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윤재갑 기자] 분당여성회는 8월 말부터 10월까지 실습을 포함한 총 12강으로 기획된 디지털성폭력예방 모니터링단 양성과정을 운영하고, 이를 통해 양성된 모니터링단과 함께 11월 13일부터 12월 22일까지 총 17회, 24시간에 걸쳐 디지털성폭력 모니터링 활동을 진행하였다. 분당여성회는 이 같은 활동 결과를 자체 보고회를 통해 발표했다.

이번 모니터링은 시민의 시선에서 온라인 공간을 점검하고, 삭제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는 디지털성폭력 게시물의 현황을 확인하고 이를 신고·조치로 연결하기 위한 활동이었다.

모니터링 기간 동안 분당여성회 디지털성폭력예방 모니터링단은 X(트위터) 50건, 틱톡 7건, 일베 2건 등 총 59건의 디지털성폭력 게시물에 대해 내부 신고를 진행하였다.
그 결과 일시 정지 7건, 게시물 삭제 8건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이는 시민사회의 자발적인 신고와 플랫폼 내부 조치에 의존한 제한적인 성과일 뿐, 공적 심의·차단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한 피해는 계속해서 반복될 수밖에 없음을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분당여성회 디지털성폭력예방 모니터링단은 사안이 특히 심각하다고 판단된 게시물과 계정에 대해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이하 방미심위)에 총 12건의 신고를 접수하였다.

한편 분당여성회는 12월 24일 오전 10시 국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
「방치된 디지털성폭력 게시물 1만4천여 건, 국회는 방미심위 심의위원을 하루빨리 구성하라」에 시민사회 연명 단체로 함께 참여하였다.

최근 언론을 통해 보도된, 이른바 ‘N번방 그 이상’으로 불리는 패륜 사이트 AV*의 실태는 디지털성폭력이 얼마나 구조적으로 확산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해당 불법 사이트는 회원 수 54만 명, 게시물 60만 건에 달하는 규모로 운영되었으며, 운영자가 최소 40억 원 이상의 수익을 거둔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불법·유해 정보의 삭제와 차단을 담당해야 할 방미심위는 2025년 10월 1일 출범 이후 현재까지 심의위원이 단 한 명도 선임되지 않아, 사실상 심의 기능이 중단된 상태다. 그 결과 디지털성폭력 게시물 1만4천여 건이 장기간 방치되고 있으며, 사회적으로 큰 문제를 야기한 AV* 사이트의 폐쇄 여부조차 논의되지 못하고 있다.

분당여성회 디지털성폭력예방 모니터링단 또한 방미심위에 불법·유해정보 민원 3건을 접수했으나, 사이버성범죄 민원으로 제기한 9건은 접수 대기 상태가 지속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이는 행정 공백이 단순한 ‘지연’의 문제가 아니라, 피해자에게는 또 다른 가해가 되는 시간임을 보여준다. 게시물이 삭제되지 않는 하루하루는 피해자가 자신의 피해 장면이 온라인에 유통되는 현실을 감내해야 하는 시간이며, 국가의 무책임은 그 고통을 연장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

분당여성회 디지털성폭력예방 모니터링단은 “디지털성폭력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도, 플랫폼의 자율에만 맡길 사안도 아니다. 방미심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구조 속에서 그 부담은 고스란히 피해자와 시민사회에 전가되고 있다”며,
“안전한 온라인 공간과 건전한 디지털 문화를 위해 시민사회의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함께, 국가의 책임 있는 제도 작동이 즉각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밝혔다.

분당여성회는 앞으로도 피해자 관점에서 디지털성폭력 문제를 드러내고,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사회적 연대를 통해 제도 개선과 공적 책임 강화를 요구해 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