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진군수는 지난 7일 오전 11시 인천시청 기자실에서 지난 1일부터 시작한 인천시 자체 쓰레기 매립지로 선정한 영흥을 철회하라는 무기한 단식농성을 중단하게 된 동기로 6일 매립지 입지 결정 방안 논의 등을 위한 당정협의회에 참석하여 옹진군 요구사항이 반영된 다섯 가지 협의 사항에 합의하였기 때문이라고 발표했다.
다섯 가지 합의 사항은 1, 우리는 집권 여당으로서 운명공동체다. 자원 순환시설의 필요성을 인정하며 소각장 등 매립 관련 시설 및 입지 지역 결정에 대승적 입장을 견지한다. 2, 소각장은 시의 제안과 군, 구가, 제안한 안을 협의해 준다. 3, 매립지는 시, 군, 구, 간 충분한 협의와 공론화를 통해 최적지를 선정한다. 4, 이를 위해 민주당 인천시당 내에 매립지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고 시와 협의 주체로 나선다. 특위 구성은 위원장 허종식 국회의원, 장정민 군수를 포함한 기초자치단체장 3인 이하, 시의원, 군, 구의원, 전문가 등 10인 이하로 구성한다. 5, 옹진군은 위 합의 사항을 수용하고 매립지 조성을 위해 시, 군, 구와 함께 협력한다.라고 되어 있다.
옹진군수는 위와 같은 내용을 옹진군 요구사항이 반영된 합의 사항이라고 기자 회견을 했다.
하지만 이 소식을 전해 들은 영흥 주민들은 7일 오후 6시 영흥 주민회관에서 이를 반박하는 대책 회의를 개최하고 합의 사항을 전면 거부함과 동시에 동의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합의 사항, 5번째를 보면 옹진군민에게 민주당 인천시당이 집권 여당이니까 무조건 따라야 한다는 협박인지 겁박인지는 알 수 없지만, 영흥 주민들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 임의 사항 4개 항을 만들어 놓고 다섯 번째로 영흥 주민들을 향해 매립지 조성을 위해 협력하라고 하는 것은, 영흥 주민의 인권을 완전히 무시하고 멸시하는 처사다. 무엇을 어떻게 협력하라는 것인지, 민주당의 지시를 따라라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없다.
특히 옹진군수가 민주당과 합의한 내용 다섯 가지 중에 영흥 주민이나 옹진군민이 요구한 사항이 반영된 합의라고 했다. 그러나 어떤 내용이 주민이 요구한, 내용인지 알 수가 없다. 영흥에 대해 언급한 곳은 눈을 씻고 봐도 찾아볼 수가 없다. 영흥 주민 또는 옹진군민이 원하고 요구한 것은, 영흥면 내리 일원을 쓰레기 매립지 후보지로 선정되었다는 발표를 철회하여 줄 것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합의 사항에는 이에 대해 전혀 언급이 없었으며 철회가 아닌 백지상태에서 재검토하겠다는 합의 정도라도 있으면 영흥 주민들에게 받아들이고 수용하라고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합의서에는 이와 관련한 영흥이라는 영자도 없다. 이토록 소수의 군민이라고 6,000여 명의 면민이라고 무시하고 멸시하는 정당이라면 또다시 인정을 받을 수 없지 않을까 하는 편견도 있을 수 있다. 너무나 오만불손한 권위적인 독재 행위다.
합의는 인천시와 영흥 주민들 간의 합의가 필요한 것이지, 민주당과 군수와의 합의는 별 의미가 없다고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인천시 자체 쓰레기 매립장과 관련한 사항은 자치단체의 업무이지 입법기관인 국회나 정부 여당의 업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문제의 전면에, “XX에 보리 알 끼듯” 끼어든 국회의원도 문제이지만 정당과 국회의원의 지시를 받는듯한 인천시와 옹진군이 더 큰 문제라 할 것이다. 인천시는 인천시민의 자치단체, 인천광역시지 더불어민주당 인천시가 아니며, 옹진군 역시 인천광역시의 기초자치단체 옹진군이지 민주당의 옹진군이 아니다. 더욱이 영흥면민은 민주당민이 아닌 옹진군민임을 알아야 한다.
정부 여당과 여당 국회의원이라고 광역자치단체, 기초자치단체의 업무에 사사건건 개입하고 관여하며 정당 유불리의 논리에 따라, 소수, 주민들의 인권을 멸시하고 협박과 강요로 일관한다면 행정관청이 존재해야 할 아무런 이유와 가치가 없다. 정부 여당의 시당과 지구당에서 면사무소와 동사무소를 관리하고 주민들을 통제하면 된다. 인천광역시처럼 자치단체라는 기능을 상실한 채, 정부 여당의 통치에 의존하는 광역시와 군은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나라가 아닌, 한 번도 보지 못한 시, 군이 될 것이다.
하늘이 무너지고 천지가 개벽하여 정당이, 국회의원이 지방자치단체의 업무에 개입을, 해야 한다고 하자, 그렇다면 옹진군은 옹진군민이 선출한 옹진군을 지역구로 하는 국회의원이 분명히 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왜 옹진군과 인천광역시의 행정협의 절차에 아무런 관련도 없는 미추홀구의 국회의원이 등장해야 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이해를 해야 할지 알 수가 없다.
이는 며느리가 시부모님 제사에 남편을 두고 내연남을 데리고 나타나는 것과 같은 꼴이다. 대한민국 대명천지에 이런 법은 있어서도 안 되겠지만 있을 수도 없는 법이다
옹진군수는 영흥 주민들의 절박한 목소리에 응답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했다.
그렇다면 군수가 시청기자실의 기자 회견보다는 먼저 이 기쁜 소식을 영흥 주민들에게 알리고 주민들의 동의 또는 추인을 받아 이를 기자들에게 공표(公表)했어야 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라고 할 것이다. 영흥 주민들이 모르고 옹진군민이 모르는 내용을 군민에게 수용하고 협력하라고 하면, 이를 받아들이는 주민들 입장은 뒤통수를 맞는 기분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상상한다면 묘한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뭔가 모르게 뒷맛이 개운하지 않고 씁쓸하다는 감을 감출 수가 없는 그런 기분 말이다. 정당이 행정에 개입하고 관여 하게 되면 정당은 오만불손해지고 행정은 무능해진다.
매상심공구적 성여정경 야각효비 금회작실(每常心共口敵 性與情競 夜覺曉非 今悔昨失)이라는 글귀가 있다. 이는 항상 마음이 입과 적이 되고 성품이 감정과 다투어 밤에 아침의 그릇됨을 깨닫고 오늘에 어제의 실수를 후회한다는 뜻이다.
영흥 주민들께서는 양반 꽃놀이 판에 밤새우는 XX 꼴이 되지 않도록 당부와 함께 곁불도 잘못 쬐면 화상을 입을 수 있음을 깨닫고, 꺼진 불도 다시 보는 정신으로 경거망동하는 일이 없으시길 간곡히 부탁드리며 자랑스러운 영흥면민으로 자리매김 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