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허윤 기자] 고양시가 쓰레기 630톤을 처리하는 자원그린에너지파크 조성사업(소각장)후보지 발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일부주민들은 물론 정치인들까지 반대에 가세해 진통을 겪고 있다.

28일 시와 주민, 지역 정치인들에 따르면 시 입지선정위원회는 오는30일 8차 회의를 통해 시에 신청한 5곳의 소각장 후보지 가운데 3곳으로 압축할 예정이다.

5곳은 고양동 4곳(벽제 1곳, 대자3곳)과 능곡동(내곡)1곳 등으로 보광사 인근 벽제동 635-9 외 4필지, 고양동 운동장 인근 대자동 480-4 외 14필지, 고양동 운동장 인근 대자동 산85-3 외 9필지, 공릉천문화체육공원 인근 대자동 1165-1 외 16필지, 일산IC 인근 내곡동 254-9 외 49필지다.

이 중 3곳으로 압축되는 후보지는 평가를 통해 1~3위까지 등수를 매겨지게 되며, 1위가 큰 변수가 없으면 사실상 최종 후보지 물망에 오르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고양동에 4곳이 몰려있는 상황이어서 일부주민들의 반대에 여·야정치인들까지 가세한 모양새다.

지역구인 22대국회 더불어민주당 김성회 국회의원 당선인이 선거 때부터 반대공약을 내걸었고 여·야시의원들까지 반대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 때문인지 입지선정위원회에서 평가를 맡은 더불어민주당 문재호 시의원(원신·고양·관산)조차 공정성보다 지역구를 선 순위에 두고 반대에 나서 ‘위원 사퇴’ 압력을 받고 있는 실정이다.

반대에 나선 주민들이 지난25일에는 고양동종합복지회관에서 지역 도·시의원 간담회를 가졌다.

이날 주민들은 “주민의견이 전혀 반영하지 않고 입지선정 절차를 강행해왔는데 이런 상황에서 후보지를 선정한다고 하면 누가 인정하겠나”라는 취지의 문제를 제기했다.

아예 현재17명으로 구성돼 있는 입지선정위원회 자체를 부정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폐기물처리시설 설치 촉진 및 주변지역지원 등에 관한 법률(이하 폐촉법)’ 에서의 절차적 하자로 위반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주민들은 “애초에 시의 입지선정방식은 관련법을 지킬 수 없도록 추진된 것”이라며“위원 구성 자체에 하자가 있는 상태로 그동안 입지선정위원회의 모든 절차는 무효”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김민숙 시의원(원신·고양·관산)도 “소각장 추가 설치 후보지 5곳 모두 이미 다수의 기피 시설이 있는 덕양구로 선정된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유감을 표했다.

김 시의원은 “시가 적법한 절차를 준수해 소각장 후보지를 선정했다고 하는 것이 거짓말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도“하지만 소각장 후보지 선정에 50% 이상의 고양동 주민이 동의했다는 것에 많은 주민들이 의구심을 갖고 있어 본인 의사대로 진정성 있게 동의한 것인지 면밀히 검토해 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만약 50% 주민 동의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면 후보지 선정 자체가 무효”라고 강조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날 간담회에서는 어떤 후보지의 경우 주민동의서명에 수백만 원을 지급하기로 했다는 발언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했던 한 주민은 “동의하는데 300만원인가 받기로 했다는데 주지도 않고...라는 말을 들었다”며“그동안 소문들은 무성했는데 직접 듣고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능곡동(내곡) 주민들도 반대에 나설 기세다. 한 통장은 “후보지 5곳에 들어있다는 말을 듣고 주민들이 어이없어하고 있다”며“지금도 가까운 백석동 소각장으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는데 그곳에서 700~800m 정도 떨어진 우리 동네에 또 다시 소각장이 들어선다면 누가 가만히 있겠냐”고 분노했다.

시 관계자는 “초기 입지선정위원회 구성에 문제를 제기해 개선해서 다 구성한 만큼 법적인 문제가 없다”며“만약 주민동의에 금품이 오갔다면 수사를 해야 되는 일 아니냐”고 오히려 반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