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윤재갑 기자] 성남시의회가 수년간 방치되어 주민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은행2동 도시재생활성화지역 해제를 촉구하는 주민 청원을 채택하며 성남시 집행부에 강력한 조치를 요구했다. 21일 열린 제305회 성남시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은행2동 도시재생활성화지역 지정 해제 청원>이 마침내 통과됐다.

이번 청원은 은행2동 주민 564명이 직접 서명해 제출한 것으로, 성남시의회 추선미 의원(중앙동, 금광1·2동, 은행1·2동, 국민의힘)이 소개했다. 청원은 지난 17일 소관 상임위원회인 도시건설위원회에서 심도있는 논의를 거쳤다.

청원을 소개한 추선미 의원은 “은행2동은 2021년 도시재생활성화지역으로 지정되었지만, 수년간 단 한 건의 사업도 추진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다”며 “이미 성남시에서 가장 노후화되고 위험한 주거지 중 하나로, 주민들은 지반 침하, 누수, 곰팡이, 철근 노출 등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추 의원은 객관적인 데이터로 은행2동의 심각성을 뒷받침했다. 2024년 성남시 도시재생전략계획 재정비 보고서에 따르면, 은행2동의 노후불량건축물 비율은 93.9%, 건축물 연면적 기준으로는 84.1%가 해당되며, 종합 도시 쇠퇴지수는 10.56으로 성남시 전체 평균(8.70)과 중원구 평균(9.78)을 상회한다. 추 의원은 “이러한 수치는 객관적으로 물리적 위험이 심각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은행2동의 현실을 강조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행2동은 2024년 2월 도시재생 전략계획 재정비 당시 해제되지 않은 4개 지역 중 하나로 남았다. 추 의원은 “해제된 수정로나 금광2-1 지역보다도 높은 81%의 주민이 도시재생을 반대했지만, 해제 대상에서 제외됐다”며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추 의원은 일부에서 제기되는 “2015년 주거환경개선사업으로 이미 6천억 원 이상이 투입됐기 때문에 추가 정비는 불필요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추 의원은 “그 예산 중 약 87%가 보상비로 집행됐고, 기반시설 공사에는 662억 원만 투입되어 실제 주거지 개선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10년이 지난 지금, 노후 건축물은 더 악화되었고, 주민 삶의 질은 여전히 제자리”라고 꼬집었다.

추 의원은 마지막으로 “행정의 목적은 정책의 일관성이 아니라 시민의 실효적 삶에 있다”며, “제도의 틀에 갇히지 말고, 주민의 현실을 직시한 유연하고 긍정적인 검토와 신속한 조치”를 집행부에 거듭 당부했다.

한편 성남시의회 본회의에서 채택된 이번 청원은 성남시로 이송되며, 집행부의 처리결과는 성남시의회에 보고될 예정이다. 앞서 추선미의원은 지난 17일 성남시의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5분 자유발언을 통해 은행2동 도시재생활성화지역 지정 해제에 대한 시민들의 광범위한 공감을 이끌어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