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허윤 기자] 추경을 앞두고 ‘협치 해 보겠다’는 이동환 고양시장의 언급에도 시장의 사과만 요구하는 더불어민주당소속 고양시의원들 때문에 또다시 파행이 우려되고 있다.

1일 고양시의회와 집행부, 지역정가 등에 따르면 시의회는 지난달 19일 제283회 임시회를 열고 각 상임위원회별로 안건처리와 올해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이하 추경)심사를 마쳤다.

이번 임시회에 제출된 제1회 추가경정예산안은 올해 본예산에서 전액 삭감된 시장의 국외출장 여비와 전 부서 업무추진비를 비롯한 민선8기 일부 주요 사업예산이 포함됐다.

이에 이 시장과 같은 당인 국민의힘 시의원들은 쟁점예산을 이번만큼은 통과시키자는 의견이지만 시의회를 무시하는 시장의 사과 없이는 통과시킬 수 없다는 민주당시의원들 사이의 의견차가 팽팽해 추경을 심의하는 예산결산위원회(이하 예결위)를 열지 못하고 있다.

이에 앞서 이동환 시장과 시의회는 지난달 29일 열린 시의회 전체 의총에 참석해 이 시장이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한편 사전에 준비한 ‘협치’와 ‘소통’을 내용으로 한 ‘상생협약’을 맺기로 협의했다.

그러나 의총은 이 시장과 민주당 시의원들의 간극만 확인됐을 뿐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이날 의총에서 이 시장은 ‘앞으로의 소통’을 강조하고 ‘더 원활한 소통에 힘쓰겠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그러나 민주당 시의원들은 “사과라는 표현이 없다. 더욱 소통을 원활하게 하겠다는 것과는 다르지 않느냐”며“앞으로 잘하려면 지난 일을 정리하자”면서 사과를 요구했지만 이 시장은 ‘사과’표현을 거부하면서 결국 파행됐다.

그러면서 앞으로의 불투명한 일정 속에 추경 통과여부도 안개 속에 묻히게 되면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번 추경예산이 통과되지 못하면 당장 진행 중인 공공목적의 공사가 중단되고 학생들의 급식도 중단될 처지다.

특히 고양페이는 재개는 물론 시민들의 발인 마을버스지원금 중단, 통장수당도 지급하지 못하거나 노인 장기요양보험 재가급여도 지급할 수 없어 민원속출로 혼란이 야기될 우려가 예상된다.

이 때문에 민주당내에서도 걱정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몇몇 강성 시의원들의 주도로 정국이 경색되면서 모든 책임이 민주당으로 향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시의 한 간부공직자는 “시장이 앞으로 잘하겠는 표현으로 그 정도 했으면 그걸 사과로 받아줘야지 죄송하다, 사과한다는 표현을 꼭 해야 하나”라며“시의원들도 ‘우리도 시민들을 위해 잘하지 못해 사과 한다’고 했으면 시장도 사과라는 표현을 했겠지만 일방적인 사과요구는 잘못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시민단체 A관계자는 “회기 중에 시장이 해외에 나갔다고 공항까지 피켓 들고 항의하면서 김영식 시의장의 외유성 연수는 왜 시의회 차원에서 언급이나 사과가 없냐”며“시민을 위해서라면 지난 일은 그 정도 선에서 마무리하고 향후 따질 것이 있다면 그때그때 풀어가는 것이 정치인데 기본도 없는 정치인들”이라고 일갈했다.

또 “민주당 시의원들이 총선 승리에 취해서 착각하는 것 아닌가 싶다”며“아무리 시장이 못마땅해도 앞으로 예산 때문에 여러 일들에 대한 민원이 쏟아질 것인데 그 후폭풍을 감당할 수 있겠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