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화력발전소 폐쇄, 하청 노동자들은 어디로 가야 하나
조희동 | 국장
입력 : 2025. 01. 08(수) 13:16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정책은 전 세계적인 흐름이자,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당면 과제다.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석탄화력발전소를 점진적으로 폐쇄하는 정책은 대한민국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나 이런 큰 변화의 과정에서 흔히 간과되는 부분이 있다. 바로 이 과정에서 일자리를 잃을 수 있는 수많은, 노동자들, 특히 하청 노동자들의 고용 문제다. 이들은 발전소 폐쇄로 인해 직면하게 될 실직이라는 현실 속에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최근 국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발전5사(동서, 서부, 중부, 남부, 남동발전)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발전소 폐쇄로 인해 하청 노동자 1642명이 실직 위기에 처해 있다. 이는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일하는 전체 하청 노동자의 약 69%에 달하는 규모다. 이들의 재배치나 고용안정 대책이 전혀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실직 위기에 놓인 것은 이번이 처음 공식적으로 확인된 사실이다.
이 문제는 단순히 한 회사나 몇몇 노동자들의 문제가 아니다. 석탄화력발전소의 폐쇄는 정부 차원의 기후위기 대응 정책의, 일환으로 장기적인 계획 아래 이루어지고 있는 전국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발전소가 폐쇄되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사람들은 정규직 직원들이 아니라 협력업체의 하청 노동자들이다. 이들은 계약직이나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고용이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번 보고서에서 드러난 것처럼, 발전사들과 협력사들이 이들의 고용 안정성에 대해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는 점은 심각한 문제다.
발전사들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는 그동안 은폐되어 있었던 문제를 여실히 드러냈다. 석탄화력발전소의 폐쇄는 이미 계획된 일이며, 정부는 이러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력업체들은 하청 노동자들의 고용안정 대책을 전혀 마련하지 않은 상태다. 남부발전 하동 16호기(20262031년 단계적 폐쇄)를 관리하는 협력사 한전산업개발은 “석탄 화력발전소 폐쇄가 가속화·대규모화되어 재배치가 불가하다”고 밝혔다. 또한, 남동발전 영흥 1~2호기(옹진군 영흥면 2034년 폐쇄)를 관리하는 수산인더스트리는 “운전·경상정비 분야 입찰 재개 및 낙찰 여부에 따라 재배치 계획 수립이 가능하다”고만 보고했다. 이는 협력사들 스스로도 발전소 폐쇄로 인한 고용 불안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결국, 하청 노동자들은 석탄화력발전소가 폐쇄되면 그대로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발전소가 폐쇄되더라도 남은 노동자들이 다른 사업으로 자연스럽게 전환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폐쇄 후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 위한 교육이나 재배치 프로그램조차 마련되지 않았다. 이들이 느낄 불안과 스트레스는 상상 이상일 것이다. 그동안 발전소 폐쇄는 장기적으로 점진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시간이 충분하다고 여겨졌을지 모르지만, 이미 많은, 발전소들이 단계적 폐쇄에 돌입한 지금, 더 이상 지체할 여유는 없다.
이 사태에서 정부와 발전사는 분명히 책임을 져야 한다.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당연히 필요한 일이다. 탄소 중립을 목표로 하는 에너지 전환은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과제이며, 이를 위해 석탄화력발전소의 폐쇄는 불가피하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과 고용 불안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에너지 전환의 필연적 결과로 실직자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대비책은 이제라도 구체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
정부는 석탄화력발전소 폐쇄 계획을 발표하면서도 실직 위기에 처한 노동자들에 대한 구체적인 재취업 계획이나 고용안정 프로그램을 마련하지 않았다. 이는 명백한 정책적 실패다. 노동자들이 단순히 발전소 폐쇄로 인해 일자리를 잃는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문제인데, 이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없다는 것은 노동자들에게는 절망적이다.
발전사들도 마찬가지다. 협력업체에 하청을 주고 운영해왔던 석탄화력발전소들이 문을 닫게 되었을 때, 이들이 감당해야 할 사회적 책임은 매우 크다. 하지만 이번 자료에서 드러난 것처럼 발전사들은 고용안정 대책에 대해 충분한 고민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판받아 마땅하다. 발전소 운영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린 원청 발전사들이 정작 노동자들의 고용 문제에 대해선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은 그동안의 발전 구조의 문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우리는 이제 정의로운 전환(Just Transition)의 개념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정의로운 전환이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산업 구조의 변화가 불가피할 때, 그로 인해 발생하는 고용 불안과 사회적 혼란을 최소화하고, 노동자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보장하는 과정이다. 기후위기 대응은 더 이상 미룰 수 없지만, 그 과정에서 특정 계층의 사람들이 무방비 상태로 실직 위기에 내몰리는 것을 방치한다면, 그 전환은 결코 정의로울 수 없다.
발전소 폐쇄로 인한 하청 노동자들의 고용 문제는 단지 에너지 산업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이는 전체 산업 구조의 변화와 연결되어 있으며, 사회적 안전망 강화와 재취업 지원 체계 확립이라는 더 큰 문제로 이어진다. 하청 노동자들이 실직 위기에 처했을 때, 그들을 구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면, 이는 한국 사회 전체의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
따라서 정부와 발전사는 이제라도 고용안정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하청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재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그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재취업 지원을 해야 한다. 또한, 발전사들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원청에서 하청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하청 노동자들과의 대화가 필요하다. 이들은 기후위기 대응의 과정에서 피해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결국, 에너지 전환은 사람의 문제다. 석탄화력발전소 폐쇄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중요한 수단이지만, 그 과정에서 하청 노동자들이 실직 위기에 내몰리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정의로운 전환을 위해서는 하청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보장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제는 구체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에너지 전환의 부담을 취약 계층에게만 떠넘기는 사회는 지속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최근 국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발전5사(동서, 서부, 중부, 남부, 남동발전)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발전소 폐쇄로 인해 하청 노동자 1642명이 실직 위기에 처해 있다. 이는 석탄화력발전소에서 일하는 전체 하청 노동자의 약 69%에 달하는 규모다. 이들의 재배치나 고용안정 대책이 전혀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실직 위기에 놓인 것은 이번이 처음 공식적으로 확인된 사실이다.
