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방역 당국의 수도권 거리두기 2,5단계 정책이 강화되고, 강원도 영월에서부터 전라남도 땅끝마을 해남에 이르기까지 전국에 걸쳐 지속적으로 연일 5~6백 명, 이상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특히 방역 당국은 단체 모임이나 종교행사, 여행, 집단행동을 자제해 줄 것을 전 국민에게 당부하며 지금 이 단계에서 차단하지 못하면 엄청난 확진자와 재앙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와 우려 속에 모든 국민들의 협조를 간곡히 호소하고 있다.
정부와 방역 당국이 이와 같은 대국민 호소에도 불구하고 인천시 옹진군 공직자들은 지난달 26일부터 29일까지 대한민국의 최북단 청정지역 백령도를 찾아가 군수를 비롯한 수십 명의 공직자와 주민대표 등 5~60명씩 모여 30여 평의 소규모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하며 만찬을 즐기는 위험천만한 행위들이 벌어졌다는 것에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코로나19는 사람에 따라, 지역에 따라 전염되고 확진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 어느 나라, 어느 국민에게도 예외 없이 누구나 감염될 수 있고 확진자가 될 수 있다. 따라서 백신이 없는 지금의 현실에서는 방역만이 최선의 대책이며 최고의 예방법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옹진군 백령도는 인천에서 뱃길로 4시간이 소요되는 외딴 섬으로 독립되어 있으며 기후변화에 따라 때로는 몇일 씩, 또는 수십 일간, 육지와 교통이, 단절될 수 있는 우리나라 최북단의 접경 지역으로 만에 하나 코로나19와 같은 급성 전염병에 감염이 된다면 엄청난 재앙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천만한 지역으로 볼 수 있다.
더욱이 백령도에는 수천 명의 군 장병들과 군인 가족들이 거주하고, 있어 자칫 잘못하면 집단생활을 하고, 있는 이들에게 전쟁보다 더 무서운 재앙이 될 수 있기에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한다. 그러나 옹진군수를 비롯한 옹진군 공직자들 그리고 지역 대표들이 면 단위 소규모 식당에서 5~60명씩 모여서 식사를 하고 좌담을 했다는 것은 아주 위험한 행위였으며 정부 방역 당국의 정책에도 정면으로 반하는 행위이다. 특히 지역 주민들을 선도하고 지도해야 할 공직자와 지역 대표들이 하여서는, 안되는 아주 아름답지 못한 불미스러운 행동을 했다고 할 수 있음은 분명하다.
어느 한 사람의 잘못 판단된 오만과 편견으로 지리적 여건 때문에 육지와 고립된 생활에서 오는 소외감 또는 박탈감으로 오로지 정부와 행정관청의 배려와 지원, 그리고 행정지시 명령을 천명으로 알고, 국가의 정책을 믿고 따르며 살아가는 5,000여 섬 주민들에게 공직사회의 신뢰성을 무너뜨리고 상실감을 가지게 하는가 하면 자칫 정부 정책을 불신의 늪으로 빠져들게 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특히 지금 옹진군은 2020년도의 주요 업무추진실적과 2021년 주요 업무추진계획, 조례안 심사 및 예산 심사를 위한 옹진군의회 제221회 제2차 정례회가 열려 있다. 이번 의회는 2021년도 옹진군의 주요 추진업무와 예산, 조례, 2020년의 추경 등이 결정되는 것으로, 집행부는 물론 지역 주민들의 생활과도 직결되는 아주 중차대한 군의회의 정례회다. 이 중요한 시기에 군수를 비롯한 군 고위공직자들이 자리를 비우고 정부 정책에도 반하는 집단행동을 하고 있었다는 것은, 코로나19를 떠나 군민의 대표기관인 군의회를 군민 대표기관의 의회로 존중하고 협력하려고 하기보다는 오히려 무시하고 분열하려고 하는 처사임을 명백하게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더욱이 최근에는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진자가 1천 명대에 이르러고 있는 가운데 옹진군에서도 최초로 확진자가 발생하는 등 언제라도 또, 다시 확진자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 요소가 항상 잠재하고 있는 옹진군이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철저한 방역 대책을 지키고, 따르지 않는다면 옹진군 또한 청정지역이 아닌 감염지역으로 분류되어 여행객은 물론 가족들도 찾지 못하는 등 육지로부터 완전히 고립되어 외로운 유배지로 바뀔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와 같은 재난을 미연방지(未然防止)하고 청정지역을 유지, 지키기 위해 방역 당국인 옹진군 보건소는 소장을 비롯한 전 직원이 24시간 비상 방역 체계를 갖추고 격무(激務)에 시달리고 있음에도 불평불만 없이 오로지 지역 주민들을 위해 묵묵히 견디고 있음을 잘 알고 있는 군 고위공직자들과 자치단체장은 이 격무와 비상시국을 비웃듯 직선거리 196㎞, 항로 거리 228㎞ 떨어진 뱃길 4시간의 섬마을을 찾아 단체 식사는 물론 좌담회를 했다는 것은 참으로 무모한 행정의 도전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하느님이 보우하사 천지신명의 보살핌으로 아무런 일 없이 무탈하게 잘 지나갔기에 천만다행이지 자칫 잘못하였으면 5,000여 섬 주민들을 사지(死地)로 끌고 가는 행정이 될 수 있었음을 깨달아야 한다. 공직자들은 언제나 주민을 위해 주민을 위한 올바른 행정을 집행하여야 하며 비굴하지 않아야 한다. 굳이 울어야 한다면 진눈깨비 흩날리는 울어야 하는 것이 공직자의 운명이 아닐까 한다. 조선 초기에 다산은 당시의 상황을 이렇게 말했다. “요즘의 수령이란 자들은 이익을 추구하는 데만 급급하고 어떻게 목민해야 할 것인가는 모르고 있다. 이 때문에 백성들은 곤궁하고 병들어 줄지어 쓰러져 구렁을 메우는데 목민관들은 고운 옷과 맛있는 음식으로 자기만 살찌고 있으니 슬픈 일이 아니겠는가”라고
힘들고 어렵겠지만 보다 먼 길을 위해서라면 요행을 바라며 살찌려 하지 말고, 외롭고 험난한 길이라도 묵묵히 믿고 걸어갈 수 있는 용기와 소신 있는 공직자는 언제나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비굴하게 정치인들의 눈가를 맴돌며 기회주의적 안전한 도로를 찾는 공직자는 항상 교통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다시 한번 경고한다. 코로나19 방역에 대해 직무유기 한다면 더 큰 재앙이 올 수 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