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보호 얽힌 통발에 수색 난항…결함·파손? 사고원인 ‘오리무중’
얽힌 통발·격벽 구조에 막혀 선내 진입 어려워
크레인선 동원 인양, 수색한 뒤 사고원인 규명
김부삼 기자입력 : 2023. 02. 05(일) 23:00
▲5일 오후 전남 신안군 임자도 주변 해상에 전복돼있는 청보호 위에서 해경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2023.02.05.
[김부삼 기자] 전남 신안군 해상에서 12명이 탄 24t급 근해통발어선 청보호가 전복돼 3명이 구조되고, 9명이 실종됐다.
해양경찰은 실종자 9명 중 6명이 바다에 빠졌고, 3명은 선내에 있을 것으로 보고 수색·구조 작업을 하고 있다. 조류·장애물·어선 구조 탓에 조타실만 일부 수색한 상황이다. 해상 크레인을 이용한 인양·육상 거치 이후 정밀 조사·감식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물 차고 10분 만에 뒤집혀…선원 12명 중 뱃머리 있던 3명만 구조
5일 목포해양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11시 17분께 신안군 임자면 대비치도 서쪽 16.6㎞ 해상에서 12명이 탄 청보호가 뒤집힐 것 같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사고 당시 뱃머리에 3명, 기관실에 3명, 배 뒤쪽에 6명이 있던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 이후 뱃머리에 있던 이모(46)·윤모(41)씨와 인도네시아인 1명 등 3명이 해경 요청을 받은 상선에 의해 구조됐다.
나머지 9명(한국인 7명·베트남인 2명)은 실종됐다.
실종자 9명 중 6명은 바다에 빠졌고 3명은 선내에 있을 것으로 해경은 추정하고 있다.
선내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3명은 선장·기관장·베트남 국적 선원으로 기관실에 찬 물을 빼낸 것으로 전해졌다.
청보호는 기관실 침수 이래 10분여 만에 갑자기 뒤집혔고, 선원 대부분이 구명조끼를 착용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해경은 밝혔다.

▲5일 오후 전남 신안군 임자도 주변 해상에 전복돼있는 청보호 위에서 해경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2023.02.05.
◆ '물살·얽힌 어구·격벽 구조' 실종자 수색·구조 난항
해경·해군 등 구조당국은 전날 밤부터 이날 현재까지 청보호 좌우현에 부력 유지용 장비(일명 리프트 백) 6개를 단 뒤 실종자 9명을 수색·구조하고 있으나 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당국은 청보호 전복 위치를 기준으로 동서남북 27.8㎞ 반경 해상을 9곳으로 나눠 선박 64척·항공기 12대 등을 동원해 수색 중이다.
잠수사 58명이 14차례 수중 수색했으나 통발어구 3000여 개가 선체 안팎에 뒤엉켜 있어 선내 진로 확보가 쉽지 않다.
조류·갯펄·장애물로 시야 제한이 크고 뒤집힌 선체 구조 특성상 기관실 진입이 어렵다. 조타실 쪽만 일부 수색했다.
당국은 해수면 위에 드러나 있는 선체 바닥에 구멍을 내고 진입로를 개척하려 했지만, 기관실(추정) 주변에서 이중 격벽 구조·동력 장비 등에 가로막혔다.
당국은 민간 크레인선을 이용, 청보호를 인양할 방침이다. 크레인선은 이날 오후 9시 사고 현장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 "결함? 파손?" 청보호 전복 사고 원인 '오리무중'
청보호 전복 원인은 실종자 수색·구조와 선체 인양·육상 거치 이후 정밀 조사·감식을 통해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해경은 청보호가 기관실부터 물이 차면서 10분 만에 뒤집힌 것으로 보고 있다.
구조된 선원은 '출항 당시 선체가 일부 기운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구동계에 문제가 있었다'는 선체 결함을 추론할 수 있는 주장을 폈다.
▲5일 오후 전남 목포시 목포해경전용부두에서 전날 전복 사고를 겪은 뒤 구조된 청보호 선원이 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2023.02.05.
'엄청난 양의 물이 빠르게 들어찼다', '통발어구를 통상적인 2000개보다 많은 3000개가량 싣고 다녔다' '구명 장구가 작동하지 않았다' 등의 증언도 생존 선원·실종자 가족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청보호는 지난해 3월 섬유 강화 플라스틱 소재로 건조된 신형 어선이다. 선체 노후화에 따른 누수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선원들은 보고 있다.
충돌·좌초 등 외부적 요인에 따른 전복을 뒷받침할 선체 파손 정황 또는 구멍(파공) 발생 여부도 확인되지 않았다. 해경은 청보호 전복의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다각적인 검증으로 추후 사고 원인을 밝힐 방침이다.

◆애타는 실종자 가족들 "제발 살아만 돌아오소"
실종자 가족들은 애타는 마음으로 신속한 구조를 호소했다.
실종된 청보호 선장의 처남(40)은 "가족들에게 선체 진입이 어려운 이유와 구체적인 구조 시간을 알려달라"며 "빨리 구조를 끝내고 매형을 가족 품으로 돌려보내달라"고 하소연했다.
이어 "사고 1시간 전까지 선박에는 큰 문제나 이상은 없었던 것 같다"며 "누나와 매형이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눌 정도로 배 안에는 이렇다 할 사고 조짐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종된 기관장의 아내(64)도 "남편은 줄곧 '바닷일이 힘에 부쳐 내년에는 은퇴하려 한다. 은퇴하고 나면 가족들을 돌보겠다'고 말해왔다"며 "한없이 상냥했던 남편이 무사히 가족 품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목 놓아 토로했다.













김부삼 기자 kbs61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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