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칠판 리베이트’ 사건과 인천시의회의 침묵
조희동 | 국장
조희동 기자입력 : 2025. 04. 27(일) 14:58
지난 몇 달간 인천시 정치권을 흔든 '전자칠판 리베이트' 사건은 단순한 부패 사건이 아니다. 그것은 지방자치의 근간을 흔드는 도덕적 붕괴이며, 제도적 미비와 정치적 책임 회피가 만들어낸 구조적 실패다.
이번 사건의 중심에는 인천시의회 소속 S의원, J의원이 있다. 이들은 현직 중학교 교감과 공모하여, 특정 업체가 전자칠판을 학교에 납품하도록 돕는 대가로 3억 8천만 원의 리베이트를 요구하고, 그 중 2억 2천만 원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됐다. 납품 대가로 돈을 받는 행위는 명백한 직권남용과 뇌물수수다. 하지만 이 사건이 더 큰 파장을, 불러온 이유는, 단순히 두 의원의 범죄 혐의 때문만은 아니다.
사건이 세상에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인천시의회는 ‘법원의 1심 판결’을 기다리겠다며 윤리특별위원회(윤리특위) 개최를 미루고 있다. 이는 시민들 눈에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이미 두 의원은 지방자치법 제44조에서 명시한 ‘청렴 의무’를 저버렸고, ‘지방의회의원으로서의 품위’를 심각하게 훼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 없이 시간을 끌고 있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두 의원의 정치 생명을 의회가 방패막이 해주는 셈이다.
더 황당한 사실은 따로 있다. 두 의원은 구속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의정비를 그대로 받고 있다는 점이다. 이 시점에서 시민의 분노는 절정에 이른다. 교도소에 있는 사람에게 시민의 세금으로 지급되는 수백만 원의 월급. 이 장면은 지방자치가 얼마나 현실과 괴리되어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가능한가. 인천시의회는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를 경험한 바 있다. S의원이 음주운전 혐의로 윤리특위에 회부되었을 당시에도 의회는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었지만, ‘의정비 지급 중단 조례’는 결국 제정하지 않았다. 그 결과, 지금 우리는 동일한 실수를 반복하고 있는 셈이다.
이번 사건은 몇몇 개인의 도덕적 타락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이면에는 제도적 허점, 감시 시스템의 부재, 정치권의 내부 자정 능력 부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의원은 시민의 권한을 위임받아 행정 감시와 정책 제안을 수행해야 한다. 그러나 이 권한이 사익 추구의 수단으로 변질될 경우, 가장 큰 피해자는 결국 시민이다.
이번 사건에서 그 피해는 명확하다. 공정하게 납품 경쟁에 나선 업체는 배제되었고, 교육 현장은 부패한 의사결정의 결과물을 떠안아야 했다. 게다가 구속된 의원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세금을 통해 월급을 받고 있다. 시민이 느낄 허탈감과 박탈감은 말로 다 할 수 없다.
의회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 행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함으로써 시민의 권익을 보호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지금 인천시의회는 그 기능을 정지한 채, 사실상 자기 조직 보호에 몰두하고 있다. 윤리특위는 왜 존재하는가? 징계 대상이 구속되었는데도 회의 한 번 열지 못하는 위원회라면, 그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다. 인천시의회는 지금이라도 다음과 같은 조치를 즉각 시행해야 한다.
윤리특별위원회를 즉시 소집하여 두 의원의 제명 절차를 개시하여야 하며. 법원 판결을 핑계 삼아 미루어야 할 이유가 없다. 이미 이들은 의원으로서의 최소한의 윤리 기준을 위반했으며, 지방자치의 신뢰를 훼손한 책임이 분명하다.
따라서 구속된 의원에 대한 의정비 지급 중단 조례’를 조속히 제정해야 한다. 현재의 공백은 제도적 방치이며, 같은 일이 반복되도록 방조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시민의 세금은 시민을 위한 데 쓰여야 한다. 범죄 혐의자에게 쓰여서는 안 된다.
이와함께 시의회 차원의 공식 사과와 제도 개선 약속이 필요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침묵이 아닌 책임 있는 태도다. 침묵은 공범과 다르지 않다.
이제 선택은 인천시의회에 달려 있다. 부패를 방조하고 침묵할 것인가, 아니면 스스로 자정 능력을 증명하고 시민의 신뢰를 회복할 것인가. 인천시민들은 이 사태의 전개를 끝까지 주시할 것이다. 지방정치는 지역 시민들의 권한을 위임받은 자리다. 책임을 다하지 않는 권한은 특권이 될 수밖에 없다. 지방의원은 ‘작은 정치’가 아니다. 오히려 우리의 삶과 가장 가까운 정치다. 그만큼 더 높은 윤리 기준과 책임이 요구된다.
