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일보] AI는 거들 뿐, 결국 사람이 답이다”… 용인서 불붙은 ‘경기교육 대전환’

​제5차 경기교육이음포럼 개최… 교사·학부모 등 300여 명 운집

유은혜 대표 “기술 너머 사고력 키우는 교육 본질 회복해야”

행정 혁신·평가 체제 개편 등 교실 현장 ‘송곳 제언’ 쏟아져

인공지능(AI)이 교실의 풍경을 바꾸고 있는 지금, 교육의 중심추를 ‘기술’이 아닌 ‘사람’으로 되돌려야 한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용인에서 울려 퍼졌다.
​지난 22일 명지대학교 창조관에서 열린 ‘제5차 경기교육이음포럼’은 AI 시대를 맞이한 경기 교육이 나아갈 이정표를 제시하는 뜨거운 토론의 장이었다. 경기교육이음포럼(공동대표 유은혜·공정배) 주최로 열린 이번 토론회에는 교사와 교육 관계자, 학부모 등 300여 명이 참석해 AI 기반 교육 전환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유은혜 공동대표(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는 개회사를 통해 AI 교육의 지향점을 분명히 했다. 유 대표는 “디지털·인구·생태 변화가 동시에 덮친 ‘트리플 전환’ 시대에 AI는 강력한 도구이지만, 그 본질은 결국 사람에 있다”며 “기술을 익히는 교육을 넘어, 기술을 활용해 사고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인간 고유의 역량을 키우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발제자로 나선 이수인 에누마 대표와 윤성혜 러닝스파크 이사 역시 AI를 ‘학습자의 탐구 과정을 돕는 파트너’로 규정했다. AI가 학생의 학습 데이터를 분석해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되, 이를 바탕으로 최종적인 교육적 판단을 내리고 학생과 정서적으로 교감하는 것은 오롯이 교사의 몫이라는 분석이다.

​토론회에서는 장밋빛 전망뿐만 아니라, 교실 현장의 해묵은 과제들에 대한 날카로운 지적도 이어졌다.
​김요섭 광수중 교사는 “AI 교육의 핵심은 수업 설계 역량에 있다”며 단순 기기 활용 위주의 교육을 경계했다. 이어 이재광 청평초 교사는 “표준화된 교육 데이터 포맷 구축을 통해 교사의 행정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여야 한다”며 “교사가 행정이 아닌 수업 혁신에 몰입할 환경이 먼저 조성돼야 AI 도입도 의미가 있다”고 꼬집었다.
​평가 제도의 전면적 개편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큰 호응을 얻었다. 유은혜 대표는 “현재의 5지선다형 평가로는 AI 시대에 필요한 사고력을 담아낼 수 없다”며 “논·서술형 중심의 평가 체제로 전환해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력을 길러줘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날 토론회는 유아 교육 현장의 목소리도 놓치지 않았다. 최미영 용인시어린이집연합회 회장은 5분 발언을 통해 “유보통합은 국가적 책임”이라며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구분 없이 모든 아이들이 동일한 혜택과 기준 속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즉각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행사를 마무리하며 유 대표는 “교육 전환의 핵심은 교사가 학생의 눈을 한 번 더 맞출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라며, 행정 혁신과 교사 자율성 보장을 위한 정책적 지원을 약속했다.

​디지털 전환이라는 거대한 파도 속에서 ‘인간 중심 교육’의 닻을 올린 경기 교육. 이날의 토론이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실제 교실의 변화로 이어질지 교육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