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을 대표하고 국가와 국민을 위해 법을 제정하는 입법부를 책임지고 있는 국회의원이라는 정치인들의 언행이 일치하지 않고 함부로 떠들면 국민의 불신은 더욱더 고조되기 마련이다. 말과 행동이 일치하지 못하고 함부로 떠들면 무슨 말을 해도 설득력이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돈의 힘으로 정치 권력을 잡은 국회의원이 ‘이제 정치개혁이 필요합니다’라고 외친다면 그 말을 누가 믿고 들어주겠는가 하는 것이다. 진정으로 개혁을 하려면 우선 옳지 못한 방법으로 권력을 잡은 국회의원 스스로가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야 할 것이다. 정치인들이 앞서 그런 모습을 보이면 국민도 설득력이 있다고 믿고 받아들여 줄지는 국민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

그렇다고 언행일치는 꼭, 정치인에게만 요구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이는 일반 사회에서도 똑같이 필요한 것이고, 조직을 이끄는 리더의 경우가 특히 그러하다. 윗자리에 앉은 사람이 말과 행동을 다르게 하면 아랫사람의 신뢰를 잃게 되며, 그 폐해는 상당히 심각하다. 할 수 있다. 하지만 언행일치를 입으로 떠드는 것은 간단하지만, 막상 실천하려면 그렇게 쉽지만은 않다.

지난 8월 말 민주당 돈 봉투 수수혐의 1심판결에 징역 3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은 인천시 미추홀구의 한 야당 국회의원이 법원을 나서면서 기자들의 질문에 법원이 검찰을 대변하고 있다고 외치는 모습이 방송 매체를 통해 가감 없이 그대로 방영되었다.

법원이 검찰의 수사를 인정하고 검찰의 수사내용에 법원 판사들의 판단도 공감한다고 동의하여 그 법에 따르는 판결로 선고를 하였다면 이는 검찰의 수사가 매우 합리적이고 정확한 수사가 이루어졌다는 증거가 아닐까? 그렇지 않았다면 다르게 판결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 개인적인 판단이다. 법원이 검찰의 수사내용에 동의하고 판단하면 대변자가 되고 그를 부정하여 다르게 판단하면 훌륭한 법원의 판사로 보는 것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는 발언이다.

그렇다고 하면 국회의원이 보좌관들이 작성한 입법내용이나 각종 업무의 처리내용들을 잘 받아들이면 그 국회의원은 보좌관 대변인이라고 불러도 되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와 함께 경찰의 수사내용을 충분히 인지고 검토한 검찰이 이를 그대로 기소하면 검찰은 경찰의 대변기관이라고 해도 무관하다고 볼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묻고 싶다. 대한민국 국회의원이라면 국민이 납득하고 이해할 수 있는 발언을 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내가 가진 입이라고 내 마음대로 함부로 지껄이면 국민들로부터 외면당하기 일쑤다.

또 전국의 많은 자치단체장들이 관련 공직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받아들여 이를 국민들에게 전하고 그 업무를 성실히 집행했을 때 이는 자치단체장이 공직자들의 대변자라고 하면 올바른 표현이라고 할 수 있을까?

본인에게 불리하면 아무리 합법적이고 정당한 방법이라도 무조건 남 탓으로 상대방에게 뒤집어씌우려는 아주 나쁜 관행적 행태는 반드시 척결되어야 함이 마땅할 것이다.
이 사건(민주당 돈봉투 사건)에서 보면 돈을 마련한 사람과 돈을 전달한 사람은 명백하게 나타나 있으며 또한, 이들은 그 행위에 대해 시인하고 그에 대한 책임으로 법의 심판을 받고 있다. 그러나 최종목적지인 받은 사람은 한사코 보지도 못했으며 받지도 않았다고 한다. 그들의 논리를 인용하면 돈이 생명체라 스스로 어디로 도망갔다는 논리인데 이 같은 논리를 대한민국 국민 어느 누구도 납득할 수 있는 논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논리로 위기를 모면하려는 정치인을 지도자로 선출한 그 지역의 주민들에게도 불행한 일이 아니라고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런저런 사건에 휘말리다 보면 아무리 강심장을 가진 사람이라 할지라도 민생을 챙기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다. 마음이 편안해야 몸도 편한 것이며 내가 편안해야 남을 생각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불편하고 불안한 마음으로 지역구 주민들에게 무엇을 어떻게 보살펴 줄 수 있을 것이며 내 발등의 불이 뜨거운데 남의 발등을 살필 여력이 있기나 하겠습니까? 국민들을 일시적으로 속일 수는 있겠지만 진실을 감추기에는 이미 국민들의 눈높이가 미련한 정치인들의 수준을 넘어섰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따라서 국민들을 속이려 들지 말고 속죄하고 용서를 바라는 것이, 국민을 위한 마음이요 미덕일 것이다. 그렇지 않고 국민들을 우습게 생각하고 남 탓으로 일관한다면 더 큰 저항에 직면할 수도 있다. 진실을 감추고 여러 가지 가설로 국민들을 현혹하기 위한 변명만을 늘어 놓다 보면 요설이 될 것이며, 요설은 결국 역효과를 얻게 된다. 요설이 마구 떠드는 동안 전혀 설득력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요설은 요설인 만큼 자꾸 주장을 바꾸다 보니 결국에 가서는 이야기한 내용을 취소하는 사태가 종종 발생한다. 말을 잘하는 사람일수록 실언해서 자신의 발언을 취소하는 사태를 불러일으키는 경우가 종종 있다. 실언이 반복되면 리더로서 신뢰를 얻을 수가 없게 된다. 또한, 요설은 사람을 가볍게 보이게 한다. 상대에게 잠시라도 경솔한 인상을 주면 신뢰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것이 요설의 역효과라 할 수 있다.

유권자들은 정치인의 말과 행동을 비판적 합리적으로 바라봐야 한다. 언행 불일치로 함부로 떠들며 진실이 없는 요설과 괴담을 일삼는 정치인을 묵인해서는 안된다. 그래야만 국민에게 큰 피해를 주는 감언이설로 현혹하려는 정치가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사라지게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