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재 기자] 대한민국이 AI,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등 미래 전략산업을 둘러싼 기술패권 전쟁의 한복판에 서 있는 가운데, "창업과 기술혁신이 주도하는 '제3의 벤처붐'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국회의원(기획재정위원회, 성남수정)은 14일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지금의 경쟁은 기술이 아니라 자본과 인재의 속도전"이라며 혁신경제 도약을 위한 재정·금융·인재 3대 대전환을 제안했다.

김태년 의원은 재정의 대전환으로 "우리 경제의 자본이 생산적 투자보다 부동산 등 비생산적 자산으로 쏠리고 있다"며 "정부가 유동성이 혁신산업으로 흐르도록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우리나라 벤처투자 규모는 21년 15.9조원에서 24년 11.9조원으로 급감했고, 모태펀드 출자액도 같은 기간 1.3조원에서 9천억원으로 줄었다. 국내 67개 법정기금이 3,000조 원에 달하는 자산을 운용하지만, 대부분은 안전자산 중심으로 투자되고 있다.

김태년 의원은 "국가재정법 제62조가 말하는 안정성은 원금보전이 아니라 기금의 지속가능성을 의미한다"며, "성장산업에 투자해야 오히려 재정의 안정성이 확보된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각 기금에 모험자본 투자 비율 목표를 설정하고, 우선손실 구조와 정부보증 레버리지를 병행해 민가 자본이 혁신산업에 들어올 수 있는 제도적 유인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김 의원은 금융의 대전환으로 BDC제도의 성공적 도입을 위한 방안을 제안했다. "투자만으로는 생태계가 완성되지 않는다"며, "회수시장 병목이 풀리지 않으면 벤처투자가 재투자로 이어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2024년 기준 회수금액은 3.1조원에 불과하지만 회수대상 잔액은 32조원에 이르고 있다.

지난 8월 국회를 통과한 BDC(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제도가 "회수시장 복원을 위한 핵심 수단"이라며, "비상장기업의 회계, 평가 기준을 투명하게 정비하고, 장기투자를 유도할 수 있는 세제 인센티브를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김 의원은 "혁신경제의 마지막 경쟁력은 결국 사람"이라며 인재강국으로의 대전환을 강조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27년까지 인공지능 1만 2,800명, 클라우드 1만 8,800명 등 첨단분야 인력이 대거 부족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태년 의원은 "국내에서 키운 인재가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라며, "국내 인재가 떠나지 않고 머물 수 있도록 보상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이며, "이재명 정부의 '제3벤처붐'은 투자와 금융, 인재정책이 하나의 국가전략으로 설계될 때 현실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