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창하고 거대한 숲을 만드는 데는 우리의 한평생을 쏟아부어도 완성하기 어렵지만 그 숲을 망가뜨리는 데는 하루를 사는 하루살이보다도 짧은 시간이 걸린다. 수십 년 걸쳐 피와 땀으로 이루어 낸 경제적 민주주의와 평화도 무너지는 데는 한순간이다.

아무 대가 없이 일상적으로 마시는 공기도 고마운지 모르고 마시듯이, 민주주의도 고마운 줄 모르고 살아간다면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여실히 봤다. 민주주의가 독재자의 손에 들어가게 되었을 때는 민주주의와 경제는 국민 손을 떠나 독재자 한 사람이 주는 만큼 통제와 관리를 받으며 살아야 한다.

금번 G7에서 4대 강국과의 만남은 세계국가들과 정상외교의 첫 발걸음이었다. 맨 먼저 일본 이시바 총리를 만나 “작은 차이를 넘어 협력관계로 나아가자” 그리고 “관세 등 국제 경제에 대해서는 양국 간의 당면한 현안에 대해 함께 대응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외교 관문을 성공적으로 열었다는 평가다.

새 정부의 기조인 양극화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경청과 균형의 틀을 끝까지 가지고 가기 위해서는 전 정부에서 보인 이념과 극우적인 보습은 과감히 지양해야 한다. 어느 한 편에 서서 국정을 이끌어 가는 것은 국민의 갈등과 부정부패를 부추기고 국가 경제는 파탄 날 것이다. 모든 국민의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는 갈등과 분열은 끝내고 통합을 끌어내야 한다.

2025년 올해는 광복 80주년이고 6.25전쟁 75주년이자 6.15남북 공동선언 25주년을 맞는 해다. 우리는 아직도 기쁘게 맞아야 할지 분단의 80년을 아파해야 할지, 양 갈래의 길에서 서성거려야 한다. 그런 가운데서도 시련이 닥칠 때마다 하늘은 우리에게 항상 기회와 평화를 선물했다. 올해가 위기를 기회로 극복하는 새 정부가 되었으면 좋겠다.

지금 가장 시급한 것이 민생경제 안정인 만큼 당장 실현가능한 것부터 국민 피부에 닿는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 그리고 내란 청산을 정치 보복이라는 프레임에 갇히는 누를 범한다면, 두 가지 모두 잃을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지나친 열정으로 과유불급과 교각살우의 우(愚)를 범해서도 안 될 것이다. 정치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 아무리 달콤하고 매력적인 말로 서사를 늘어놓아도 진정성 있는 노력이 보이지 않는다면 공중에 뿌려진 헛구호에 그치고 말 것이다. 국민의 작은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실천하는 모습을 보일 때 용인도 관용도 허용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국록을 받는 공직자는 한 사람 한 사람의 위치가 중요하다. 국민의 건강과 안전, 안정과 평화를 이루어 내야 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새 정부는 모든 공직자가 혼연일치되어 국가 재건과 국민 불안 해소에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

극한 호우로 장마가 시작된다. 예년보다 빠르게 시작되는 장마에 치를 떠는 국민은 매년 반복되는 지하 단칸방과 비닐하우스 등 서민들의 주거 삶이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새 정부가 출범하자마자 독재 정권의 피해자라며 사면 복권 대상자를 논하고, 부정선거에 대해서는 투명성을 높이는 계기로 삼아야지, 무시하는 처사로 일관하는 오류를 범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국민은 새 정부에 거는 기대가 크다. 그만큼 부응하기 위해서는 공직자들도 전 정부의 틀을 벗어나 새로운 국가를 건설하겠다는 각오로 국민 속에 파고들어 걷는 발걸음마다 의미 있는 걸음이 되었으면 좋겠다. 새 정부는 이 위기를 극복해야 하는 절체절명 순간을 놓쳐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