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윤명록 기자]
스토킹(stalking)이라는 용어는 맹수류의 육식동물들이 사냥감에 몰래 접근하여 먹잇감을 따라다니는 것을 뜻하는 동사 ‘stalk’에서 유래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2012년 경범죄처벌법 전부개정을 통해서 스토킹이라는 외래어를 대신하여 순수한 우리말인 ‘지속적괴롭힘’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으나 2021년 4월 20일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약칭 스토킹처벌법)」제정에 따라「스토킹」이 법률용어로 명문화되었다.

올해 7월 11일 개정 스토킹처벌법이 시행되었다. ‘반의사불벌죄’ 조항 삭제, 스토킹범죄의 정의에 제3자에게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온라인을 통해 유포하는 사생활침해 행위(온라인스토킹)의 포함 등을 개정하였으나, 개정 후에도 행위자의 관점에서 스토킹의 정의를 좁게만 규정함으로써 그 밖의 다양한 형태로 일어날 수 있는 스토킹범죄는 처벌할 수 없게 되어 결국 피해자 보호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미국은 스토킹을 범죄화한 최초의 국가로, 1990년 광팬에 의한 여배우 ‘레베카 쉐퍼’ 살해사건을 계기로 캘리포니아 주에서 ‘스토킹금지법’을 제정하였는데, 스토킹을 구체적으로 정의하지 않고 피해자 입장에서 ‘합리적 공포(피해자가 공포를 느낄만한 상황인지)’ 개념으로 행위자를 처벌하며, 독일의 경우에도 구체적인 스토킹의 정의규정과 함께 ‘기타 이에 상응할 만한 행위’ 라는 포괄적 구성요건을 규정하여 피해자 의 입장에서 스토킹의 범위를 폭넓게 해석함으로써 철저히 피해자를 보호하고 있다.

개정 스토킹처벌법 제2조 스토킹행위의 정의는 상대방의 의사에 반하여 정당한 이유없이 상대방 또는 그의 동거인, 가족(상대방등)에 대하여 접근하기, 따라다님, 진로 막아서기, 기다리기, 지켜보기, 온라인스토킹, 물건도달하게 하기, 물건두기, 물건훼손으로만 한정하여 그 외의 스토킹행위에 대하여는 스토킹처벌법으로 처벌할 수 없고 다른 법률을 적용하여 처벌하거나 적용할 법률이 없으면 처벌할 수 없어 「스토킹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약칭 스토킹방지법 )」에 의한 피해자보호를 할 수 없게 된다.

예를 들어, 피해자의 반려동물에게 해를 가하거나 긴급응급조치 · 잠정조치 기간 중 우편을 이용하여 접근하거나, 원거리에서 드론을 이용하여 접근을 시도하여도 전기통신이용 접근금지 위반인지 여부가 불분명하다. 따라서 우리도 스토킹의 정의를 피해자의 입장에서 폭넓게 규정하여 피해자 보호를 우선하는 입법과 정책수립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