이 사건을 단순히 ‘또 하나의 비리 사건’으로 흘려보내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기억하고, 행동할 때 비로소 정치도 변한다.
이번 사건의 중심에는 인천시의회 소속 S의원, J의원이 있다. 이들은 현직 중학교 교감과 공모하여, 특정 업체가 전자칠판을 학교에 납품하도록 돕는 대가로 3억 8천만 원의 리베이트를 요구하고, 그 중 2억 2천만 원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됐다. 납품 대가로 돈을 받는 행위는 명백한 직권남용과 뇌물수수다. 하지만 이 사건이 더 큰 파장을, 불러온 이유는, 단순히 두 의원의 범죄 혐의 때문만은 아니다.
사건이 세상에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인천시의회는 ‘법원의 1심 판결’을 기다리겠다며 윤리특별위원회(윤리특위) 개최를 미루고 있다. 이는 시민들 눈에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 이미 두 의원은 지방자치법 제44조에서 명시한 ‘청렴 의무’를 저버렸고, ‘지방의회의원으로서의 품위’를 심각하게 훼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 없이 시간을 끌고 있다는 것은, 결과적으로 두 의원의 정치 생명을 의회가 방패막이 해주는 셈이다.
더 황당한 사실은 따로 있다. 두 의원은 구속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의정비를 그대로 받고 있다는 점이다. 이 시점에서 시민의 분노는 절정에 이른다. 교도소에 있는 사람에게 시민의 세금으로 지급되는 수백만 원의 월급. 이 장면은 지방자치가 얼마나 현실과 괴리되어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그렇다면 왜 이런 일이 가능한가. 인천시의회는 과거에도 비슷한 사례를 경험한 바 있다. S의원이 음주운전 혐의로 윤리특위에 회부되었을 당시에도 의회는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있었지만, ‘의정비 지급 중단 조례’는 결국 제정하지 않았다. 그 결과, 지금 우리는 동일한 실수를 반복하고 있는 셈이다.
이번 사건은 몇몇 개인의 도덕적 타락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오히려 그 이면에는 제도적 허점, 감시 시스템의 부재, 정치권의 내부 자정 능력 부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방자치단체의 의원은 시민의 권한을 위임받아 행정 감시와 정책 제안을 수행해야 한다. 그러나 이 권한이 사익 추구의 수단으로 변질될 경우, 가장 큰 피해자는 결국 시민이다.
이번 사건에서 그 피해는 명확하다. 공정하게 납품 경쟁에 나선 업체는 배제되었고, 교육 현장은 부패한 의사결정의 결과물을 떠안아야 했다. 게다가 구속된 의원은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세금을 통해 월급을 받고 있다. 시민이 느낄 허탈감과 박탈감은 말로 다 할 수 없다.
의회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 행정부를 견제하고 감시함으로써 시민의 권익을 보호하는 것 아닌가? 그런데 지금 인천시의회는 그 기능을 정지한 채, 사실상 자기 조직 보호에 몰두하고 있다. 윤리특위는 왜 존재하는가? 징계 대상이 구속되었는데도 회의 한 번 열지 못하는 위원회라면, 그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다. 인천시의회는 지금이라도 다음과 같은 조치를 즉각 시행해야 한다.
윤리특별위원회를 즉시 소집하여 두 의원의 제명 절차를 개시하여야 하며. 법원 판결을 핑계 삼아 미루어야 할 이유가 없다. 이미 이들은 의원으로서의 최소한의 윤리 기준을 위반했으며, 지방자치의 신뢰를 훼손한 책임이 분명하다.
따라서 구속된 의원에 대한 의정비 지급 중단 조례’를 조속히 제정해야 한다. 현재의 공백은 제도적 방치이며, 같은 일이 반복되도록 방조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시민의 세금은 시민을 위한 데 쓰여야 한다. 범죄 혐의자에게 쓰여서는 안 된다.
이와함께 시의회 차원의 공식 사과와 제도 개선 약속이 필요하다. 지금 필요한 것은 침묵이 아닌 책임 있는 태도다. 침묵은 공범과 다르지 않다.
이제 선택은 인천시의회에 달려 있다. 부패를 방조하고 침묵할 것인가, 아니면 스스로 자정 능력을 증명하고 시민의 신뢰를 회복할 것인가. 인천시민들은 이 사태의 전개를 끝까지 주시할 것이다. 지방정치는 지역 시민들의 권한을 위임받은 자리다. 책임을 다하지 않는 권한은 특권이 될 수밖에 없다. 지방의원은 ‘작은 정치’가 아니다. 오히려 우리의 삶과 가장 가까운 정치다. 그만큼 더 높은 윤리 기준과 책임이 요구된다.
이 사건을 단순히 ‘또 하나의 비리 사건’으로 흘려보내지 말아야 한다. 우리가 기억하고, 행동할 때 비로소 정치도 변한다.
조희동 기자 121dong@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