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장초복 기자] 붓끝에 되살아난 영화의 한 장면

의정부시청서 ‘영화 속 명대사’ 캘리그라피展… 시민 발길 이어져

담은캘리그라피 주관, 12월 1~15일 시청사 시민갤러리
지역 작가·복지기관 함께한 ‘공감의 전시’ 눈길

【의정부】“이 한 문장을 보는 순간, 그 영화가 다시 떠올랐어요.”

의정부시청 1층 로비 시민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2025 담은캘리그라피 전시회–영화 속 명대사’**가 시민들의 마음을 조용히 두드리고 있다. 영화 속 명장면을 장식했던 대사들이 붓글씨로 다시 태어나며, 관람객들에게 위로와 공감을 전하고 있다.

이번 전시는 **담은캘리그라피(대표 신희찬)**가 주관해 12월 1일부터 15일까지 15일간 진행된다.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시청을 찾은 시민들이 전시장 앞에 머물며 작품 하나하나를 찬찬히 감상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전시 기획을 맡은 신희찬 대표는 “영화는 누구에게나 각자의 기억과 감정을 담고 있다”며 “짧은 문장 하나가 그 시절의 나, 혹은 지금의 나를 위로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전시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 지역 작가 20여 명 참여… 다양한 필체, 다양한 감성

이번 전시에는 신 대표의 지도를 받아 활동해 온 지역 캘리그라피 작가들이 대거 참여했다.
김다미, 김태윤, 백승민, 소희영, 송윤익, 이범진, 이병현 작가를 비롯해 고윤식, 고재은, 박상미, 이영희, 이정순, 이정아, 이지현, 임진수, 임은혁, 전순선, 정은미, 주은진, 최병재, 최은애, 최지현, 하매자 작가 등 총 20여 명이 이름을 올렸다.

같은 문장이라도 작가의 필체와 표현 방식에 따라 전혀 다른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이 특징이다. 굵고 힘 있는 획으로 강한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부터, 여백과 번짐을 살린 섬세한 작품까지 다채로운 캘리그라피의 세계가 펼쳐진다.

전시를 관람한 한 시민은 “글씨인데 그림 같고, 그림인데 말이 되는 느낌”이라며 “출근길에 우연히 봤는데 하루를 버틸 힘을 얻은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 예술 넘어 ‘지역 공감’으로… 복지기관 참여도 눈길

이번 전시는 예술 전시에 그치지 않고 지역 사회와의 연대라는 의미도 담았다.
여울직업재활센터, 신곡노인종합복지관, 의정부시희망회복종합지원센터 등 지역 복지기관이 참여 기관으로 함께하며, 캘리그라피가 세대와 계층을 잇는 소통의 매개체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시청 관계자는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잠시 멈춰 서서 글이 주는 울림을 느낄 수 있는 전시”라며 “지역 예술인들의 열정과 지역 기관의 참여가 어우러진 모범적인 문화 협업 사례”라고 평가했다.

■ “잠시 멈춰, 문장을 마주하는 시간”

‘영화 속 명대사’ 전시는 화려함보다는 조용한 여운으로 다가온다. 익숙한 영화의 한 문장이 붓글씨로 다시 쓰이는 순간, 관람객들은 각자의 기억 속 장면을 떠올리며 자신만의 감정과 마주하게 된다.

바쁜 행정 공간으로 인식되던 시청 로비가 잠시 사색과 위로의 공간으로 변모한 이번 전시는, 지역 문화예술이 시민의 일상 속으로 스며드는 의미 있는 장면을 만들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