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얏나무 아래를 지나갈 때는 갓끈을 고쳐매지 말고, 참외밭을 지나갈 때는 신발 끈을 고쳐 매지 말라고 했다. 이는 의심 받을 수 있는 행동이기 때문일 것이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 는 말은 뭔가 모르게 어떤 시기와 때가 맞아, 떨어졌음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2018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치른 지도 벌써 2년 6개월이지나 2022년 제8대 지방선거도 1년 6개월 정도 앞두고 있다. 늑대와 개의 계절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선거와 관련한 민원들이 여기저기서 발생하고 이에 못지않게 선심성 행정들이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음이 눈에 띄기 시작한다.
인천시 옹진군이 실시하고 있는 백령면 북포1리 보행자도로 설치공사는 지난 2016년 5월~2017년 8월까지 1년에 걸쳐 약 3억에 가까운 예산을 투입, 차도와 인도를 구분하는 경계석과 도로 바닥 색깔을 구분하였으며 경계석에는 파란 LED 조명을 넣어 야간에는 차도와 인도를 쉽게 구분될 수 있도록 하였으며 이 조명 또한 가로등 역할을 하며 주위 경관을 더욱 돋보이게 하고 있다.
하지만 옹진군은 최근 이곳에 별안간 주위환경과 조화를 잘 이루고 있는 경계석을 걷어내고 차도와 인도 간에 가드레인을 설치하는 공사가 한창 진행중이다. 공사 현장에는 LED조명이 박힌 경계석이 파손되어 여기저기 나딩굴고 있어 야간에는 이 경계석의 조명이 여기저기서 불빛을 발하고 있는 등 길거리가 혼란스럽기도 하다. 이처럼 정리가 되지 않는 보행자도로에는 노약자들의 통행에는 큰 장애가 될 수 있고 사고 위험 또한 매우 높다.
특히 이곳에 차도와 인도 사이에 가드레인을 설치하고 엘리베이터를 설치하여도 이 도로의 중간지점 약 20여 미터에는 개인 사유지가 자리 잡고 있어 인도가 없다. 따라서 이 구간은 사람이 차도로 통행해야 하는 것은 물론 차도 역시 좁은 곳이고 커브 길이라 위험천만한 곳이다. 멀쩡한 인도에 가드레인을 설치하는 것, 보다는 오히려 인도가 없는 구간에 육교를 설치한다든가 아니면 우회도로를 설치하여 주민들의 생명과 위험을 지켜줄 수 있는 보행자도로를 만들어 주는 행정이, 보여주기식 인기영합적 행정보다는 바람직한 행정이라 할 것이다.
백령주민의 약 50%가 군인이라고는 하지만 자치단체가 주민보다 군(軍)이 우선이 될 수는 없다. 군은 군을 담당하는 국방부가 있고, 민은 민을 담당하는 행정안전부가 있어 엄연히 각각의 장관이 따로 있으며 그 책임 또한 따로 있다. 하지만 모두가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각각의 영향력을 발휘하여 재량의 한도 내에서 상호 협의 협력은 당연하겠지만 자치단체가 주민보다 군(軍)이 먼저라고 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 도로의 이용자는 대부분 군인 또는 그 가족들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곳에 3년 전에 설치한 인도가 있고 인도와 차도를 구분하는 LED 조명이 박힌 경계석이 완벽하고 선명하게 설치되어 있는데 왜 이 멀쩡한 경계석을 파헤치고 가드레인을 설치해야만 되는, 것이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옹진군 담당자는 사망사고가 발생 되었고 민원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러나 사망사고가 발생한 곳은 이곳 북포리가 아닌 백령면 진촌리 백령농협 앞 백령로다. 북포리와 진촌리의 사망사고 현장과는 수십㎞ 떨어진 곳이다.
사망사고가 발생한 백령로는 백령면의 관문이며 백령도의 중심거리로 차량 통행이, 가장 많은 곳이며 유동인구 또한 가장 많은 곳이다. 그러나 이곳 백령로에는 차도와 인도가 구분되어 있지 않은 것은 물론, 인도 자체가 없어 사람과 차량이 뒤엉켜 통행하고 있다.
그렇다면 옹진군의 담당자가 말하는 북포리 인도 재시설에 대한 사유로 현장과는 전혀 관련이 없는 동떨어진 이야기로 이해할 수 있는 답변이라고 할 수 없다. 이처럼 공직자가 장기적인 계획과 예산으로 그 목적이 확실하지, 않는 즉흥적인 사업을 시행하고 있기에 그 답변에서 현실과는 거리가 먼 해명으로 일관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대다수의 백령면 주민들은 이를 두고 다가오는 지방선거를 염두에 둔 선심 행정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지게 하는 것이다.
이 같은 의구심을 가지게 하는 가장 큰 이유로 이 지역은 대한민국의 막강한 해병 병력이 주둔하고 있으며 이 도로 또한 주로 해병 군인 가족들이 사용하고 있다. 백령도에 주둔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해병 병력이 수천 명에 이르고 있어 지방선거에 있어 지역 주민 못지, 않는 표심을 생각할 때, 이들의 민원이나 이들에 대한 선심을 누가 감히 거역할 수 있겠는가다.
그렇지 않다면 이곳보다 더 심각한, 백령로의 인도 설치가, 선 순위였어야 했다.
백령로는 누가 봐도 인도 설치가 시급한 곳이다. 횡단보도 하나 없는 이곳이 백령도의 중심거리라고 하는 것도 문제이지만, 인도와 차도가 구분되지 않는 도로에는 노약자들은 물론이고 자전거, 오토바이, 손수레, 심지어는 들개들까지도 통행에 끼어들어 사고 위험을 높이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진촌리 종합복회관 앞 공영주차장에는 수많은 차량들의 진, 출입으로 인한 주민들의 통행이 빈번한 곳이며, 때로는 어린아이들을 동행한 주민들도 상당수 있다. 하지만 이곳에는 가로등 하나도 설치되어 있지 않아 야간에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 자칫 잘못하면 어린아이들이나 노약자들에게는 교통사고의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으며 우범지대가 될 우려도 있다.
북한처럼 전력이 부족하지도 않는데 넓은 주차장에 그것도 공영주차장에 가로등은 물론 그 흔한 CCTV 카메라 몇 개 정도는 당연히 있어야 할 곳이지만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그렇다면 북포리처럼 멀쩡한 인도를 파헤치고 가드레인을 설치해주는, 누가 봐도 얄팍한 대가성 선심 행정이라고 할 수 있는 불신 행정보다는 공영주차장의 가로등, 범죄 예방을 위한 감시카메라, 교통사고 위험지역의 인도 설치 등 주민을 위한 복지 행정으로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계획 행정, 미래의 희망을 바라볼 수 있는 신뢰 행정이 더 중요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자만심을 넘어 교만해지거나 오만해져 자가당착(自家撞着)에 빠지게 되면 이것이 바로 패가망신(敗家亡身)의 전주곡이 된다. 오얏나무 아래에서 갓끈을 고쳐매는 우연은 한 번으로 이해할 수 있지만 반복되면 고의로 범죄자가 될 수 있다. 두 번의 우연은 없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