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김종돈 기자] 서울시 은평구 갈현동 300번지 일대의 열악한 주거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갈현 제1주택재개발사업 조합이 본철거에 들어간다.
조합은 작년 하반기에 지장물 철거를 완료한 뒤로 서울시로부터 3개 구간의 부분철거 승인을 모두 득하였다. 이달에는 1차 구간에 대한 은평구청의 안전점검을 받았고 5월 2일부터 본철거에 돌입한다.
본지 취재진이 조합의 협조를 얻어 구역 내부를 둘러본 바에 따르면, 건축물과 도로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장물이 이미 철거된 현장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세입자를 포함하여 4200세대가 빠른 기간 내에 이주를 마친 뒤에, 서울시의 까다로운 부분철거 절차를 모두 승인받은 조합은 본철거 착공계획을 4월 2일 서울시에 접수했다. 다만 은평구청이 4월 19일 안전점검을 거치면서 다소 시일이 늦춰졌다. 조합은 올해 하반기에 철거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갈현1구역 재개발사업 조합을 2005년(추진위 기간 포함)부터 지금까지 이끌어 온 유국형 조합장이 최근 조합에 사임계를 제출한 사실이 확인되었다. 조합은 이번 달에 열린 이사회와 대의원회에서 이와 같은 내용을 보고했고, 최근 조합원들에게 관련 내용의 안내문을 우편으로 발송했다.
재개발사업의 구역지정을 위한 동의서를 징구하고 각종 심의와 사업시행인가, 시공사 선정, 분양신청 및 이주까지 완료하며 일관성 있게 사업을 추진해 온 유국형 조합장은 작년부터 건강상의 문제로 인해 업무 처리에 어려움을 겪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소수의 이른바 비대위(비상대책위원회) 인사들이 조합장과 총무이사를 상대로 올해만 벌써 10여 건의 고소, 고발을 접수했다는 점, 지난 20년 동안 수많은 고소 고발과 민원으로 조합 집행부의 업무를 심각하게 방해해 온 점을 이번 조합장 사직의 원인으로 꼽는 조합원들이 대다수에 이른다. 비대위가 지난 11월에 조합 임원 전원해임을 위한 임시총회를 발의하고 구역 내의 교회와 손을 잡고 조합을 비난해 온 점에 대해서도 대다수 조합원들은 곱지 않은 시각으로 바라보았기 때문에 해임총회는 결국 무산되고 말았다. 게다가 반년 넘게 비대위 인사들에게 업무 추진비를 지원해 온 외부 업자들이 최근에 모두 손을 떼고 구역에서 철수하자 비대위들의 입지가 더욱 좁아졌다.
갈현1구역은 추진위원회 시절부터 부지 내의 종교시설 두 곳과 협상을 해오다가 지난해부터 명도소송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현금청산자 지위인 A교회를 상대로 한 명도소송에서 조합이 승소했다. 조합은 법과 원칙에 따라, 조합원들의 손실을 최대한 줄이는 방향으로 모든 협상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방침이다.
조합의 정관에 따라 이사회를 거쳐 직무대행자로 선임된 차명심 상근이사는 유국형 조합장과 함께 2007년부터 추진위와 조합을 이끌어 온 핵심 실무자이다. 특히 차명심 상근이사는 추진위원회 초기에 몸소 은평구청, 서울시, 국토부를 뛰어다니며 갈현1구역 용적율 상향을 이끌어내면서 갈현1구역 재개발사업의 사업성을 높이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은 이번 안내문에서 비대위의 사업방해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며 앞으로도 사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겠다는 다짐과 함께 조합원들의 적극적인 협조와 지지를 당부했다.
갈현1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은 은평구 갈현로41가길 36(갈현동) 일원 23만8966.9㎡를 대상으로 하며, 지하 6층~지상 22층 규모의 공동주택 32개동 4,116가구(임대 620가구 포함) 및 근린생활시설 등을 신축할 계획이다. 단지는 지하철 3·6호선 연신내역과 도보로 10분 거리에 위치해 우수한 교통 여건을 갖고 있다. 2024년 말에 개통하는 연신내역 광역급행철도 GTX-A노선을 통해 삼성역까지 9분대로 도착하는 등 강남권으로의 접근성도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