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용기 기자] 연구개발(R&D) 과제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고, 예산 낭비를 방지하기 위한 법적 기반이 마련된다. 김우영 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 은평을)은 연구개발 과제의 매년 진행 상황을 점검하는 연차평가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은 「국가연구개발혁신법 일부개정법률안(R&D카르텔방지법)」을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김우영 의원은 법안 발의 목적으로 “R&D 과제는 국민의 세금으로 수행되며, 공정성과 투명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번 개정안을 통해 대규모 연구개발 사업에서 발생하는 성과 저하와 예산 낭비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현행법은 연구개발 과제 종료 후 단계적으로만 평가를 허용하고 있어, 과제 수행 중 발생할 수 있는 문제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개선하기 어려운 구조이다. 특히 장기 연구과제는 중간 점검이 없어 성과가 미흡하거나 윤리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적시에 조치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2024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 국정감사에서는 특정 정치인과 연계된 건설회사가 전문성과 무관한 연구과제에 참여해 특혜를 누렸다는 의혹이 도마 위에 올랐다.

그러나, 이를 적극적으로 해명해야 하는 과기부와 한국연구재단은 총 349억 원 규모의 ‘포스트 코로나 시대 비대면 정서장애 예방 및 관리 플랫폼 기술 개발’ 사업에 대한 단계평가 보고서를 국회에 제출하지 않고 있다. 단계평가는 연구개발 과제 종료 시 성과와 예산 집행 내역을 검토하는 핵심 절차로, 연구 관리의 필수 자료다.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연구사업의 평가조차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연차평가제도의 도입은 연구 투명성과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적 절차이다.

김 의원은 이번 개정안이 연구환경의 투명성을 높이고, 대규모 연구비가 효율적으로 집행되도록 관리 체계를 강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개정안은 연차평가를 도입해 연구과제의 매년 성과와 예산 집행 내역을 점검할 수 있도록 하고, 필요하면 과제 중단, 수정, 추가 지원 여부를 신속히 결정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한다. 특히, ▲연구자의 행정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과기부와 소통하며 ▲특정 예산 규모에 따른 연차평가 기준을 시행령에 정의해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평가 체계를 마련할 방침이다.

김 의원은 “대규모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의 책임성은 철저히 검토돼야 하며, 이를 통해 연구환경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과기부와 연구재단은 R&D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저해하는 행태를 멈추고, 국민의 세금이 낭비되지 않도록 감독 체계를 강화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국가연구개발혁신법 일부개정법률안(R&D카르텔방지법)」은 송재봉, 문금주, 김문수, 김성환, 양문석, 조계원, 윤종군, 박홍배, 정동영, 박민규, 이광희, 김남희, 채현일, 김동아, 차지호, 박주민 국회의원이 공동발의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