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윤재갑 기자] 무릎관절염은 단순히 관절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통증이 심해지면 활동량이 줄어 체중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대사 기능이 약화하며 혈당·혈압·지질 대사까지 영향받는 악순환이 시작된다. 체중이 늘수록 무릎에 가해지는 하중은 3~4배까지 커져 통증이 반복되고, 이 통증이 다시 움직임을 제한해 질환의 진행 속도를 더 빠르게 만든다.

특히 고령층과 여성은 근육량 감소가 빠르게 나타나는 특성상 이러한 악순환이 쉽게 심화할 수 있다. 걷거나 계단 오르기가 어려워지거나, 아침에 일어날 때 무릎이 30분 이상 뻣뻣하다면 관절염 진행 신호로 진료가 필요한 시점이다.

연세스타병원 허동범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무릎관절염이 악화하면 비만·대사증후군 위험이 함께 증가하며, 이는 관절염이 전신 건강을 크게 흔들 수 있는 위험이 있다”라고 전했다.

여성은 폐경 이후 에스트로젠 감소로 근감소증과 골관절염에 더 취약해지기 때문에, 50대 전후부터 관절 건강 관리가 특히 중요하다. 초·중기 퇴행성관절염은 약물치료·주사치료·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로 염증과 통증을 안정시키면서, 허벅지 근력을 강화하는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핵심이며 가장 효과적인 치료다.

실제로 통증이 있을 때도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는 범위의 운동은 관절 기능 유지에 도움이 된다. 일반적으로 통증 강도를 0~10으로 평가했을 때 ‘3 이하’의 가벼운 통증은 운동을 지속해도 안전한 수준으로 보며, 통증이 4 이상으로 올라가면 관절에 무리가 갈 수 있어 무리한 활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이때 체중을 줄이면 무릎 부담이 함께 감소해 증상 조절에 큰 도움이 되며, 반대로 통증을 방치하면 보행 패턴이 무너져 척추·고관절 등 주변 관절에 문제가 생기기 쉽다.

보존적 치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지속되고 다리 변형, 보행 장애, 야간 통증 등으로 일상생활이 어려운 단계라면 수술적 치료가 고려된다. 특히 65세 이상에서는 관절 손상과 근감소증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아 기능 회복을 위해 적극적인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인공관절 수술은 보존적 치료로 호전되지 않는 말기 퇴행성관절염에서 손상된 관절을 교체해 통증을 줄이고 보행 기능을 회복시키는 확실한 치료법으로 평가된다. 수술 후 일상 복귀 속도와 통증 개선 효과도 높은 편으로, 환자가 다시 안정적인 보행과 일상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돕는 근본적인 치료다.

무릎관절염은 치료 이후의 생활 습관 관리에 따라 예후가 크게 달라지는 질환이다. 관절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근력을 유지할 수 있는 실내 자전거·수중 걷기 같은 운동은 통증 조절과 기능 유지에 효과적이며, 계단 오르기나 쪼그려 앉기처럼 무릎 압력을 높이는 동작은 피해야 한다. 충격 흡수가 되는 신발을 착용하고 규칙적으로 스트레칭을 해 관절의 유연성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연세스타병원 허동범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관절염 예방의 핵심은 무릎을 쉬게 하는 것이 아니라, 부담을 줄이면서 올바르게 사용하는 것입니다. 작은 생활 습관 개선만으로도 악화 속도를 확실히 늦출 수 있다”라고 전했다.

(사진/허동범 연세스타병원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