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민기 기자] 서울에서 열린 '주한외국인과 함께하는 통일준비 아카데미' 참석자 전체 사진(남북통일운동국민연합 제공)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에 대한 국제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한 ‘주한외국인과 함께하는 통일준비 아카데미’가 지난 30일 서울 은평구 서울기록원 컨퍼런스룸에서 개최됐다.

(사)남북통일운동국민연합(이하 국민연합)이 주최하고, 주한 외국인, 탈북민, 청년, 서울 시민이 함께 통일의 미래를 모색하는 자리로 마련됐으며, 전북, 경주, 광주, 강원, 경기 등에서 개최된 지역별 프로그램에 이어 서울에서는 처음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약 60명의 시민과 외국인이 참석해 뜨거운 관심을 나타냈다.

이상호 서울시 사무처장의 사회로 시작된 행사는 국민의례에 이어 박영배 국민연합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통일이 우리 삶과 관계없는 일처럼 여겨지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다”고 전했다. 이어 박 회장은 “통일은 특정 계층의 몫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갈 미래이자, 우리 다음 세대의 삶의 터전과 직결된 중대한 과제”임을 강조하며 “오늘 이 자리가 통일 문제를 우리의 현실로 끌어당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옥윤호 국민연합 서울시 상임고문은 환영사에서 “이제 통일은 남북 간 문제가 아닌 전 인류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이며, 특히 외국인과의 공감대가 필수적”이라고 밝혔고, 서울시평화대사협의회 김주섭 회장은 “통일은 미래세대와 다양한 문화권의 이해가 함께 어우러질 때 실현 가능한 과제”라고 말하며 참석자들을 격려했다. 남북통일정책연구원 송광석 원장은 축사에서 “북한의 현실을 정확히 인식하고, 자유민주주의에 기반한 통일 해법을 고민하는 것이 바로 오늘 행사의 핵심”이라며 통일준비의 방향을 제시했다.

주제발표에서는 김학영 박사(남북통일정책연구위원, 북한학박사)가 ‘북한 체제 특성과 세습과정 분석’이라는 주제로, 북한의 정치 구조와 권력 세습의 본질, 남북관계에 미치는 구조적 문제들을 체계적으로 분석하며 큰 주목을 받았다. 이어진 패널 토론에서는 탈북민 출신 림일 작가가 북한 체제의 억압성과 통제 시스템의 실상을 생생하게 전하며, “정보와 진실을 통한 내면의 변화가 통일의 핵심”이라고 강조했고, 청년 대표 장지혜 씨는 “청년 세대의 통일운동은 서로 다름을 이해하고 공론의 지점을 찾아가는 과정이어야 한다”며 “세대문화에 어울리는 통일 이야기, 여성의 목소리가 담긴 통일 이야기, 그리고 관계의 회복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주한외국인과 함께하는 통일준비 아카데미'에 참석한 토론 참석자 기념사진(남북통일운동국민연합 제공)

노다 고우지 주한외국인 대표는 “대한민국 인구의 5%를 넘는 주한외국인은 북한이 변화하는 지금, 남북 간 중간자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며 “외국인이 한국의 문화와 정신을 이해하게 될 때 통일운동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자유 질의응답 시간에서는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를 주제로 열띤 논의가 이어졌으며, 통일에 대한 시민들의 주체적 시각과 실천적 관심이 돋보였다.

국민연합 측은 “이번 서울 행사를 통해 수도권 시민과 외국인 거주자들이 통일 문제를 자신의 일로 인식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계층과 지역을 아우르는 통일 준비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