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3월 7일 오후 2시 법원에서 구속 취소를 결정한 지 27시간만인 3월 8일 오후 5시 조금 넘어 윤 대통령이 석방됐다. 1월 15일 공직자범죄수사처의 체포 영장 집행 52일만이다.

윤대통령은 그동안 수감돼 있던 서울 구치소 정문을 나오면서 지지자들을 향해 오른 손을 흔들고 주먹을 불끈 쥔 모습을 보이며 용산 한남동 관저로 향했다. 아쉬운 점은 국민에 대한 사과나 통합메시지가 없었다.비상계엄을 선포한지 3개월이 훨씬 지났는데도 각종 여론에 투시된 국민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대통령의 정치는 한 쪽만 바라보고 나간다면 커다란 난관에 부딪힐 수 있다는 것을 진정 몰랐단 말인가. 여당과 야당의 의견이 다르고 국민 개개인이 다른 의견을 어떻게 융합해 나간단 말인가. 한 쪽만 바라보고 국가를 운영해 나갈 수는 없을 것이다. 비상계엄이 선포되기 전까지는 극우로 나뉘어져 이처럼 극도로 혼란스럽지는 않았다.

법원에 진입해 난동을 부리고 기물을 파손하거나 헌법재판소를 무력화시키려는 말과 행동을 극단적으로 하지 않았다. 윤대통령이 서울구치소에 52일간 수감돼 있으면서 국가와 국민을 위해 기여할만한 일을 성공해서 오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그런데 지지자들을 바라보는 모습은 싸움에서 이긴 병사가 기뻐서 자랑스럽게 주먹을 쥐고 흔들며 오는 모습 아닌가. 구치소를 나와 한남동 관저에 도착했을 때는 오후 6시 15분경이었다.

이때는 저녁노을도 자취를 감추었고 지지자들만이 차가운 바람과 마주치며 거리에 나왔다. 구치소 앞과 관저 앞에는 많은 지지자들과 정치인들이 발품을 팔아 바쁜 시간이지만 나왔다.

이 분들은 마음을 속속들이 알 수는 없지만 정치적인 지지자들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이 같은 국민들의 수고로움을 누가 만든 것인가. 한남동 관저 앞 영업을 하는 시민들도 대규모 집회로 영업 손실을 가져옴은 물론 일반 거주 시민들도 소음과 교통체증, 환경오염으로 불편을 토로하고 있다.

골목 시위자들의 흡연과 쓰레기 투기도 문제라고 한다. 이러한 시민불편을 어떻게 모른 척 한단 말인가. 서울시에서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윤대통령에 대한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에 검찰의 항고 포기를 지휘한 심우정 검찰총장의 심기도 심란할 것으로 보인다. 야 5당은 심 검찰총장의 사퇴를 거론하고 직무유기 및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고발하고 탄핵까지 거론하고 있다.

정치가 국가와 국민을 지탱할 기둥을 흔들다가 마침내 뿌리 채 흔들어 뽑아 버린다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바닥에 곤두박질 쳐질 것이 분명하다. 정치적으로 싸우더라도 발전적이고 미래지향적인 곳에 가치를 두고 소통하고 토론해야 한다.

눈앞에 이익만 바라보고 나라의 기둥과 뿌리를 흔들어 뽑는다면 지하에 계신 선열들과 호국영령들이 두렵진 않단 말인가. 윤 대통령은 관저에 돌아와 영부인과 대통령실 관계자들과 저녁 식사하는 자리에서 “구치소는 대통령이 가도 배울게 많은 곳이다.성경을 열심히 읽었다고 말했다.”그렇다면 성경에 나와 있는 대로 ‘국가와 국민을 사랑한다’고 말하고, ‘모든 잘못은 계엄을 선포한 내게 있으니 부하 군인과 공직자들은 용서를 구하는 것’은 어떤가. 그리고 아직 마지막 기회는 하나 남아있다. ‘법원과 헌재 결정에 승복하겠다는 천명을 하는 것이 진정 국가와 국민을 위한 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