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택시비 지금도 3만~4만원인데…차라리 외박”
당정, 택시대란 해소 위해 심야 호출료 인상 추진
밤 10시~새벽 3시, 기본료 5300원 할증 20%→40%
“승차거부 택시대란 제대로 해결됐으면…”기대 속
업계 “택시 떠나간 기사들 돌아오기엔 역부족”
김부삼 기자입력 : 2022. 09. 29(목) 14:31
▲택시 기본요금을 4800원으로 올리고 심야할증 탄력요금제를 도입하는 서울시 택시요금 조정안이 서울시의회 상임위원회를 통과했다. 서울 택시요금 조정안은 28일 본회의와 이후 열리는 물가대책심의위원회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 사진은 28일 오전 서울역 택시 승강장에서 시민들이 택시를 탑승하고 있다.
[김부삼 기자] 정부와 여당이 심야 택시난 해소를 위해 택시 부제 해제와 심야 택시 탄력 호출료 확대를 추진한다.
심야 시간 택시대란에 불편함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았던 만큼 시민들 사이에서는 "대란이 해소될 것 같아 다행"이라는 반응도 있지만 "물가도 많이 올랐는데 택시요금까지 올라 부담스럽다"는 우려도 나온다.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지난 28일 국회에서 열린 심야택시난 해소방안 마련 당정협의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기사들이) 심야에 일할 수 있는 좋은 여건을 만드는 게 중요하고 낮에는 국민들이 이용하는 택시 요금에 대해 일절 인상 없이 심야 쪽으로만 집중하는 게 좋겠다는 당정의 의견이 일치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협의회에서 나온 내용을 바탕으로 검토 과정을 거쳐 다음 달 3일 고위 당정협의회에 보고한 후, 4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하기로 합의했다. 인상안이 도입될 경우, 밤 10시부터 새벽 3시까지 심야할증 요금이 적용된다. 기존에는 자정부터 오전 4시까지가 심야할증 시간에 해당했다.
서울시의회는 이날 택시 기본요금을 기존 3800원에서 4800원으로 올리고 심야할증 탄력요금제를 도입하는 내용의 서울시 택시요금 조정안을 가결했다. 심야할증 탄력요금제 도입에 밤 11시부터 오전 2시에는 할증률이 20%에서 40%로 상향돼, 이 시간 기본요금은 현행 4600원에서 5300원까지 올라간다.
심야 택시 대란을 겪었던 시민들 사이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이 나온다.
야근이 잦아 평소 택시를 자주 이용하는 김모(29)씨는 "거리에서 택시를 잡느라 보내는 시간과 피로를 줄일 수 있다면 요금을 더 낼 수 있다"며 "요금 인상을 계기로 기사님들이 많이 유입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보험 영업직에 종사한다는 다른 직장인 김모(28)씨는 "물가가 다 오르는 상황에서 택시비만 동결되는 것도 이상하다고 생각한다"며 "택시기사님도 먹고 살 수 있게 요금을 올리는 것에 찬성한다. 대신 승차거부나 택시 대란이 제대로 해결되면 좋겠다"고 했다.
다만 급격히 오른 택시 요금을 부담스러워하고, 실효성에 대한 의문을 나타내는 시민들도 있었다.
직장인 하모(29)씨는 "택시 요금 인상이 택시 기사 공급 증가로 이어지는지가 중요한데, 그런 용역 조사가 이뤄졌는지 궁금하다"며 "충분한 조사 없이 요금부터 인상해 서민들의 얇아진 지갑에 부담만 가중되는 게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모(31)씨는 야근과 회식이 잦아 심야 시간대 택시를 자주 이용한다. 그는 "지금도 새벽에 귀가하면 3~4만원이 나오는데, 솔직히 부담스럽다"며 "택시 대란이 사라진다면 환영이지만, 가격은 가격대로 오르고 기사님들이 늘진 않는 상황이 벌어질까 걱정되기도 한다. 차라리 모텔에서 자는게 나은 상황이 될수도 있다"고 했다.
택시 업계 관계자들은 심야 호출료 인상이 업계를 떠난 기사들을 유인하기에 부족하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서울에서 20년 동안 택시를 몰았다는 백모(62)씨는 "1000원 인상으로 떠나간 기사들이 돌아온다고 기대하는 것은 너무 순진한 생각"이라며 "배달이나 택배와 비교하면 택시업계 기대 수익은 형편없는 수준이다. 기본요금을 지금 수준의 2배는 만들어줘야 돌아오는 사람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민장홍 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 기획과장은 "서울시가 추진하는 요금 인상 폭으로는 당장의 승차난을 해소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결국 요금 인상이 중요하다. 기본요금을 50~100%는 인상해야 한다. 중형택시 기준 기본요금이 못해도 6000원은 돼야 한다. 택배나 배달 업종의 운임에 비해 택시 종사자들의 수입이 낙후됐다는 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수원 서울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 대외홍보부장도 "인상되는 요금을 기준으로 평균 월 급여를 계산해보면 하루에 11시간씩 26일 일해도 297만원이다. 하루에 11시간 일하고 300만원 안 되는 돈 받아갈 사람이 많겠나"라며 "운전자 처우 개선을 요구하며 떠났던 기사들을 돌아오게 하기엔 역부족이다"라고 지적했다.


김부삼 기자 kbs61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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