약사업이란 이유로 중단하지 못하는 사업들은 결국 탁상공론으로 만들어진 겉치레 행정과 구민의 소중한 구비만 낭비할 뿐"이라고 덧붙였다.

“공약 실현을 위해 공모사업을 수단화하고, 실패해도 구비로 강행하는 구조가 지방재정을 파탄낸다”는 전문가들의 엄중한 조언의 예를 벽면에 준비된 도표 화면으로 설명했던 정 의원은 "갈수록 위축되는 재정 여건 속에서 이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고 집행부를 질책했다.

정 의원은 "구비 60% 이상 또는 20억 원 이상 고액 공약사업은 축소·유예를 확정하고, 운영비가 반복적으로 드는 사업은 최소화해야 한다. 공모사업은 총괄 관리체계 즉 컨트롤타워를 세워야 한다. 공약·공모사업에 구비 부담 상한선을 설정하여 설계 변경이나 사업 지연으로 인한 예산 증액을 사전에 차단하고 과도한 재정 투입을 방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정 의원은 "지금 달서구에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약속이 아니라, 감당이 가능한 약속이다. 즉시 공약·공모사업 예산을 정리하고 재정 구조를 획기적으로 재편할 것"을 집행부에 5분자유발언으로 강력히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