이 문제는 단순히 한 회사나 몇몇 노동자들의 문제가 아니다. 석탄화력발전소의 폐쇄는 정부 차원의 기후위기 대응 정책의, 일환으로 장기적인 계획 아래 이루어지고 있는 전국적인 현상이다. 그러나 발전소가 폐쇄되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사람들은 정규직 직원들이 아니라 협력업체의 하청 노동자들이다. 이들은 계약직이나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고용이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번 보고서에서 드러난 것처럼, 발전사들과 협력사들이 이들의 고용 안정성에 대해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다는 점은 심각한 문제다.
발전사들이 국회에 제출한 자료는 그동안 은폐되어 있었던 문제를 여실히 드러냈다. 석탄화력발전소의 폐쇄는 이미 계획된 일이며, 정부는 이러한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협력업체들은 하청 노동자들의 고용안정 대책을 전혀 마련하지 않은 상태다. 남부발전 하동 16호기(20262031년 단계적 폐쇄)를 관리하는 협력사 한전산업개발은 “석탄 화력발전소 폐쇄가 가속화·대규모화되어 재배치가 불가하다”고 밝혔다. 또한, 남동발전 영흥 1~2호기(옹진군 영흥면 2034년 폐쇄)를 관리하는 수산인더스트리는 “운전·경상정비 분야 입찰 재개 및 낙찰 여부에 따라 재배치 계획 수립이 가능하다”고만 보고했다. 이는 협력사들 스스로도 발전소 폐쇄로 인한 고용 불안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결국, 하청 노동자들은 석탄화력발전소가 폐쇄되면 그대로 일자리를 잃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발전소가 폐쇄되더라도 남은 노동자들이 다른 사업으로 자연스럽게 전환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폐쇄 후 새로운 일자리를 찾기 위한 교육이나 재배치 프로그램조차 마련되지 않았다. 이들이 느낄 불안과 스트레스는 상상 이상일 것이다. 그동안 발전소 폐쇄는 장기적으로 점진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시간이 충분하다고 여겨졌을지 모르지만, 이미 많은, 발전소들이 단계적 폐쇄에 돌입한 지금, 더 이상 지체할 여유는 없다.
이 사태에서 정부와 발전사는 분명히 책임을 져야 한다.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당연히 필요한 일이다. 탄소 중립을 목표로 하는 에너지 전환은 전 세계적으로 중요한 과제이며, 이를 위해 석탄화력발전소의 폐쇄는 불가피하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과 고용 불안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에너지 전환의 필연적 결과로 실직자가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대비책은 이제라도 구체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
정부는 석탄화력발전소 폐쇄 계획을 발표하면서도 실직 위기에 처한 노동자들에 대한 구체적인 재취업 계획이나 고용안정 프로그램을 마련하지 않았다. 이는 명백한 정책적 실패다. 노동자들이 단순히 발전소 폐쇄로 인해 일자리를 잃는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문제인데, 이에 대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없다는 것은 노동자들에게는 절망적이다.
발전사들도 마찬가지다. 협력업체에 하청을 주고 운영해왔던 석탄화력발전소들이 문을 닫게 되었을 때, 이들이 감당해야 할 사회적 책임은 매우 크다. 하지만 이번 자료에서 드러난 것처럼 발전사들은 고용안정 대책에 대해 충분한 고민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판받아 마땅하다. 발전소 운영으로 막대한 수익을 올린 원청 발전사들이 정작 노동자들의 고용 문제에 대해선 무책임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은 그동안의 발전 구조의 문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우리는 이제 정의로운 전환(Just Transition)의 개념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정의로운 전환이란,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산업 구조의 변화가 불가피할 때, 그로 인해 발생하는 고용 불안과 사회적 혼란을 최소화하고, 노동자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보장하는 과정이다. 기후위기 대응은 더 이상 미룰 수 없지만, 그 과정에서 특정 계층의 사람들이 무방비 상태로 실직 위기에 내몰리는 것을 방치한다면, 그 전환은 결코 정의로울 수 없다.
발전소 폐쇄로 인한 하청 노동자들의 고용 문제는 단지 에너지 산업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이는 전체 산업 구조의 변화와 연결되어 있으며, 사회적 안전망 강화와 재취업 지원 체계 확립이라는 더 큰 문제로 이어진다. 하청 노동자들이 실직 위기에 처했을 때, 그들을 구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 없다면, 이는 한국 사회 전체의 문제로 확대될 수 있다.
따라서 정부와 발전사는 이제라도 고용안정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하청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재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그들이 새로운 일자리를 찾을 수 있도록 재취업 지원을 해야 한다. 또한, 발전사들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원청에서 하청 노동자들의 고용 안정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하청 노동자들과의 대화가 필요하다. 이들은 기후위기 대응의 과정에서 피해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
결국, 에너지 전환은 사람의 문제다. 석탄화력발전소 폐쇄는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중요한 수단이지만, 그 과정에서 하청 노동자들이 실직 위기에 내몰리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정의로운 전환을 위해서는 하청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보장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제는 구체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에너지 전환의 부담을 취약 계층에게만 떠넘기는 사회는 지속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