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허윤 기자] 고양시가 오피스텔 규제정책을 포기하지 않고 계속 시도하면서 ‘시대를 역행하는 행정’이라는 지적 속에 눈총을 받고 있다.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안정적인 수요를 위해 이들을 위한 오피스텔, 도시형생활주택 등 소형 주거지의 안정적인 공급이 필요한 사회적인 현실에서 동떨어진 행정이라는 지적이다.

28일 시와 시의회 등에 따르면 시는 오는 5월 3일까지 열리는 제283회 임시회에 상업구역 내 주상복합건물의 용적률을 제한하는 것이 핵심인 ‘고양시 도시계획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제출했으나 부결됐다. 2022년11월 관련조례를 시의회에 제출안 이래 이번이 4번째 부결이다.

현재 고양시의 용도용적제 규제는 주거용 오피스텔 비율이 90% 미만일 때 일반상업지역에서 450%의 용적률을 적용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시는 2022년 12월 당초 공동주택과 준 주택에 사용하는 부분의 용적률을 350% 이하로 낮추는 규정을 삽입해 상업지역 내 주거용 오피스텔을 건축하는 경우 용도용적 제 규제를 크게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비슷한 내용의 조례안을 세차례 제출했다.

시는 ‘상업구역 내에 상업용도가 아닌 주거용도 건축물이 들어서면서 상업지역 본연의 기능을 상실하는 문제를 보완한다는 조치’를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고양시의 오피스텔에 대한 규제는 이동환 시장의 업무시설에 대한 선호도와 관계가 있다는 지적 속에 비판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다.

고양시의 상황을 볼 때 원당 등 구도심은 물론 신도시 등에서도 오피스를 포함한 업무시설은 포화상태로 공실률이 중가하는 추세에서 사업성도 없는 업무시설을 늘릴 수밖에 없도록 하는 정책은 허상이라는 여론 때문이다.

이에 시의회는 ‘건설시장 위축’을 이유로 세차례 전부 부결시켰다. 시의회는 ‘건설경기가 죽어가는 판에 그나마 사업성 있는 오피스텔건축마저 규제하는 것은 시장에 찬물을 끼얹게 될 것’이라는 우려에 여야 모두 이견 없이 시의 조례개정안을 거부해왔다.

특히 인근 파주시의 경우 일반상업지구 내 오피스텔 비율이 90% 미만일 경우 500%의 용적률을 적용하고 있고 용인시는 같은 조건에서 600%의 용적률을 적용하고 있는 반면 고양시의 기존 450%는 강한 규제인데도 불구하고 타시군에서 찾아볼 수 없는 강력한 규제를 내놓고 있다는 지적에도 힘이 실렸다.

이런 사이 피해는 고스란히 사업자가 입고 있다. 한 사업자가 일산동구 식사동 인근에 짓기 위해 시에 제출한 오피스텔 건축허가를 1년여 동안 이런 저런 보완을 요구하면서 시간을 끌어 결국 사업을 포기했다.

한 달에 수억 원 씩, 1년 동안 수십억 원의 은행대출이자 감당이 큰 부담이 되고 부도 위기 속에 스스로 취하한 것이다.

A사업자는 “허가심의를 하면서 교통관련으로 수개월, 도시경관으로 또 수개월, 부서별로 시간만 질질 끌고 앞으로도 허가를 내줄 것 같지 않는 압박감에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며 “인근에는 전임 시장 때 허가됐던 오피스텔이 이미 들어섰고 법적으로 당연히 내줘야 할 허가를 시장이 바뀌었다고 까다롭게 해서 지치게 만들고 고통을 줘서 포기하게 만드는 이런 행정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분노했다.

B건축사는 “정부도 1~2인가구의 도심소형주택 공급 필요성 때문에 확대하는 정책에 힘을 기울이는 시점에서 고양시는 오히려 오피스텔을 규제하려고 하고 현행법으로도 당연히 내줘야 할 허가조차 이런 저런 억지를 부리며 내주지 않고 있다”며 “주변에서는 도시전문가라는 허울로 이상과 현실을 구분 못하는 이동환 시장에 대한 불신이 대단히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