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지난 2023년 9월에 동두천시청 사회복지과 아동보호팀에서 공무원으로서의 첫 발걸음을 내디딘 신규 공무원이다.
대학교를 졸업하기 전 공무원 시험에 합격했기에 아직 주위엔 진로를 정하지 못해 공무원 시험을 준비를 고민하거나, 시험에 합격했지만 아직 업무를 시작하지 않은 친구들도 있다.

그들이 나에게 가장 많이 물어보는 질문은 “민원인 상대하는 거 어때?”라는 질문이다.

아마도 이 질문 속에는 ‘민원인을 상대하는 게 힘들겠지?’ 하는 추측이 어느 정도 담겨있을 것이다. 물론 필자 또한 입사 전 여러 경로를 통해 민원을 상대하며 겪는 고충들에 대해 접했고 민원과 민원인들을 잘 처리하고 상대할 수 있을까 걱정했다.

누군가가 나에게 요구하는 바를 들어줘야 한다는 점에서 ‘민원’을 상대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 도불구하고, 민원을 상대하는 것이 매번 힘들기만 한 것은 아니다.
여기서 지난 1년간, 짧은 공직 생활 중 기억에 남는 민원 사항에 대해 나누고자 한다.

필자가 담당하는 업무 중에는 ‘디딤씨앗통장’이라는 요보호아동과 취약계층 아동이 해당 통장을 가입하고 그 통장에 돈을 넣으면 1:2로 월 10만 원 이내에서 정부 지원금을 연결해 주는 사업이 있다.

다만 통장에 들어가는 금액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는 없고 아동이 만 18세 이상이 되었을 때 아동의 자립 지원을 목적으로 통장에 있는 돈을 만기 해지하여 찾을 수 있다.

그러던 중 어느 민원인께 국제전화가 왔다. 요지는 자신의 아동들이 과거에 디딤씨앗통장을 만들었고 통장에 돈을 넣다가 개인적인 사정에 의해 미국으로 이민을 오게 됐으며 아이들이 성인이 됐으니 만기 해지가 가능하냐는 문의였다.

안타깝게도 지침상 아이들이 이민을 가게 되면 정부 지원금을 받을 수는 없으며 본인이 넣었던 금액만 받을 수 있다고 안내를 드렸다. 이에 민원인께서는 그 돈이라도 찾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어봤다.

처음 있는 상황이라 필자는 지침과 상위기관의 의견, 시스템상 처리하는 방법 등을 찾아봐야 했기에 민원인과 이메일로 소통하기로 약속하고 통화를 끊었다.

후에 몇 번의 메일과 해결 방법을 찾으려 노력했지만 결과론적으론 직접적인 도움이 되지는 못했다. 다른 절차는 충족됐으나 마지막에 아동 본인이 직접 한국에 와서 은행을 방문해야 했는데 민원인께서는 올 수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마지막으로 도움이 되어 드리지 못해 죄송하다는 메일을 보냈는데, 뜻밖에도 그분께서는 화를 내시거나 아쉬움이 아닌 본인의 상황을 이해해 주고 도움 주려고 했던 자세와 마음에 고맙고 감사하다며 진심 어린 답변을 주셨다.

이때 나는 하나의 민원이었지만 해결하느라 들였던 시간이나 노력이 적었던 것은 아니지만, 마지막으로 말해주신 따뜻한 말 한 마디에 큰 뿌듯함을 느꼈다.

결국 공무원도, 민원인도 사람이기에 완벽할 수 없다.
때로는 실수하고, 부족한 점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럴 때 우리 모두 원하는 바를 100% 이루지 못하더라도 서로를 이해하려 노력하고 상대를 배려하는 따뜻한 말 한마디, 조금의 배려가 우리 사회를 지탱하는 버팀목이지 않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