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대강 대치에 물류 마비…산업현장 ‘피해 눈덩이’
전국 항만 컨테이너 반출입량 평시 37% 수준
전국 508개 건설현장 레미콘 타설 중단…56%
경찰, 화물차량 손괴·운전자 폭행 등 16명 수사
김부삼 기자입력 : 2022. 11. 29(화) 22:34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총파업 엿새째인 29일 경기도 의왕시 한 시멘트 출고장에 시멘트를 운송하는 차량인 벌크시멘트 트레일러(BCT)가 멈춰 서 있다. 이날 정부는 국무회의를 거쳐 화물연대 시멘트 분야 운송사업자·운행 기사에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했다. 2022.11.29.
[김부삼 기자]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 정부는 업무복귀명령을 내리는 등 엄정 대응을 유지하고 있지만, 노동계 반발은 한층 거세진 모습이다. 양측은 오는 30일 재협상에 나선다.
2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등에 따르면 화물연대는 약 7000명이 18개 지역 180여개소에서 분산·대기하고 있다. 전체 2만2000여 조합원의 약 32%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앞서 화물연대는 '도로 위의 최저임금제'로 불리는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품목 확대를 요구하며 지난 24일부터 6일째 무기한 총파업을 지속하고 있다.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산업 현장에서는 피해가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날 오후 9시 기준 전국 항만의 컨테이너 장치율은 62.9%로 평시 수준이다.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평시 대비 37% 수준을 보이고 있다.
광양항 컨테이너 터미널 상황은 보다 좋지 않다. 터미널 2곳의 전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컨테이너 반출입량은 106TEU(20피트 규격 컨테이너 1대분)로 평시 반출입량(4625TEU) 대비 2.29% 수준에 불과하다.
전국 912개 건설현장 가운데 56%에 달하는 508개 현장에서 레미콘 타설이 중단됐다. 시멘트 출고량도 평소 대비 10% 수준에 불과해 사실상 물류 마비 상태에 들어갔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아파트 재건축 사업장 등에서 골조 공사가 중단됐다.
시멘트업계는 이번 파업으로 인한 누적 피해액이 640억원이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전날 전체 시멘트 출하량은 2만2000t으로 성수기 하루 20만t의 11% 수준에 그쳤다.
화물연대 가입률이 높은 탱크로리(유조차) 운전기사들이 운행을 멈추면서 품절 안내문을 내거는 주유소도 늘고 있다고 한다. 한국주유소협회 관계자는 비조합원의 운송률이 25%에 그치고 있다고 전했다.
파업이 장기화하면서 경찰에 입건되는 조합원들의 수도 늘고 있다. 경찰은 화물차량 손괴·운전자 폭행 혐의 등 총 10건, 16명을 수사 중이다.
이 가운데 울산신항에서 운행 중인 화물차량 출입을 방해한 조합원이 이를 제지하는 경찰관을 밀쳐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부산에서도 정상운행 중인 화물차량에 라이터를 던지고 경찰관을 폭행한 조합원 3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청은 경찰관기동대 5790명, 수사·형사 1559명, 교통경찰 842명 등을 배치하고, 순찰차·싸이카·견인차 661대를 운용하고 있다.
이날까지 화물차량 276대를 에스코트햇다. 주·정차위반 141건, 기타 교통법규 위반 150건, 차고지 외 밤샘주차 지자체 통보 361건, 경고장 등 155건 등을 단속했다.
정부는 시멘트업 운수종사자를 대상으로 업무개시명령을 발동하는 등 책임을 묻겠다는 입장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화물연대가) 운송거부를 빨리 수습하고 현장에 복귀한다면 정부가 어려운 점을 살펴 풀어 줄 수 있지만, 명분 없는 요구를 계속한다면 정부도 모든 방안을 강구해 강하게 대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노동계는 "윤석열 정부의 계엄령"이라며 삭발식을 진행하는 등 투쟁 수위를 한층 끌어올리는 모습이다.
화물연대는 "차라리 죽으라는 명령"이라며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상급단체인 공공운수노조와 민주노총도 "불의한 정권에 맞서 더 크고 더 강한 투쟁으로 응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오는 30일 중대본을 개최하고 대처 방안 등을 논의한다. 민주노총도 같은 날 긴급 임시중앙집행위원회를 소집하고, 향후 투쟁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와 화물연대의 두 번째 협상도 이날 열린다. 전날 열린 1차 협상에서 양측은 입장 차만 확인한 바 있다.


김부삼 기자 kbs61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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