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장초복 기자] “누군가는 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추석 연휴 한복판, 평범한 고등학생의 침착한 결단이 한 생명을 구했다.

지난 10월 4일 오후, 의정부시의 한 목욕탕
갑자기 70대 어르신이 의식을 잃고 쓰러지자, 곁에 있던 효자고등학교 3학년 유주완(18) 군은 주저하지 않았다.
그는 곧바로 업주에게 119 신고를 요청한 뒤, 과거 태권도장에서 배운 심폐소생술(CPR) 기억을 떠올리며 직접 응급조치에 나섰다.

유 군은 구급대가 도착할 때까지 약 5분간 쉼 없이 압박을 이어갔고, 그 사이 노인은 서서히 호흡을 되찾기 시작했다.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원은 “초기 CPR이 매우 정확하고 신속했다. 이 학생 덕분에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 있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평소 봉사활동이 몸에 밴 학생”

놀라운 구조 소식은 학교와 지역사회에도 큰 울림을 주었다.

효자고 관계자는 “유 군은 평소에도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한 학생이었다”며 “위기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사람을 살린 행동은 학교의 자랑이자 지역사회의 귀감이 된다”고 말했다.

의정부소방서 관계자 역시 “초기 심폐소생술은 생존율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단계”라며 “고등학생이 교과서처럼 정확하게 대처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며 훌륭한 시민의식의 표본”이라고 평가했다.
“타인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 되고 싶었다”

유 군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무섭고 떨렸지만, 누군가는 해야 한다는 생각뿐이었다”며
“평소 씨앗봉사단 활동을 하며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자’고 다짐해왔는데, 그 마음이 저를 움직이게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역사회 “진정한 영웅” 박수

이번 사건은 평소의 봉사정신과 배운 응급지식이 실제 위기 속에서 빛을 발한 모범 사례로 회자되고 있다.
시민들은 “진정한 영웅은 이런 학생”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고 있다.

의정부시는 조만간 유주완 군에게 의정부시장 표창장을 수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